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탐방] 느끼하지 않은 수제버거, '여의도 맛집' 호주식당
[혼밥 탐방] 느끼하지 않은 수제버거, '여의도 맛집' 호주식당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8.06.20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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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채소 없는 조촐한 구성, 혼맥하기 좋은 햄버거
▲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 위치한 수제버거 전문점 호주식당

햄버거와 샌드위치 등 언제 어디서나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빵 종류의 식품은 혼자 식사를 하기에 제격이다. 특히 저렴한 가격에 신속히 제공되는 패스트푸드의 햄버거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식품시장 영향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고객 매출 비중은 패스트푸드점이 분식점과 더불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정크푸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햄버거는, 최근에도 각종 연구에서 햄버거의 나트륨 함량이 높다고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다. 유명 패스트푸드 맥도날드의 토마토치즈버거(중량 181g)에는 나트륨이 무려 764mg 함유돼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1일 섭취허용량(2000mg)의 3분의 1을 훌쩍 넘기는 수치다.

이에 따라 대형 패스트푸드점 대신 웰빙 바람을 탄 수제버거 전문점이 성장해, 우리 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 중에서도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여의도 맛집'으로 유명세를 탄 '호주식당'은 건강은 물론 맛까지 책임지며 직장인에게 든든한 한끼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여의도 맛집'으로 소문난 호주식당
갈지 않고 겹겹이 쌓아 만든 고기 패티

서울 여의도역 근처에 있는 호주식당에는 호주 국기가 걸려있다. 한 구석에는 캥거루 그림도 붙어있다. 호주 사람이 운영하는 것은 아닐까 흘깃 주방을 쳐다봤는데, 전부 한국사람이다. 메뉴가 호주 전통음식인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다. 

"왜 호주 식당인가요?"

"그냥 컨셉인데요...아무래도 호주는 대표적인 메뉴가 없고, 한국 사람들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도 많이 가고 하니까 친숙한 이미지를 내기 위해서 호주식당이라고 정했습니다. 메뉴 이름도 재미있게 호주 지명을 넣어 봤어요"

호주식당은 공교롭게도 대형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 옆에 위치해 있으며, 규모로 비교하면 10%도 안될 정도다. 매장 내부도 10개 남짓한 테이블이 들어설 정도였지만, 야외에도 5개의 테이블을 배치해 공간을 마련했다.

협소한 매장의 규모 만큼 메뉴 구성도 조촐한 편이다. 호주버거, 멜버른버거, 시드니버거가 전부였다. 가격은 단품기준으로 각각 7500원, 9500원, 1만원으로 구성돼 있어 패스트푸드의 햄버거와 비교하면 비싸지만 수제버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난한 편에 속했다.

▲ 호주식당의 내부 모습

더불어 점심시간에는 셋트 메뉴를 20% 할인하기 때문에 단품 가격으로 셋트를 즐길 수 있다. 셋트의 경우 기존 햄버거에 두툼한 감자튀김(오리지널 칩스), 355mL 캔음료 한잔이 추가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햄버거 외에도 스테이크·소세지·맥앤치츠·팟파이 등을 비롯해 맥주·와인도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점심시간에는 식사를 하는 직장인, 저녁시간에는 지인과 함께 야외에서 술 한잔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는 이들을 볼 수 있다.

기자는 이곳의 대표메뉴인 호주버거 셋트(1만500원)를 주문했으며, 주문한 음식은 기다란 접시에 포장지로 감싼 햄버거 하나와 그 옆에는 감자튀김이 수북히 쌓인 형태로 등장했다. 수제버거 답게 음식이 나오는 시간은 10분 이상 소요됐다.

흔히 수제버거 하면 '건강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이곳 호주버거에는 양상추·양파 등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채소는 들어있지 않았고, 슬라이스 된 토마토 한조각과 체다치즈·고기패티가 전부였다.

▲ 호주식당의 대표메뉴 호주버거

하지만 맛은 일품이었다. 함께 첨가된 바베큐소스와 특제소스는 달달한 맛을 냈지만 매콤한 향이 풍겨나오면서 끝맛이 깔끔해 느끼함이 전혀 없었다. 패티 또한 잘게 갈린 고기가 아니라 덩어리로 뭉쳐 있어 식감도 좋았다. 내용물은 별로 들어있지 않았지만, 재료들의 조화가 잘 이뤄진 느낌이었다.

함께 나온 감자튀김도 갓 튀겨져 바삭했다. 특히 곁들여 먹는 아이올리 소스와 브라바 소스는 케찹·머스타드에 익숙했던 입맛에 색다른 맛을 제공했다.

다만 빵이 쫄깃한 편이고 소스의 점도도 낮기 때문에, 손으로 들고 먹는 경우 불편할 수 있으니 함께 제공되는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해 먹는 것을 추천한다.

호주버거를 운영하는 알렉스(가명) 팀리더는 "회사가 밀접한 지역이다 보니 점심시간에 많은 직장인들이 방문하고, 인터넷을 통해 찾아오는 분들도 많다"면서 "아무래도 햄버거이다 보니 혼자 간단한 식사를 하러 오는 분들도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어 "고기패티를 갈아서 만들지 않고 얇은 불고기를 겹겹이 쌓아 만든다는 점이 타 업체와 차별화된 부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매긴 별점

맛        ★★★★★(느끼함 없는 햄버거..강력 추천)
가성비    ★★★☆☆(무난한 수제버거 가격)
식사환경  ★★★☆☆(비좁지만 빠른 테이블 회전, 테이크아웃도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