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성능 미달 '공기부양정' 도입..전문가 '우려' 무시
해경, 성능 미달 '공기부양정' 도입..전문가 '우려' 무시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5.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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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편입된 해양경찰청 ⓒ 뉴시스

옛 해양경찰청(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이 성능이 떨어지는 공기부양정 도입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0~11월 해경과 하남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을 대상으로 물품 및 장비 구매개발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비롯해 총 15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18일 밝혔다.

해경은 지난 2012년 12월 조달청을 통해 A업체와 '공기부양정 외자구매계약'을 체결하고 2014년 12월 영국 업체로부터 공기부양정을 납품받은 후, 지난해 8월 계류 중인 다른 선박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인천해양경비안전서가 공기부양정을 운용했다.

하지만 감사원에 따르면 당초 계약내용과 달리 영국 업체가 공기부양정 선체를 신규 제작하지 않고 2007년에 제작된 하부선체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앞서 해경 인수 당시 공기부양정 선체는 알루미늄선 내구연한인 15년의 절반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200명을 태우고 한 번에 555㎞를 운항해야 한다는 성능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해경은 재고 선체의 성능 저하가 우려된다는 외부 전문가 의견을 무시한 채 탑승 인원을 36명 줄여 항속거리를 충족하겠다는 업체 측 입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레이더와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연동되지 않는 등 안전한 항해와 구조·수색을 위한 장비들 간 연동 기능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해경은 해당 공기부양정을 성능검사와 납품검사에서 합격 처리해줬다.

감사원은 부실한 공기부양정을 들여온 책임을 물어 해경 관련자 3명 등 모두 5명을 정직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