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대한민국, 성인 61.2% "음주 강요받은 경험 있다"
술 권하는 대한민국, 성인 61.2% "음주 강요받은 경험 있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4.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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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성인남녀 열의 여섯 명은 '음주를 강요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인크루트)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한 A(20)씨는 살아오면서 술 한 잔 마셔본 적이 없지만 신입생 환영회에 강제로 참석해 술을 권유받았다. 마시지 않겠다고 거부하면 대학 생활이 힘들어진다는 선배의 말에 A씨는 결국 주는대로 다 받아먹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 대학, 직장 등의 조직 생활에서 음주를 권하면서 관련 사고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성인남녀 열의 여섯 명은 '음주를 강요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술 강권하는 사회, 여러분의 술자리는 어떻습니까?'라는 설문 결과 61.2%의 응답자들이 대학 시절, 신입생 환영회 등에서 음주를 강요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직장인들 역시 '직장 내에서 억지로 음주 강요를 받은 적이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40.5%의 응답자들이 '가끔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27.5%의 응답자들이 '항상 그랬다', '매우 많았다', '많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즉 68%의 직장인들이 직장 내에서 억지로 술을 권유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응답자들의 억지 음주는 주로 '상사, 교수, 선배 등 윗사람의 강권'(39.8%)에 의한 것이 많았다.
'참여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는 대답도 30.4%으로 비교적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이어 '개인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9.6%), '직무, 학과 특성에 의한 잦은 음주 요구'(9.3%), '잘못된 음주 습관 때문에'(8.0%) 등의 답변이 있었다.

'기분, 분위기, 눈치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마셔본 적이 있다'는 기타 응답도 있었다.

한편 42.1%의 응답자들은 '술 강요가 두려워 조직 내 술자리를 피한 경험이 있다'고 밝혀, 우리 사회의 술 문화에 내재한 폭력성을 반증해 주었다.

응답자들의 폭력적인 술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건 발생 직후, 즉각적으로 조치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38.1%), '개인적인 노력 여하에 달렸다'(35.9%), 'MT, 회식 등에서 마실 수 있는 일일 음주 총량을 규제해야 한다'(18.2%)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범국민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술을 강권하는 사회·조직적 분위기가 해소돼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세웠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