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아 밥먹자" 홀로 남겨져도 걱정 없는 1인 가구 반려동물
"멍멍아 밥먹자" 홀로 남겨져도 걱정 없는 1인 가구 반려동물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6.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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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급식기·홈CCTV 등 반려동물 위한 제품 잇따라 출시
▲ (사진=픽사베이)

직장을 위해 회사 근처에 원룸을 잡고 혼자 생활하고 있는 사회초년생 A(25)씨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적막해 외로움을 달래고자 인터넷커뮤니티를 통해 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받았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 A씨는 덕분에 즐거운 나날을 보냈지만, 출근 때마다 혼자 남아있을 고양이 걱정에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1.8%(457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다. 이는 지난 2010년(17.4%)과 비교해 4.4%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A씨의 사례처럼 혼자 기르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부분도 있다. 사료와 물을 넉넉히 챙겨주고 나와도 예기치 못하게 늦게 퇴근하거나 외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성인남녀 1000명 중 절반 이상인 54.1%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거나 과거 양육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들 중 1인 가구의 비중도 10.5%에 달한다. 이에 1인 가구도 안심하고 반려동물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제품과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반려동물에 접목된 IoT
진화하는 예약급식기
펫시터 연결 앱 등장

▲ 오븐브레인테크의 펫스테이션 ⓒ 오븐브레인테크

이전부터 부재 중에도 집안의 반려동물에게 사료를 줄 수 있는 급식기가 있었다. 2011년 런칭한 에스비엠티의 '펫와치'는 제품에 설치된 디지털 시계를 사용해 시간 설정을 하면 하루 5회까지 사료가 자동으로 급식된다.

펫와치의 가격은 '타이머S'의 경우 에스비엠티 홈페이지에 명시된 기준으로 10만9000원이며, 음성 인식까지 가능한 '타이머V' 모델은 12만9000원이다. 어댑터(DC12V, 1.5A)를 연결하는 방식이며, 케이블 선이 이중으로 보호돼 있기 때문에 파손 위험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사용법은 원하는 급식 시간을 설정한 뒤 급식량을 조절하면 된다. 급식량은 5g부터 25g까지 설정할 수 있다. 

에스비엠티에 따르면 펫와치의 판매액은 2012년 약 4억2000만원에서 지난해 약 5억5000만원까지 성장했다.

세월이 흘러 무인급식기는 더욱 발전하고 있다. 2014년 오븐브레인테크가 출시한 펫스테이션은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예약급식은 물론, 무선인터넷(Wi-Fi)와 영상 통화, 자동 발신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집안의 반려동물이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최대 20초까지 음성 녹음이 가능하고,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 밖에서도 원격으로 사료를 줄 수 있다. 

펫스테이션도 펫와치와 마찬가지로 어댑터를 통해 전원을 연결하지만, 펫와치와 달리 USB케이블도 있어 PC에도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케이블 선이 따로 보호되지 않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물어뜯을 위험 가능성도 존재한다.

오븐브레이크테크의 한 관계자는 "펫스테이션은 자사에서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것과 LG유플러스 판매용 제품으로 나뉘는데, 자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에는 비디오가 설치돼 있다"고 전했다.

펫스테이션의 가격은 홈페이지 기준 29만7000원이지만 오는 30일까지 24만8000원으로 할인판매 중이다.

LG유플러스에서 판매하는 오븐브레인테크의 펫스테이션은 비디오가 따로 설치돼 있지 않지만, LG전자의 홈CCVT 맘카를 함께 묶어 판매하면서 비디오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2020년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약 6조원, 2025년 펫 IoT 시장은 26억 달러(약 3조원)의 규모로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기존 홈CCTV와 원격 급식, 반려동물 건강 관리 등의 펫 IoT 서비스뿐 아니라 반려동물 놀이(장난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IT기기 제조업체 인파로도 녹음기능이 탑재된 자동급식기를 비롯해, 최근에는 반려동물이 불순물이 없는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자동 정수기를 판매하고 있다. 자동 정수기는 음식물이 들어가도 활성화 필터가 걸러줘 물을 깨끗한 상태로 유지해주는 제품으로, 사료그릇과 물그릇이 가까이 있을 경우 입에 묻는 사료가 물에 들어가 물이 더러워질 우려를 덜어준다.

반려동물이 혼자 놀 수 있는 장난감도 있다. 인파로에서 판매하는 '애견 공놀이'는 반려견이 공을 직접 넣으면 5초 후 공이 발사되는 기능이다. 공을 넣지 않으면 자동으로 꺼지는데, 9V 2A어댑터 연결 시 무려 4시간 뒤에 꺼진다.

다만 이 제품을 처음 사용하는 반려견의 경우 어느 정도의 훈련으로 익숙해져야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즉시 사용하기는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 제품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하루 10분씩 3번을 훈련시켜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반려견의 학습 능력이 뒤쳐진다면 이용할 수 있는 시기가 늦춰진다거나 사용을 못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반려동물이 혼자 있어도 안심할 수 있는 제품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지만, 혼자서 제품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어린 반려동물에게는 무용지물일 수도 있다.

▲ 펫스테이 앱 메인화면 ⓒ 펫스테이

이에 반려동물을 전문적으로 돌보는 '펫시터'도 등장하고 있어, 안심하고 외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최근에는 펫시터와 위탁자인 반려동물 주인을 연결시켜주는 O2O(Onlice to Offline)서비스 '펫스테이'를 통해 보다 간편하게 맡길 수 있다.

펫스테이는 반려동물을 맡기고 싶은 사람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근거리에 위치한 펫시터의 펫시팅 경험과 반려동물이 머무를 환경 등을 확인하고 전용 메신저를 통해 예약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펫스테이 관계자에 따르면 펫시터와의 협의를 통해 반려동물을 맡기는 시간과 비용을 정할 수 있으며, 비용은 1일 기준 1만5000~3만원으로 다양하다.

앱에 접속해 지역을 검색하면 펫시터의 이름·주소·나이가 공개되며, 펫시팅 경력과 시팅 가능한 반려동물의 종류·크기·부가서비스 등도 살펴볼 수 있다. 펫시터의 스케쥴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날짜와 시간도 선택할 수 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