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탐방] 혼자 즐기는 '가정식' 홍대 '소년식당'
[혼밥 탐방] 혼자 즐기는 '가정식' 홍대 '소년식당'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8.05.2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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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정식' 같은 한 상 차림, 사람 몰리는 시간 피해 즐기는 잔잔한 식사
▲ 홍대 거리에 위치한 소년식당

여럿이 모여 웃고 떠들며 식사를 하는 문화에서 점차 홀로 식사를 즐기는 문화가 도래했다.

잡코리아가 20대 12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4.7%가 '혼자 어떤 일을 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혼자 외식을 한 경험이 있다는 답변이 77.1%를 육박할 정도로 혼밥은 더이상 어렵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이에 '혼밥(혼자 먹는 밥)'하기 좋은 식당들을 찾는 것이 하나의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다.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혼밥 식당을 선정하는 기준도 다양하다. '독방'처럼 누구의 시선도 느끼지 않는 곳에서 식사를 하기 원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음식만 맛있으면 주위 환경은 상관없는 이들도 있다.

또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 다소 이른 시간에, 혹은 늦은 시간에 맞춰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혼밥하는 이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홍대에 있는 '소년식당'도 비록 테이블은 많지 않지만 비교적 깔끔한 식사를 할 수 있어 혼밥 매니아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작은 가게, 홍대 '소년식당'
가정식 같은 '한 상 차림'

홍대에 위치한 소년식당은 골목길에 작은 규모로 자리해 있어, 이 식당을 모르는 이들이라면 그냥 지나칠 가능성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찾은 소년식당은 오후 3시가 넘는 시간이었음에도 테이블이 빽빽하게 메워져 있었는데, 손님이 많다기보다 테이블이 몇개 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더 좁아 보였다.

매장의 내부는 2인용 테이블 4개가 밀접하게 붙어있고 벽면에 총 4명이 앉을 수 있는 일자로 된 '바테이블'이 전부이기 때문에, 통상 요식업계에서 점심시간대로 정해진 오후 12시~2시 사이에는 식사를 하기가 곤란하다.

▲ 소년식당의 작은 내부 구조

하지만 별도로 '브레이크 타임'이 없기 때문에 이 시간대를 피하면 혼자서 한산한 식사가 가능하다. 또 배경음악으로 가요가 흘러나오는 여타 매장과 달리 라디오를 틀어놔 잔잔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의 메인 메뉴는 간장새우밥, 오차즈케, 연어덮밥, 카레우동, 카레덮밥 등 총 5가지며, 이 중 기자가 주문한 간장새우밥은 계란 노른자와 참기름 등이 들어간 밥과 간장에 절인 새우를 비롯해 토마토, 김치, 장국, 샐러드, 수박 등이 한상 가득 나와 마치 '일본 가정식'을 먹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혼밥의 특성상 단일 메뉴보다 가정식 형태로 밑반찬이 함께 나오면 보다 다양한 식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데, 가격대는 7000원부터 1만원까지로 책정돼 있어 혼밥하기에는 무난한 편이라 볼 수 있다.

단 매장 직원에 따르면 밑반찬의 구성은 상황에 따라 변경된다.

▲ 일본 가정식 같은 소년식당의 '한 상 차림'

새우의 경우 몸통의 껍찔은 제거한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함께 제공되는 집게와 가위를 이용해 직접 머리와 꼬리를 제거하고, 원하는 크기로 잘라 먹는 재미도 있다. 기호에 맞게 새우와 간장을 밥에 비벼 먹는 것도 좋다.

새우만을 비벼 먹었을 때는 밥에 있는 계란과 참기름과 더해져 집에서 먹던 '간장비빔밥'과도 약간 유사한 맛이 났지만, 그보다는 훨씬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었다.

한편 소년식당을 운영하는 박중천 사장은 "매장이 비교적 작기 때문에 피크 시간에 혼자 오는 분들은 많이 없지만 오후 3시 이후로는 혼자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아무래도 음식 플레이팅도 깔끔하게, 또 한 상 차림으로 나가기 때문에 혼밥하는 이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