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탐방] 보쌈도 1인식 '싸움의 고수', 다양화 되는 '혼밥 메뉴'
[혼밥 탐방] 보쌈도 1인식 '싸움의 고수', 다양화 되는 '혼밥 메뉴'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8.06.04 1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락 연상케 하는 보쌈집, 혼자서도 저렴하게 즐긴다
▲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1인 보쌈 전문점 '싸움의 고수' 본점

과거에는 혼자 밥먹는, 이른바 '혼밥'이 낯설어 인터넷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혼밥 레벨'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이제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혼밥 문화의 확대로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혼밥 문화가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혼밥하기 힘든 메뉴들도 있다.

이를테면 혼밥 레벨에서도 고단계에 속하는 혼자 고기를 구워먹거나, 패밀리레스토랑을 방문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족발과 보쌈의 경우도 혼자 먹기 힘든 메뉴에 속한다. 보통 小, 中, 大 형태로 판매되는 보쌈을 혼자 먹기에는 양도 많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충을 해소하고자 '1인 보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싸움의 고수'가 등장해 보쌈 매니아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락 연상케 하는 '싸움의 고수'
보쌈도 '나혼자' 즐긴다

▲ '싸움의 고수' 신림점 내부 인테리어

'싸움의 고수'는 서울 신림점을 본점으로 신촌점, 고대점, 경희대점 등 총 4개 매장이 운영 중에 있어 프랜차이즈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아직은 모두 개인이 사업을 하고 있는 형태이다.

기자가 방문한 신림점은 신림역 3번 출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매장은 작은 편에 속한다.

내부 구조는 주방을 중심으로 'BAR' 테이블이 형성돼 있고, 벽면에도 길게 일자로 된 테이블이 늘어서 있어 혼자 밥을 먹기에는 좋은 환경을 갖췄으며, 비교적 한가한 오후 2시의 시간대에도 혼밥을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혹여나 친구와 같이 오는 손님도 고려해 2인 테이블도 2개 배치돼 있다.

▲ '싸움의 고수' 메뉴판

일단 메뉴는 간단하다. 기본 메뉴인 '1인 보쌈'을 중심으로 마늘소스를 곁들인 '마늘 보쌈', 매콤한 소스를 얹은 '싸움 보쌈', 그리고 '싸움 덮밥' 등 4가지로 구성돼 있다.

1인 보쌈의 경우 작은(S) 사이즈는 고기가 9점 들어가 여성이 먹기에는 적당한 양이지만 가격도 4000원으로 저렴하다. 고기가 13점 들어가는 중간(M) 사이즈는 6000원, 큰(L) 사이즈(고기 17점)도 7500원이다.

기존에는 보쌈을 1인식으로 판매하는 매장이 흔치 않았고, 2인분 이상부터 판매되기 때문에 가격대도 2만원대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혼자 보쌈을 즐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는 부분도 존재했다. 싸움의 고수는 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기자가 주문한 1인 보쌈(S)은 고기, 밥, 쌈장, 새우젓, 백김치 등이 각각의 칸에 담겨 나와 흡사 도시락 가게를 연상케 했다.

4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알차게 구성돼 있었으나, 고기와 곁들여 먹는 김치의 양이 적어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싸움 덮밥은 비벼먹으면 싱거우니 메뉴판의 설명대로 비비지 않은 상태로 떠 먹는 것을 추천한다.

▲ '1인 보쌈'과 '싸움 덮밥'

한편 1인 보쌈을 운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싸움의 고수 점장 A씨는 "식생활도 일본을 따라가는 추세에 있어, 혼자 사시는 분들, 혼밥하시는 분들이 부담 없이 다양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처에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혼자 식사하러 오시는 분들도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편의점, 분식, 패스트푸드 등에 한정돼 있던 혼밥 메뉴가 보쌈까지 확장되면서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