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탐방] 초보혼밥러 주목, 혼밥족 위한 바 테이블 완비 합정 '닭선생'
[혼밥 탐방] 초보혼밥러 주목, 혼밥족 위한 바 테이블 완비 합정 '닭선생'
  • 박미영 기자
  • 승인 2016.11.02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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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느낌 닭요리..가격도 적당
▲ 닭선생 매장 내부

1인 가구의 증가로 혼밥·혼술하는 나홀로족이 늘면서 혼밥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1인 가구 전체가 혼밥이 익숙한 건 아니다. 혼자 살고 있는 직장인 A씨(23)는 "직장 때문에 혼밥을 자주하지만 할 때마다 불편하다"며 "프로혼밥러가 되고 싶지만 남들의 눈치를 신경쓸 수 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프로혼밥러가 되기 위한 조건은 뭘까? 네티즌들이 선정한 혼밥 레벨처럼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고깃집에 가서 당당하게 "1인분이요!" 외치면서 먹는게 프로혼밥러가 되는 길일까? 혼밥·혼술·혼놀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생긴 본질적인 이유는 '혼자서 편하게 먹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혼밥러를 지향하며 혼밥을 실시하는 대부분의 초보혼밥러들은 사람들의 눈초리 앞에서 무너진다.

합정역 인근에 위치한 닭선생은 프로혼밥러를 지향하는 초보혼밥러에게 적격인 가게다. 혼밥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가 한정적인 닭요리를 국밥, 덮밥과 같이 1인 위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해놓았거니와 1인을 위한 바 테이블까지 따로 구비돼 있기 때문이다.

▲ 합정역 인근에 위치한 닭선생

1인을 위한 바 테이블
반찬·물통·이쑤시개 미리 구비돼

닭선생은 합정역 3번 출구로 나와 서교동 사거리 방면으로 내려가다보면 호텔더디자이너스 홍대점이 있는 4번째 골목 안에 위치해 있었다. 골목에는 카페 같은 비슷비슷한 가게들이 많았다. 닭선생은 수공예 가게와 분식점 사이에 위치해 있었는데 간판이 유일하게 하얀색이라 발견하기 쉬웠다.

닭선생은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사진과 달리 8평 정도로 비좁았으나, 가게 전체 인테리어가 나무로 돼 있어서 마치 친척집에 밥을 얻어먹으러 온 것과 같은 아늑한 느낌을 받았다. 오른쪽에는 1인을 위한 바 형 테이블이 있었고 왼쪽에는 4인 테이블이 3개가 놓여 있었다. 바 형 테이블에 놓여진 의자는 옛날 초등학교에서 쓰이던 의자였다. 의자의 높이가 낮아서 바에 앉았을 때 테이블과 무릎의 거리가 여유 있었다.

▲ 닭선생의 1인 바 테이블 위 피규어들

바 테이블 위에는 슈퍼마리오, 톰과 제리, 원피스 등 다양하고 귀여운 피규어들이 일렬로 놓여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테이블마다 물통, 컵, 김, 조미료, 이쑤시개 등이 미리 준비돼 있어서 주문할 때 외에는 따로 직원을 부를 필요가 없었다. 특히 김은 원하는 만큼 집게로 집어서 먹을 수 있어서 양조절도 가능했다.

한산한 시간대인 3시에 갔기 때문인지 가게에는 혼자 식사하는 중년의 여성 뿐이었다. 기자는 혼자 갔기 때문에 바 테이블 끝자리에 앉았다.

메뉴로는 닭곰탕, 닭선생라면, 닭불고기덮밥, 닭도리백반, 닭개장, 치킨까스 등 총 6가지로, 가격은 최소 5000원에서 최대 7000원까지 혼자 밥먹기 적당한 가격이었다.

주문을 시키기 전 "혼자 밥먹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메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닭선생의 사장은 "보통 간편하게 덮밥을 선호하시는데, 닭곰탕하고 백반도 많이 드시기도 해 취향에 따라 다르다"고 대답했다. 기자는 추운 날씨 때문에 따끈한 국물이 있는 닭곰탕을 주문했다.

▲ 닭선생의 닭곰탕

주문한 지 10분도 안 돼서 음식이 나왔다. 닭곰탕과 반찬들을 놓아도 옆자리 간 거리는 적당했다. 닭곰탕과 함께 나온 반찬은 오징어젓갈과 김치로 소박했으나 양이 넉넉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었다. 닭곰탕은 닭가슴살을 찢어서 소면과 함께 국물에 담긴 채로 나왔는데 닭가슴살은 퍽퍽하지 않았고 부드러웠다. 소면을 건져 먹은 뒤 밥을 말아먹었는데, 20대 여성 기준으로 양이 넉넉했다.

테이블에 소금과 후추가 있어 입맛에 맞게 간을 조절할 수도 있었으나 간도 짜게 먹지 않는 이상 따로 맞출 필요가 없었다. 반찬으로 나온 김치와 오징어젓갈도 짜지 않았고 간이 적당했다.

사장은 "주로 점심시간인 1시에서 3시 사이나 늦은 저녁을 해결하러 오시는 분들 중 혼자 밥먹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저렴한 가격과 1인을 위한 바형 테이블 때문에 눈치를 보면서 먹을 필요가 없어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인을 위한 바형 테이블을 둔 이유도 혼자 밥먹으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닭선생의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다. 일요일은 휴무다.

▲기자가 매긴 별점

맛        ★★★★★(간도 적당, 양도 적당)
가성비    ★★★★★(혼밥하기엔 적당한 가격대)
식사환경  ★★★☆☆(비좁지만 여유로운 시간대에는 느긋이 식사 가능)

(데일리팝=박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