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도시락'으로 재미 본 편의점, '디저트'로 성장 이어간다
[분석] '도시락'으로 재미 본 편의점, '디저트'로 성장 이어간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4.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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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디저트 수요 맞춰 편의점에서도 케익·마카롱 등 고급 디저트 잇따라 출시
▲ 세븐일레븐의 마카롱아이스크림(상)과 북해도 컵케익 ⓒ 세븐일레븐

과거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식사 개념이 점차 '맛'을 찾는 즐거움으로 변모하기 시작하면서 식사 문화가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식사 후 카페로 향하는 것이 당연시 될 만큼 '디저트' 또한 식사의 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밥먹는 배 따로있고 디저트 배 따로 있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커피 한 잔과 달콤한 케익, 아이스크림 등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디저트의 수요가 늘면서 기존의 카페 뿐만 아니라 케익, 마카롱, 츄러스, 빙수 등 각종 디저트 전문점이 폭발적으로 생겨났지만, 올해에도 여전히 '디저트 카페 창업'이 유망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지난해 내수침체 속에서 도시락을 기반으로 '나홀로 호황'을 누렸던 편의점도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디저트를 개발하고 있다.

저가 커피에 힘입은 '초저가' 커피
편의점 업계 간 큰 차별화는 없어

1인 가구 증가와 '혼밥(혼자 먹는 밥)' 문화의 발전 등으로 입지가 탄탄해진 편의점은, 도시락과 더불어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 GS25의 'Cafe25', CU의 'Cafe GET' 등 자체 카페를 선보이며 커피전문점을 위협하고 있다.

아직까지 편의점의 커피가 전문점에 비해 부족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이들도 더러 있지만, 이미 도시락을 통해 편의점 식품의 한계를 넘어선 만큼 디저트 상품에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CU의 에스프레소 커피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41.3% 신장했으며, GS25의 원두커피는 지난해 1~3월에 비해 올해 같은 기간 191.7%, 세븐카페는 무려 295.8% 성장할 만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편의점 커피의 상승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저가 커피'의 수요 영향도 어느정도 뒷받침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평균 4000원대인 반면, 품질이 크게 뒤쳐지지 않는 원두를 사용하면서 1000~2000원대에 제공하는 커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1000원대의 편의점 드립·원두커피가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 위드미 테이크원의 500원 드립커피 ⓒ 위드미

하지만 여느 커피전문점과 같이 각각 사용하는 원두, 블렌딩 방법만 미세하게 다를 뿐 큰 차별화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굳이 꼽자면 가격을 앞세운 신세계그룹 '위드미'의 '500원 드립커피'와, 동원참치라면 등 독특한 제품을 출시해 온 세븐카페가 최근 구슬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구슬라떼' 정도가 다소 차별화를 두고 있었다.

이처럼 커피 경쟁의 한계를 느낀 편의점들은 달달한 케익와 같이 씁쓸한 커피와 곁들일 수 있는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지속적인 증가세 보이는 디저트 시장
편의점도 '고급' 디저트 경쟁 돌입

편의점에서 판매하던 대표적인 디저트는 젤리, 조각케익, 초콜렛 등 '간식'의 느낌이 강했지만, 2013년 CJ의 푸딩상품 등장으로 인해 편의점 디저트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후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고급 디저트들이 생겨나면서 현재는 케익은 물론 달달함의 대명사 마카롱, 컵케익 등 디저트 전문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들도 생겨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시장의 규모는 2013년 약 3000억원에서 2014년 8000여억원, 지난해는 1조5000억원 가량으로 보고 있을 만큼, 경기불황 속 소비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한 관계자는 "커피 성장에 힘입어 디저트 연관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고, 또 수치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커피전문점에서 커피와 함께 케익 등 다양한 디저트을 전시해 놓듯이 편의점에서도 지속적인 디저트 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GS25의 토퍼 요구르트 ⓒ GS25

이처럼 업계에서 디저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GS25는 '요구르트'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디저트밀'은 요구르트 제조 글로벌 1위 기업 '다논'과 손잡고 개발한 PB상품으로, 요구르트 위에 시리얼, 초코볼 등 토핑을 얹어 디저트는 물론 간단한 식사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또 기존의 햄, 치즈 등을 넣은 샌드위치 형태를 탈피하고 지난해 업계 최초로 '딸기 샌드위치'를 시즌상품으로 선보인 후 '망고샌드위치'를 잇따라 선보였다.

이에 세븐일레븐도 딸기, 키위, 후르츠 등 과일과 크림을 얹은 케이크 형태의 샌드위치를 내놓은데 이어, 일본 디저트 전문 브랜드 '북해도코리아'와 기술제휴를 통해 '레어치즈케익', '티라미수' 등 고급 컵케익을 선보이면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특히 마카롱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마카롱아이스크림'을 유통업계 최초로 출시해 디저트 문화에 익숙한 20~30대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20~30대가 마카롱아이스크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7%에 달했다.

CU는 지난해말부터 아메리카노 뿐만 아니라 'GET달콤한 미니 마카롱', 'GET초코가득 빅롤케이크' 등 카페에서 만날 수 있는 메뉴들까지 선보이겠다는 계획 하에 커피&디저트 브랜드 'Cafe GET'을 런칭했다.

신세계에 편입되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위드미는 커피전문점 브랜드 1위를 달리고 있는 스타벅스와 동일한 제품의 마카롱을 신세계푸드로부터 납품받고 있으며, 그룹 제품 뿐만 아니라 PB제품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 CU의 GET초코크림가득 빅슈 ⓒ CU

이같은 고급 디저트 상품에 힘입어 세븐일레븐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수준인 382.5% 성장했으며, GS25의 경우 디저트빵이 189.7%, 냉장디저트가 53.6% 성장했다. 반면 CU의 신장률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48.2%로 미미했다.

이와 관련해 BGF리테일 한 관계자는 "이전부터 PB제품은 아니지만 조각케익 등을 꾸준히 판매해 왔기 때문에 다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다"며 "2011년부터 꾸준히 디저트 상품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다가오는 여름을 맞이해 편의점 업계는 아이스크림 등 상품 개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푸드, 빙그레와 협력해 빠삐코, 비비빅, 더위사냥 등 인기 아이스크림의 맛과 포장을 그대로 따온 아이스크림 라떼를 출시했으며, GS25는 여름철 인기 디저트인 빙수와 다양한 PB아이스크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니스톱의 경우 주력 상품인 밀크맛 소프트아이스크림에 딸기맛을 입힌 제품을 출시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