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체험기] '취향저격' 스페셜티 커피..고급이지만 저렴한 가격 앞세운 '할리스 커피클럽'
[솔직체험기] '취향저격' 스페셜티 커피..고급이지만 저렴한 가격 앞세운 '할리스 커피클럽'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5.0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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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맞춤형 원두 선택·추출..저렴한 가격으로 '대중화' 노린다
▲ 대학로에 위치한 '할리스 커피클럽'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길거리에서 '아메리카노'로 대변되는 원두커피를 들도 다니면 '사치스럽다'는 시선을 보이던 문화가 이제는 흔한 풍경이 되면서 커피전문점의 경쟁도 과열화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가 최근 3년간 43개 업종의 폐업율을 조사한 결과 커피전문점(36%)이 호프집(37%) 다음으로 높게 나타날 만큼, 커피 시장이 과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커피전문점도 세분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저가 커피'부터, 커피보다는 케익, 빙수 등 디저트에 주력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특히 최근에는 고급화된 소비자의 입맛과,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포미족(For Me)'의 등장으로 '고급 커피'를 내세우며 소비자를 공략하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취향 저격..나만의 '스페셜티' 커피
'고급화'지만 가격은 '저렴'

커피전문점으로 알려진 할리스커피도 '스페셜티 커피'의 대중화를 위한 일환으로 2014년 6월 '할리스 커피클럽'을 오픈해 현재까지 대학로점, 서울대예술문화점, 코엑스점, 일산웨스턴돔점 등 4곳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근처에 위치한 커피클럽 1호점은 총 4층으로 구성돼 있어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1·2층은 일반 매장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3·4층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바리스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커피 아카데미'가 들어서 있다.

할리스 커피클럽에서는 기존 할리스커피의 메뉴도 포함하고 있지만, 에스프레소보다 추출을 짧게 해 쓴맛을 적게 해주는 '리스트레토'를 이용한 커피 등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료도 판매하고 있다.  

▲ 대학로에 위치한 할리스 커피클럽 내부

대학로점의 입구에 들어서면 반원 형태의 바가 매장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데, 일반 커피전문점이 보통 카운터와 바가 일자로 돼 있는 형태인 것에 비해 다소 독특했다.

바에는 카운터와 메뉴판, 진열대 등이 있어 특별한 점은 없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리오, 케멕스, 사이폰 등의 드립커피 추출기물이 놓여져 있었다.

이는 커피클럽이 '드립커피'를 위해 배치한 것으로, 기물을 이용해 케냐,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브라질 원두 등을 비롯한 시즌 블렌드 원두까지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할리스커피 측의 설명이다.

씁쓸한 맛보다 신맛이 먹고 싶던 기자는 '에티오피아 아리차' 원두를 선택하고, 이 원두에 적합한 추출 방식이라는 사이폰을 추천받아 주문해봤다. 가격은 5500원에 불과해 '고급이지만 저렴한 커피'라는 점이 할리스 커피클럽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었다.

▲ '사이폰'으로 추출하는 커피

원두에 따라 가격에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4500원부터 가장 비싼 원두도 7500원으로 책정돼 있어, 드립커피 치고는 누구나 즐기기에 부담 없는 가격이다.

이에 대해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생원두를 수입하고 자체 로스팅 센터를 통해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가격 부담을 낮췄다"며 "원두도 상황에 따라 품질에 변동이 있기 때문에 매년 교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할리스커피는 2009년 자체 로스팅 센터를 설립하고 전문 큐그레이더(커피감별사) 동원해 생두 상태에 따라 최적의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로스팅과 블랜딩을 시행하고 있다.

결제 후 바테이블에 앉아 사이폰으로 추출되는 모습을 감상했다. 사이폰은 수증기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커피가 담길 플라스크의 물이 끓어오르면 위에 추출쳄버에 있는 커피가 깔대기를 통해 밑으로 내려온다.

흔히 생각하는 드립 방식인 '하리오' 등에 비해 다소 시간은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시각적인 즐거움도 제공해 매니아층이 두터운 편이다. 커피를 추출하던 직원에 따르면 사이폰으로 추출하면 더욱 부드러운 바디감(목넘김)과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추출이 완료된 커피는 신맛이 아주 강했으며, 가벼운 느낌을 주었다. 취향에 따라 원하는 맛을 설명하면 직원이 그에 따른 원두를 추천해 준다.

다만 일부 원두의 경우 '프렌치 프레스', '클레버', '콜드브루' 등이 추천 기물로 설명돼 있음에도 마련돼 있지 않아, 스페셜티 원두로 고객 맞춤형 커피를 강조했다기에는 기물 구성의 '다양성'이 다소 아쉬웠다.

또 직접 기물을 사용해 커피 추출을 시도할 수 없어, 자신의 취향을 전적으로 직원에게 맡겨야 한다는 점도 맞춤형 커피를 원하는 커피 애호가들에게는 불만일 수 있다.

▲ '하리오' 추출기물을 사용한 드립커피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최초로 스페셜티 원두를 도입한 고급화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중화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커피클럽을 확장하는 것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매장의 내실화를 다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계획에 대해 "커피 품질 고급화에 치중하면서 커피 아카데미 등 커피 관련 사업도 확대해 대중에게 단순 커피전문점이 아닌 '커피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할리스커피는 국내브랜드로 1998년 등장했으며, 2013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인수된 후 직영점 위주의 매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 46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할리스커피는 2012년 28곳이었던 직영점도 80여곳으로 확장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