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신송산업 '썩은 밀가루' 논란..소맥전분 사용한 제조업체 '긴장'
[뉴스줌인] 신송산업 '썩은 밀가루' 논란..소맥전분 사용한 제조업체 '긴장'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5.0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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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산업 前 직원의 제보·고발, 경찰 수사 결과에 관심 집중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연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옥시를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이 큰 파장을 빚고 있는 가운데, 신송산업에서 썩은 밀가루를 사용했다는 내부고발이 나와 대기업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소맥전분은 밀가루를 물과 혼합해 씻겨 나온 전분을 정제한 것으로 맥주, 어묵, 과자, 라면 등 다양한 식품에 사용되는데, 신송산업은 국내 유일의 소맥전분 제조업체이기 때문이다.

"썩은 밀가루, 20% 이상" 제보에 수사 착수
'소맥전분' 사용한 제조업체, 아직 입장발표 없어

신송산업에서 3년간 근무했다고 밝힌 제보자 A씨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소맥 전분은 밀가루를 가공해 만드는 것인데 습기에 약해 딱딱하게 굳으면 썩게 된다"며 "전체 밀가루 원료 중 20% 이상이 썩은 밀가루"라고 고발했다.

이어 "썩은 밀가루가 섞인 전분이 맥주회사, 어묵회사, 과자회사 등 굉장히 많은 식품회사들에 유통됐다"며 "(저는) 그 맥주를 절대 먹지 않고 어묵도 먹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이같은 사실을 제보했고, 권익위는 경찰에 사건을 넘긴 상태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도 현재까지 자체조사를 진행중이다.

식약처 한 관계자는 "논산시에서 수사를 진행했고 현재 추가 검수중이지만 아직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드릴 말씀은 없다"며 "행정처분 여부는 조사가 끝난 뒤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신송산업에서 소맥전분 등을 납품받은 제조업체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제보가 사실이라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관련 업체들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수백명의 피해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10년 전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2011년부터 정부의 역학조사가 실시되면서 판매가 중단됐지만, 옥시를 비롯한 관련 업체들이 수년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후 검찰 수사가 확산되자 지난달 롯데마트,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유발시킨 옥시까지 최근 공식 사과에 나섰다.

특히 이번 신송산업의 '썩은 밀가루' 논란의 경우 소맥전분이 사용되는 식품은 대부분 서민들이 즐겨먹는 식품이 많아 국민들의 분노도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신송산업에서 소맥전분을 납품받는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은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사건을 지켜보는 모양새다.

해당 소맥전분을 납품받아 맥주를 제조하는 업체는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데일리팝의 취재과정에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각각 '옥수수전분'과 보리·맥아를 이용한 '올몰트' 맥주를 제조한다고 밝혀 수사망(?)은 좁혀지고 있다.

▲ '썩은 밀가루' 논란과 관련해 신송산업의 해명글 ⓒ 신송산업 홈페이지

한편 신송산업은 논란이 제기되자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논란은 내부 고발자에 의해 불거진 부분으로, 해당 고발자가 회사에 악감정을 가지고 고의로 연출한 것이 상당부분"이라며 "내부고발 직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신송산업은 글루텐, 소맥전분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으며, 간장, 고추장 등 제조·판매하는 신송식품과 함께 신송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A씨의 제보가 진실인지, 신송산업의 주장대로 단순한 악감정에 의한 허위 사실인지, 경찰과 식약처의 수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