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UP] KFC, 맥주 판매 안한다더니..'청소년'과 '맥주' 공존할 수 있을까?
[POP-UP] KFC, 맥주 판매 안한다더니..'청소년'과 '맥주' 공존할 수 있을까?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6.07.14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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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부터 주류 판매를 시작한 KFC 매장

패스트푸드 업체 KFC가 맥주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KFC 측은 '치맥(치킨)문화 활성화'차원에서 맥주판매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패스트푸드업계에서는 우려섞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단기 치맥열풍에 따른 변화로 볼 수도 있겠지만 KFC가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인 만큼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다보니 외형확대를 한 것 아니냐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주장에 KFC 측은 "외형확대는 아니다"며 의혹을 일축했지만, 사정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치킨시장의 경쟁이 과열된 데다 심각한 소비침체 등으로 인해 KFC가 두산에서 영국계 사모펀트인 CVC 파트너스에 인수됐을 당시보다 부진한 실적으로 매물시장에서 인수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을 추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1일 KFC가 주요 제품을 가격인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매각에 앞서 무리하게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청소년 소비층이 두텁고, 어린 나이의 아르바이트생이 많이 일하고 있는 패스트푸드점인 만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KFC 맥주판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영화 속 배우들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청소년 흡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이를 규제하기 위한 연구에 들어간 것처럼 어린이·청소년이 자주 이용하는 패스트푸드에서의 주류 판매가 미성년자의 음주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 주문시 음주를 부축이는 것처럼 보여지는 주문대 앞 풍경

이 같은 논란 때문에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한국맥도날드가 판교 테크노벨리 '시그니처버거 직영점'에서 햄버거와 함께 생맥주 판매를 시작했지만 1호점 이상 확장하지 못한 바 있습니다.

맥도날드 측은 앞으로도 주류 판매 매장을 늘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당시 KFC 측은 "주류 판매 시 아르바이트생도 19세 이상으로 뽑아야 하는 등 법적인 제한 등으로 인해 현재 구체적인 실행은 하지 않고 있다"고 본지에 밝혔으나, 5개월 만에 마음에 바뀌었나 봅니다.

현재 KFC 측은 매장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며 주류 매장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KFC 관계자는 "판매하는 직원들은 다 성인이고, 주문을 할 때와 맥주를 받을 때 신분증을 확인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패스트푸드의 특성상 서비스가 빠르게 진행이 되고 매장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자칫 신분확인을 철저히 하지 못해 맥주를 판매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실수로라도 미성년에게 주류를 판매하게 되면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 됩니다.

보통 법적으로 미성년자가 종사하는 업종에는 주류를 판매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만약 패스트푸드에서 주류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일반식당으로 업종을 변경해야 합니다.

KFC은 모든 매장을 일반식당으로 등록한 상황입니다. 맥주 판매 전 지점화에 대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하지만 않을 뿐 실제 매장 내 콜라와 맥주가 함께 있는 풍경이 펼쳐질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는 예측할 수 없는 일입니다.

현재 맥주를 판매하는 매장의 안팎으로는 노란 바탕에 검은색의 글자가 세겨진 치맥 광고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기자가 방문한 밤 9시경 매장 한쪽에서는 성인들이 치맥을 즐기고 있었고 또다른 한쪽에서는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햄버거를 먹고 있었습니다.

매장 근처에 살고있다는 학생 A(18)군은 KFC의 이같은 매장 분위기에 대해 "처음에는 KFC가 맥주집으로 바뀐줄 알고 들어가면 안되는 줄 알았는데 들어와보니 KFC가 맞았다"며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가 바뀌어서 그런지 가능하면 한 잔 마시고 싶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1인 가구들에게는 적당한 양의 저렴한 치맥 상품이 개발돼 유용하긴 하나, 술을 판매하면서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일들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만큼 KFC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