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제국의 위안부' 저자 세종대 박유하(59)교수의 월급을 압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달 박 교수가 '제국의 위안부'를 통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9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16일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일 이옥선(90) 씨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9명이 박 교수와 세종대 학교법인 대양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금 9000만원 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인용했다.

박 교수는 지난 2013년 펴낸 이 책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정신적 위안자', '군인의 전쟁 수행을 도운 애국처녀', '자발적 매춘부' 등으로 표현했다.

이에 할머니들은 책의 이런 문구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1인당 3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소송을 지난 2014년 7월 제기해 최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할머니들은 배상을 가집행할 수 있다는 재판부의 선고에 따라 지난달 25일 서울서부지법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했다. 이 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최근 세종대는 손해배상금을 갚을 때까지 이달부터 급여 일부를 압류하겠다는 통보 메일을 박 교수에게 보냈다.

박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일로 '나눔의집'이 나의 명예를 현재 이상으로 훼손하려는 것 같다"며 "이제까지 너무 나이브(순진)하게 대응했다고 새삼 생각한다. 우선은 나를 위해서지만 이들(할머니들)이 또 다시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이 없도록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을 듯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형사 재판도 앞두고 있으며, 지난달 19일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상태다. 

한편 박 교수는 지난 1일부터는 문제가 지적된 문구 34개를 지운 제국의 위안부 삭제판 파일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데일리팝=성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