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탐방] 데이트 코스에서 간편식 혼밥으로 탈바꿈한 '경양식 돈가스'
[혼밥 탐방] 데이트 코스에서 간편식 혼밥으로 탈바꿈한 '경양식 돈가스'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8.08.22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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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테이블 구비한 '강남 옛날 돈까스', 푸른 경치 속 느긋한 식사 OK
▲ 서울 강남역 근처에 위치한 '강남 옛날 돈까스'

1980~90년대만 해도 최고의 외식 메뉴 중 하나로 손꼽히며 가족 행사는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군림했던 '경양식 돈가스'가 세월이 흘러 파스타 등 외국에서 건너온 음식들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최근에는 썰어져 나온 두툼한 고기를 새콤한 소스에 찍어먹는 일본식 돈가스에도 자리를 위협받고 있지만, 1인 가구 증가와 '혼밥(혼자 먹는 밥)' 문화 등의 영향으로 경양식 돈가스도 간편식으로 탈바꿈하며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경양식 돈가스는 일본식 돈가스와 비교해 고기가 얇고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썰어먹는 것이 특징이다.

세련된 경양식 '강남 옛날 돈까스'
느긋한 식사 환경..맛은 무난

서울 강남에 위치한 '강남 옛날 돈까스'는 돈가스 외에도 즉석떡볶이, 비빔밥, 국수 등 메뉴 구성으로만 본다면 분식집을 연상케 하지만, 이름에 걸맞게 냉동 돈가스가 아닌 수제 경양식 돈가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내부는 단체로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다량 배치된, 1990년대에 흔히 봤을 법한 구조지만 원목으로 된 테이블을 사용하는 등 세련된 인테리어를 해 놓아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또 창가에는 혼자서도 느긋한 식사가 가능하도록 바 테이블을 구비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강남 옛날 돈가스는 2층에 자리하고 있어 창밖으로 맞은편에 있는 공원이 한 눈에 들어왔다.

▲ 혼자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바 테이블을 구비해 놓은 '강남 옛날 돈까스'

메뉴는 간단하면서도 다양했다. 주력 메뉴인 돈가스는 기본 돈가스인 '옛날돈까스'를 비롯해 매콤소스, 카레, 마늘, 치즈 등 다양한 맛을 구성하고 있으며, 테이블에서 취향에 맞춰 끓여 먹을 수 있는 즉석떡볶이, 오므라이스와 각종 덮밥도 있다.

가격은 6000~9000원으로 메뉴마다 차이가 다소 큰 편이지만, 토핑을 많이 얹지 않는다면 대부분 7000원대에서 즐길 수 있다. 다만 즉석떡볶이는 2인분 이상부터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혼밥하는 이들은 맛보기가 어렵다.

기자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옛날돈까스를 주문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는 경양식 돈가스에 빠질 수 없는 크림스프가 나오고, 곧이어 손바닥만한 돈가스 2장, 밥, 양배추샐러드, 마카로니, 단무지 등으로 구성된 돈가스가 등장했다.

갓 튀겨 나와 겉은 따뜻하고 바삭해 식감은 좋았지만, 맛에 있어서는 흔히 먹는 경양식 돈가스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고기의 두께 또한 적당한 편에 속했으며, 새콤달콤한 데미글라스 소스도 무난했다.

▲ '강남 옛날 돈까스'의 옛날돈까스

하지만 느끼하거나 거북함이 없어 비교적 깔끔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곱배기 메뉴도 따로 마련돼 있지만 성인 남성이 먹기에도 적당한 양이었다.

오후 2시가 지나자 식사를 위해 혼자 찾아오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며, 이들은 대부분 돈가스를 주문했다.

학원을 마치고 방문한 A(23)씨는 "수업 끝나고 보통 혼자 식사하러 다니는 편이다"라며 "저번에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바 테이블이 있어 혼자 먹기 좋았다"고 전했다. 뒤이어 등장한 B(27)씨도 "평소 혼밥을 즐기지 않지만, 가격 대비 맛이 괜찮아 혼자 간단히 먹기 좋다"며 식사를 이어갔다.    

한편 강남 옛날 돈까스 직원에 따르면 혼밥하러 방문하는 이들이 하루 평균 30~40%이며, 대부분 피크 시간대를 피해 오후 2시부터 찾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매긴 별점

맛        ★★★☆☆(특별하지 않은 경양식 돈가스)
가성비    ★★★★☆(6500원으로 채우는 포만감)
식사환경  ★★★★☆(깔끔한 인테리어, 푸른 전망은 보너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