'성공신화는 끝' 카페베네,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면교사'된 사연
'성공신화는 끝' 카페베네,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면교사'된 사연
  • 이용진,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2.01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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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실패·경영 능력 부족 등으로 '침몰'…창업주 지분 팔고 전문 CEO 영입했지만 '늦은 후회'?
▲ ⓒ뉴시스

한때 국내 매장 수 1위를 차지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리는듯해 보이던 토종브랜드 '카페베네'가 최근 해외사업 철수와 함께 국내에서도 폐점하는 곳이 늘고,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K3제5호로 넘어가는 등 휘청거리고 있다.

카페베네의 이러한 추락은 최근 단기간에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카페베네의 경영진이 이미 몇 차례의 타이밍을 놓친 뒤였다. 특히 카페베네의 창업주였던 김선권 대표는 자신의 지분까지 사모펀드에 넘기며 '경영능력 부족'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문어발 사업확장, 잇따른 사업 실패
'맛없는 커피' 혹평에도 밀어붙이는 '뚝심(?)'

지난 2008년 1호점을 시작으로 당대 최고 스타인 한예슬, 최다니엘 등을 활용한 마케팅은 물론 각종 드라마에 PPL을 통해 이름을 알린 카페베네는 인지도를 앞세워 2012년 800호점을 돌파하는 등 국내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했다.

하지만 커피보단 와플, 빙수 등에 집중했던 카페베네는 돌연 이탈리아 음식 프랜차이즈 전문점 '블랙스미스'를 론칭했다. 당시 김 전 대표는 "'제2의 카페베네' 신화를 만든다는 각오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지만 현재 사업 부진으로 정리된 상태며 베이커리 브랜드 '마인츠돔'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또 카페베네 특유의 넓고 '빈티지'한 인테리어를 고집하던 김 전 대표가 이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페베네는 뒤늦게 인테리어를 갈색에서 민트색으로 바꾸는 등 교체 작업이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악재가 쌓여 카페베네의 적자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면서, 공격적인 PPL로 매장 수를 확장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후 관리가 미흡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전문경영인 없는 카페베네가 대표의 부족한 경영 능력으로 인해 다 된 밥을 엎어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브라질의 IPANEMA 농장에서 원두의 생산을 직접 관리하는 'FTT(Farm To Table)' 시스템을 고수해 온 카페베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심지어 '맛이 없는 커피'라는 비판이 일었음에도 이를 고수하다 외면을 받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커피전문점 소비자 종합만족도'에서 카페베네는 매출 상위 7개 업체 중 5위를 차지하는 굴욕을 맛봤다.

최근 들어서야 에어로스팅 공법을 도입하는 등 소비자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 번 구축된 이미지를 바꾼다는 것은 오랜 기간이 필요할 듯 보인다.

무리한 해외진출…실패는 예견된 일?
업계에 마스터프랜차이즈 '경각심' 일깨워

카페베네는 다양한 사업에서 실패를 맛보고 해외로 눈을 돌렸따. 국내에서의 매장 확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2년 미국 맨하튼에 직영 1호점을 시작해 중국, 일본, 몽골 등 해외로 확장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각종 소송에 휘말리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철수 위기에 봉면하자 일각에서는 해외로의 무리한 확장으로 인한 손실이 국내 사업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한인 언론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한 카페베네는 메릴랜드주에서 프랜차이즈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피소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뉴욕에서는 미국법인 사무실과 직영점의 월세를 내지 못해 피소되는 등 줄소송을 당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지난 2015년 1월 현지법은 이행하지 않고 주민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미국 메릴랜드주 검찰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으며, 당시 메릴랜드주 검찰청은 판매를 영원히 중단하고 제반 허가를 받으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진출 당시 매장을 오픈하기 전 김선권 전 대표는 뉴욕 맨해튼에 고급콘도를 은행융자 없이 현찰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도덕적 해이도 지적받고 있다.

중국에서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2014년 중국에도 프랜차이즈점을 오픈한 카페베네는 지난해 5월까지 600개의 가맹점을 확장했지만 카페베네 중국법인 대표는 2014년부터 중치투자그룹 측 인사로 바뀌면서 카페베네는 사실상 경영에서 배제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카페베네가 중국으로 진출할 때 독립프랜차이즈 가맹 방식인 '마스터프랜차이즈'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 실패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

▲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난 카페베네 창립자 김선권 전 대표 ⓒ뉴시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현지 기업에게 경영을 전적으로 맡기는 방식으로 본사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현지 법인과 유기적인 관계가 어렵다는 점이 위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현지 국가의 파트너와 계약을 맺고, 브랜드 가맹사업 운영권을 정해진 기간 동안 빌려주는 것인데, 현지 관리가 잘되지 않는 경우 오히려 덩치가 큰 마스터프랜차이즈에 노하우만 뺏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카페베네의 현지 법인 총괄담당자는 지난해 6월 경영부진 등의 이유로 사임했다. 이 담당자 사임의 내막에는 마스터프랜차이즈와의 알력 다툼이 있었다는 후문도 있다.

또 카페베네는 중국 현지의 폐쇄적인 정서와 텃새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작정 뛰어들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카페베네의 중국 사업 실패 요인에 대해 데일리팝에 "중국 내 매장 관리가 미흡했다"며 "간판은 카페베네지만 커피 이외에 맥주를 판매하는 등 메뉴의 통일성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미투브랜드도 등장해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중국은 기회의 땅이지만 국내 내실을 먼저 다진 뒤 해외로 진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적자전환, 존폐위기까지 걱정해야
전문 CEO 영입으로 반전 꾀할까?

해외진출의 실패, 국내 경영에서의 부진 등을 거쳐 카페베네는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남은 물론 존폐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카페베네의 신규개점은 317개였지만 총 매장 수는 101개 늘었다. 즉 3년새 216개의 매장이 문을 닫은 것이다.

2014년 기준 매출액이 비슷한 경쟁업계 이디야의 경우 같은기간 848개의 매장이 들어서고 216개의 매장이 폐점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폐점율을 자랑한다.

특히 2013년부터 적자전환한 카페베네는 2014년 당기순손실 74억을 기록하면서 추락의 늪에 빠졌다. 카페베네보다 매장 수·매출 모두 적은 할리스, 탐앤탐스 등이 같은 기간 각각 50억, 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을 고려하면 심각한 수치다.

카페베네는 지속되는 적자로 지난해 청담동의 본사 사옥을 매각했지만, 부채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김 전 대표는 사모펀드 K3제5호에 지분을 대량 처분하고 사실상 경영직에서 물러났다.

K3제5호는 지난해말 전환상환우선주 149만1300주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지분 84.2%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K3제5호는 미합중국인 박그레타 대표가 운영중인 K3에쿼티파트너스의 사모펀드로, 박 대표는 2014년 7월 카페베네의 사외이사로 취임했다.

카페베네는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전문경영인 최승우 사장을 영입해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이미 커피 프랜차이즈의 포화 상황으로 예전과 같은 기세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데일리팝=이용진, 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