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부실' KTX, '불량 바퀴' 정비 안하고 53일 운행
'관리 부실' KTX, '불량 바퀴' 정비 안하고 53일 운행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4.2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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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모터블록 상세도 ⓒ 감사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고속철도차량(KTX)이 '불량 바퀴'로 최대 53일간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코레일을 대상으로 철도차량 및 시설물 안전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총 12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코레일은 KTX 열차 바퀴와 레일과의 충격으로 바퀴에 파임현상이 발생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채 열차를 운행했다.

감사원이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바퀴에 파임현상이 나타난 열차 3027건을 조사한 결과 21.7%에 해당하는 655건의 경우 즉각 정비를 하지 않은 채 최대 53일을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행거리 기준으로는 최대 8만7916㎞를 운행한 뒤 바퀴를 정비했다.

열차 바퀴의 파임현상은 탈선의 주요 원인으로, 관련 규정에 따르면 파임현상이 발생하면 즉각 바퀴를 둥글게 깎은 뒤 운행을 해야 한다.

또 KTX의 동력전원을 제어하는 장치인 '인버터'가 합선으로 자주 고장나는 문제로 인해 열차운행시 견인·제동 기능을 수행하는 KTX의 주요 부품인 '모터블록'이 2011년 이후 해마다 평균 170회 가량 작동이 정지됐다.

이에 코레일은 지난 2012년 프랑스 철도차량전문가 주도로 진행된 연구를 통해 모터블록 제어기의 소프트웨어 변경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받았음에도, 인버터 부품 등 하드웨어 교환만 반복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KTX의 전동기 과열을 방지하는 냉각송풍기 역시 총 122대 가운데 절반인 60대가 적정 검사주기의 27% 밖에 못 채운 상태에서 잦은 파손으로 교체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레일은 신뢰성이 확인된 다른 제품을 구매하거나 검수주기를 단축해 예방 차원의 정비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고장이 날 당시 부품만 교체해 왔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밖에도 코레일은 열차를 다른 궤도로 전환하는 설비인 분기기 중 일부에서 열차 궤도의 변형이 허용 한도를 넘어섰음에도 최대 1년까지 이를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같은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코레일 사장에게 부품의 교체와 관리 철저 등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