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대학 술문화' 개선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
[뉴스줌인] '대학 술문화' 개선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
  • 이용진 기자
  • 승인 2016.09.0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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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통계자료와 함께 본 신입생 음주 사고 문제
▲ 우리는 여전히 술을 많이 마신다 ⓒpixabay

또 음주 사고가 일어났다.

개강파티에서 술에 취한 여대생이 대학교 건물 3층으로 올라가 추락한 것이다. 해마다 대학생 음주 사고에 대한 소식이 들린다.

사실 신입생들에게 대학교 술자리란 특별하다. 대학에 들어가면 오리엔테이션부터 술자리 문화를 배운다. 선배들과 술 마시는 자리에 불리어 가고, 동아리에 가입할 때도 술자리는 필수다. 동기들끼리 술자리를 만들기도 하고 기숙사에 사는 룸메이트들과 마실 때도 있으니 마치 술 마시러 대학교에 간 건 아닌가 하는 착각도 든다. 술자리에 나가지 않거나, 술을 권유하면 거절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사실 쉬운 문제는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 우리나라 국민의 상반기 주류 소비, 섭취 실태를 조사한 바 있다.

▲ ⓒ식약처 보도자료 캡쳐

조사 결과 고위험음주자 및 폭탄주를 마시는 사람은 2013년도 조사에 비교해 줄어들었다. 고위험음주자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 이상 마시는 사람을 말하며, 도수 17%인 소주를 기준으로 남자는 8.8잔, 여자는 5.9잔이 그 기준이다. 2013년도까지 82.5%까지 증가하던 고위험음주자는 2016년 상반기 조사 결과 58.3%로 줄어들었고 폭탄주를 마시는 사람도 55.8%에서 45.7%로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의 인식이 조금씩은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으로 보일 수는 있으나, 아직 대학교에서는 계속해서 이러한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릴 슬프게 한다. 특히 20대의 경우, 다른 연령대보다 고위험음주자의 비율이나, 폭탄주를 먹는 사람의 비율이 여전히 높은 수치의 결과가 나왔다. 과일 향이 나는 소주의 증가에 따라, 도수가 낮고 당류 함량이 높은 술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도수와 상관없이 먹는 양을 줄이지 않으면 결국 취하는 건 똑같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보면 대학생들에게 술자리는 고등학교 때의 교실과 같은 의미다. 강의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속감, 내 존재를 어필할 수 있는 발표 시간, 쉬는 시간에 하는 수다의 즐거움, 선생님이 하시는 실없는 농담 등 모두 술자리에서 대리만족할 수 있다. 대학교는 외로운 공간이다. 친구가 쉽게 만들 수도 없고, 교수님과 담임선생님은 분명 다르다.

많은 신입생이 술자리를 빠질 수 없고, 술을 거절할 수 없는 이유는 재미없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다. 또 늘 단체였었던 학교에서 혼자이기 싫은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서로 도와야 한다.ⓒpixabay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수긍하자는 말은 아니다. 당사자 자신의 힘으로만, 학생들만의 인식 변화만으로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모두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은 대화 시간을 갖는 것으로, 학교에서는 건전한 활동 및 행사 지원 등으로, 국가는 건전한 음주 문화 홍보 같은 제도의 개선으로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더 이상은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우리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데일리팝=이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