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탐방] '1人' 위해 탄생한 '후쿠오카함바그 익스프레스', 혼자 '와규' 굽는다
[혼밥 탐방] '1人' 위해 탄생한 '후쿠오카함바그 익스프레스', 혼자 '와규' 굽는다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8.08.2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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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마다 설치된 '개인 환풍기'로 냄새 걱정 없어…'혼밥 마니아' 사로 잡다
▲ 서울 강남에 위치한 '후쿠오카하바그 익스프레스'

1인 가구의 증가와 빠르게 흘러가는 사회 현상으로 인해 혼자 밥을 먹는 이른바 '혼밥' 문화가 점차 대중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혼밥 마니아'에게는 메뉴의 다양화가 절실하다.

이전부터 혼밥을 위한 'BAR' 형식의 테이블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들 식당의 메뉴는 대부분 분식, 일식, 패스트푸드 등 간편식 위주로 제공되고 있어 '맛집'이라 불리는 곳의 음식은 혼자 먹기 부담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1인 식당'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독특한 비쥬얼에 맛도 색다른 이색 식당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 중 푸드리퍼블릭코리아의 '후쿠오카함바그'는 각종 방송에 출연하는 등 입소문을 타더니, 이번에는 혼밥 열풍에 따라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에 '익스프레스(1인 식당)'를 오픈했다.

혼자서 '와규' 굽기
냄새 걱정 뚝, 개인 환풍기 설비

강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후쿠오카함바그 익스프레스'의 매장은 입구에서도 볼 수 있듯이 '1人'을 강조하는 '와규함바그' 전문점으로 ,본사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장 규모는 20평도 되지 않을 정도로 밖에서 보기에도 작게 느껴지지만, 모두 BAR 테이블로 이루어져 있어 좌석은 26개나 된다.

▲ '후쿠오카함바그 익스프레스' 강남직영점 내부 모습

매장에 들어서자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혼자 고기를 구워 먹는 이들로 인해 '맛있는 소리'가 청각을 자극했지만 고기냄새는 맡기 힘들었다.

보통 혼자 고기를 굽기가 망설여지는 이유는 타인의 '눈치' 못지 않게 옷에 베이는 냄새도 신경쓰이기 때문인데, 모든 테이블에 개인 환풍기가 고기 바로 위에 놓이는 높이로 설치돼 있어 냄새 걱정을 최소화시킨 것이다. 

자리에 앉자 위 선반 위에는 수저, 냅킨, 종이 앞치마 등이 구성돼 있고, 메인 메뉴와 곁들일 수 있도록 단무지, 고추장아찌와 소금, 간장, 와사비 등이 있어 취향에 따라 식사가 가능하다.

▲ 에그함바그(S) 구성

메뉴는 '오리지널함바그'를 중심으로 계란, 치즈, 마늘 등을 추가로 토핑할 수 있으며 '와규알찬비빔밥', '샐러드파스타', '스테이크 덮밥' 등 다른 류의 메뉴도 구성돼 있다.

함바그의 사이즈는 XS을 시작으로 S, M, L로 나뉘며 100g부터 각각 30g씩 늘어난다. 하지만 가격은 가각 7900원, 9400원, 1만1400원, 1만3400원으로 차이가 미미하기 때문에 성인은 S부터, 특히 남성은 M부터 주문하기를 추천한다.

기자가 주문한 에그함바그(S)는 오래 걸리지 않아 나왔다. 쟁반 채로 '한 판' 나오는 음식은 밥, 장국, 샐러드와 함께 계란 위에 동그란 모양의 와규가 익지 않은 채로 등장하며, 옆에는 스톤(불판)도 제공된다. 스톤은 바로 익혀 먹을 수 있도록 달궈져서 나오기 때문에 매우 뜨거우니 조심해야 한다.

스톤은 주먹보다 작은 크기이며, 밑에는 고체연료를 활용해 불이 뿜어져 나와 혼밥 하기에 황홀할 정도의 비쥬얼을 자랑한다.

이제 고기를 원하는 양만큼 떼어서 원하는 모양대로 스톤에 올려 구우면 된다. 시식해 본 결과 식감은 굉장히 부드러워 입에서 금방 사라졌지만, 간은 돼있지 않기 때문에 기호에 따라 소금이나 간장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소금을 찍어 밥과 고기 밑에 깔린 계란을 함께 먹어도 조화가 대체로 잘 이뤄지는 편이었다. 

단 너무 바싹 익힐 경우 햄버거 패티와 비슷한 맛이 나기 때문에 앞, 뒤로 3초 가량만 구워 먹는 것이 좋다.

▲ 스톤 위에 굽는 와규

고기를 구워 먹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비교적 깔끔하게 식사를 마쳤지만 어느 정도의 기름은 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선반에 배치된 종이 앞치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입구 앞에는 탈취제도 구비해 놓고 있어 냄새에 민감한 이들은 사용하고 가면 된다.

한편 매장을 관리하는 점장 A씨는 '후쿠오카함바그에서 1인 전문점 익스프레스를 오픈하게 된 계기"에 대해 "손님들이 소고기를 혼자 구워먹을 경우 어색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답했다.

이어 "대부분 손님들이 혼자 오시는데 그 중에서도 간단하게 드시고 가는 회사원들이 많이 찾는다"고 덧붙였다.

혼밥이라고 해서 '간단' 메뉴만 제공되던 시대를 벗어나 이처럼 '근사한' 한 끼 식사를 맛 볼 수 있는 식당들이 늘어나면서 혼밥의 대중화가 점차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