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편의점 업계, 유통채널 확장하는 제조사와 '콜라보'로 이색 PB상품 각광
[분석] 편의점 업계, 유통채널 확장하는 제조사와 '콜라보'로 이색 PB상품 각광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5.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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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PB 시장성 확인, '홍삼김밥'까지 등장..다양한 제품 출시 기대
▲ 세븐일레븐과 동원F&B, 팔도가 협업해 탄생한 동원참치라면

도시락을 기반으로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상품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PB 상품의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편의점의 PB 상품은 기존에도 맛 볼 수 있던 유제품이나 스낵류에 양을 늘린다거나 가격을 낮추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편의점에서만 접할 수 있는 특색있는 PB 상품도 범람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유명 제조업체의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고품질을 앞세운 이색 제품의 개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참치라면'부터 '홍삼김밥'까지
편의점 PB 시각 변화..제조사의 적극 참여

흔히 '빅3'로 불리는 편의점 중 가장 이색적인 PB 제품을 개발하는 곳은 세븐일레븐이다.

지난 3월 세븐일레븐은 최근 10년 동안 참치캔 시장에서 평균 70~7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동원F&B와 함께 '동원참치라면'을 선보이며 대중의 큰 관심을 끌었다. 

동원참치라면은 취향대로 조리해서 먹는 '모디슈머'(Modfy+Consumer)를 착안해 출시한 제품으로, 대중의 관심은 곧 판매로 이어지며 출시 1주일만에 20만개가 팔리는 위엄을 자랑했다.

용기라면 치고 2200원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도 출시 한달이 약간 지난 현재까지 70만개를 판매해 순항을 이어나가며,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PB 상품 중 '혜리도시락'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동원참치라면에 첨부된 '참치파우치'는 동원F&B에서 다른 식품 재료를 위해 구상 중이던 아이템이기도 했다.

동원F&B 한 관계자는 "동원참치라면 이전부터 볶음밥이나 여타 다른 식품의 재료로 사용되게끔 만들기 위해 참치파우치 개발을 구상 중에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세븐일레븐 측에서 제안이 들어와 납품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업체들간의 강점을 살린 협업이 최근 식품업계 트렌드이다 보니 이색적인 상품이 앞으로도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세븐일레븐과 빙과류업체가 선보인 라떼 ⓒ 세븐일레븐

이렇듯 편의점 PB 제품의 시장성을 확인한 제조업체들과 색다른 상품을 구상중인 세븐일레븐과의 만남은 '비비빅라떼', '더위사냥라떼', '빠삐코라떼' 다양한 PB 제품을 탄생시켰다.

심지어 세븐일레븐은 한국인삼공사와도 협업해 삼각김밥에 홍삼을 넣은 '홍삼삼각김밥'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홍삼을 다른 제품으로 개발해 본 적이 없고, 자칫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콜라보 제안을 받았을 때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분분했다"면서도 "하지만 테스트 제품을 시식한 뒤 의외로 괜찮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의점에서의 소비자 반응이 기대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 GS25와 한국야쿠르트가 개발한 유어스야쿠르트그랜드 ⓒ GS25홈페이지

발효유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야쿠르트도 GS25와 함께 대용량 야쿠르트 '유어스야쿠르트그랜드'를 선보이며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야쿠르트는 주로 방판으로 이뤄져 쉽게 접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는데,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을 통해 젊은 층의 반응을 살피는 안테나 역할을 기대했다"며 "골목 시장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대용량'으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응을 살피겠다던 의도와는 달리 야쿠르트그랜드는 지난해 2월말 첫 선을 보인 이후 GS25의 흰우유, 가공우유, 유음료 등의 유제품 카테고리뿐만 아니라 탄산음료, 이온음료, 과즙음료, 커피음료, 생수 등 주류를 제외한 모든 마실 거리 상품들을 제치고 매출 1위를 차지했다.

▲ CU에서 한정판매하는 CU블록 ⓒ CU홈페이지

이처럼 제조업체들이 편의점 PB 상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하면서 유명 제조사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상품의 출시가 기대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제조업체의 노하우를 빌려 앞으로도 다양하고 재밌는 아이템들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말부터 'Cafe GET'과 'HEYROO' 등 자체브랜드를 런칭한 CU는 식품 외에도, 국내 블록 제조업체인 '옥스포드'와 함께 'CU블록'을 한정판으로 출시해 '키덜트(Kid+Adult)'를 공략하고 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