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20대 1인 가구'는 화려하게 살고 싶지만 돈이 없다
[솔로이코노미] '20대 1인 가구'는 화려하게 살고 싶지만 돈이 없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7.0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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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관심↓·집은 싼 곳으로·여행 경험도 적어
▲ ⓒ 대학내일20대연구소

1인 가구는 적게 벌어도 자신에게만 투자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소비성향이 2인 이상 가구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분기마다 꾸준히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1인 가구가 510만명, 전체 가구의 27.2%를 차지할 만큼 꾸준히 증가하면서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소포장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의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1인 가구는 혼자 훌쩍 여행을 다니거나 자신의 취향대로 집을 꾸미는 '셀프인테리어' 등에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득이 비교적 적은 청년 1인 가구는 높은 소비성향과는 별개로 소비에 대한 부담감도 안고 있었다.

소비성향↑, 소비부담감도↑
20대 1인 가구 "인테리어가 왠말"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3일까지 전국 25~34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대 1인 가구의 가치소비 의향은 4.63점(7점 만점)으로 나타나 20대 다인 가구(4.41점)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더 소비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30대 1인 가구의 가치소비 의향은 4.36점에 그쳤다. 30대 다인 가구는 4.34점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낮게 집계됐다.

▲ ⓒ 대학내일20대연구소

하지만 20대 1인 가구가 소비성향이 높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소비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1인 가구가 느끼는 소비부담 정도는 4.07점으로 나타나 20대 다인 가구(3.92점)보다 높았다.

소비에 대한 부담감이었는지, 1인 가구는 셀프인테리어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방을 꾸미기 위해 정보를 찾아본 20대 1인 가구는 4.46점에 그쳐 20대 다인 가구(4.56점)보다 낮았다. 30대 1인 가구는 이보다 더 낮은 4.45점을 기록했다.

반면 30대 다인 가구는 4.96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또 '잘 꾸며진 방이 외부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고 생각하는 30대 1인 가구도 4.83점으로, 30대 다인 가구(5.08점)보다 낮게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20·30대 1인 가구는 '집을 꾸미는 것이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평가가 각각 4.93점, 4.76점에 그쳤으나 20·30대 다인 가구는 각각 5.03점, 5.10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 ⓒ 대학내일20대연구소

패스트푸드·카페 근처, 비싸서 못살아

신속히 식사를 마칠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이나 혼자 여유로운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는 1인 가구가 즐겨 방문하는 곳 중 하나다.

실제로 시장조사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혼자 밖에서 해본 활동 중 '커피·디저트 먹기'가 59%로 나타났으며, 스타벅스가 객단가를 기반으로 추정한 나홀로 방문객의 수는 2014년과 비교해 33%나 증가했다.

이에 1인 가구는 주거지를 선정할 때 패스트푸드점과 인접한 지역을 반영할 것처럼 보이지만, 다인 가구에 비해 인근 편의시설을 중요시 하는 경향은 적었다.

▲ ⓒ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 대상 가구 모두 주거지 선택 시 '가격'을 가장 우선시 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대 1인 가구는 그 중에서도 5.94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인근 패스트푸드점을 고려한다는 비중은 3.69점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20대 다인 가구는 인근 패스트푸드점과 카페를 고려한다는 비중이 각각 4.04점, 4.06점으로 나타나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0대 1인 가구 역시 인근 패스트푸드점과 카페를 고려한다는 비중은 각각 3.93점, 3.61점에 그쳤지만 30대 다인 가구는 4.04점, 3.9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 근처의 집값이 비교적 비싸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한 부동산 정보 업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타벅스 근처, 이른바 '스세권'의 집값이 평균 96% 상승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자신의 집 근처의 햄버거 매장을 기준으로 점수를 측정하는 '우리동네 벅세권' 등의 앱도 개발됐다.

1인 가구, 가사 부담 O2O서비스 사용 적어
나홀로 여행객은 1인 가구?..여행 경험 ↓
실용주의적 가족가치관 보인 1인 가구

스마트폰 하나로 음식을 시켜먹거나 원룸 매물을 확인하는 등 간편한 편의서비스도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청소나 세탁을 하는데 있어 제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O2O 서비스는 1인 가구보다는 오히려 다인 가구가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 대학내일20대연구소

생활편의 O2O 서비스 사용 경험(복수응답)을 조사한 결과 택시와 같은 운송서비스와 음식배달서비스는 20대 1인 가구각 각각 40.6%, 61.1%로 가장 높게 집계됐지만, 가사 부담을 덜어줄 서비스에 대한 사용 경험은 높지 않았다.

20대 1인 가구의 세탁 서비스 사용 경험은 13.7%, 30대 1인 가구는 12.7%로 나타난 반면 30대 다인 가구에서는 21.4%로 나타났다.

또 개인 심부름 서비스의 경우 20·30대 1인 가구가 5%대 미만의 사용 경험을 보인 반면 30대 다인 가구의 사용 경험은 9.4%로 집계되는 등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위한 서비스는 혼자 사는 1인 가구보다는 가정 단위에서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행에 대한 선입견도 존재했다. 인터파크 투어에 따르면 2012년 32.7%를 차지했던 나홀로 여행객 비중은 2014년 1분기에 36.5%로 증가하면서, 자칫 1인 가구가 여행을 떠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 ⓒ 대학내일20대연구소

하지만 나홀로 여행객을 떠나는 이들이 모두 1인 가구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20대 1인 가구의 올해 국내여행 경험은 71.4%로 나타난 반면 20대 다인 가구는 78.2%였으며, 30대 1인 가구(77.1%)도 30대 다인 가구(80.3%)보다 국내여행 경험은 적었다.

해외여행도 마찬가지다. 20대 1인 가구의 올해 해외여행 경험은 41.7%였지만 20대 다인 가구는 48.9%로 나타났으며, 30대 1인 가구도 42.2%로 30대 다인 가구(50.4%)보다 적게 나타났다.

한편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 증가원인으로 '가족가치 악화(28.9%)', '개인주의 심화(23.6%)' 등을 꼽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 결과에서도 20·30대 1인 가구가 가족들과 고민거리를 이야기하는 경우는 각각 3.69점, 3.59점인 반면 다인 가구는 4.18점, 4.42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 ⓒ 대학내일20대연구소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가족에게 의지한다는 응답 또한 20·30대 1인 가구가 4.07점, 3.68점에 그친 반면 다인 가구는 4.40점, 4.71점으로 높았다. 반대로 가족 중 누군가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도움을 준다는 비율도 20·30대 1인 가구가 4.77점, 4.55점인 반면 다인 가구는 5.00점, 4.98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친지관계가 동료 관계보다 중요하다는 생각하는 비중 또한 20·30대 1인 가구가 4.11점, 4.20점인 반면 다인 가구는 4.58점, 4.60점을 보이며 가족과 함께 지내지 않는 1인 가구가 보다 실용주의적 가족가치관을 지니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