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체험기]모디슈머 노린 '더위사냥·빠삐코·비비빅' 아이스크림·라떼 콜라보레이션
[솔직체험기]모디슈머 노린 '더위사냥·빠삐코·비비빅' 아이스크림·라떼 콜라보레이션
  • 박미영 기자
  • 승인 2016.11.10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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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빠삐코, 싱크로율 100%..아이스크림 맛과 똑같아
▲ 왼쪽부터 '더위사냥', '빠삐코', '비비빅' 아이스크림과 라떼

비비빅을 녹여서 팥빙수처럼 먹었던 그때를 기억하는가. 우리는 그때부터 모디슈머의 기질을 타고 났다. 모디슈머는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제조업체가 제공한 조리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재창조한 방법으로 제품을 즐기는 소비자를 말한다.

모디슈머의 활약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음식은 라면이다. 2012년부터 서로 다른 2개를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이른바 트랜스포머 레시피가 등장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혼합해 만든 짜파구리, 너구리와 떡볶이를 혼합한 너볶이, 오징어짬뽕과 짜파게티의 오파게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나홀로족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모디슈머의 활약은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 똑같은 즉석식품을 먹더라도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독특한 레시피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디슈머가 창조한 레시피를 활용한 마케팅이 등장하고 아예 모디슈머 레시피를 제품화하는 업체도 생기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이 롯데푸드, 빙그레와 손잡고 출시한 아이스크림 라떼 3종도 모디슈머 레시피를 제품화했다고 볼 수 있다. 아이스크림을 녹여도 보고 빙수로도 만드는 모디슈머들을 겨냥한 화제의 '더위사냥 라떼', '마시는 빠삐코', '비비빅 라떼'는 왠지 모르게 호기심을 이끌어낸다. 맛은 어떤지, 아이스크림과 라떼로 먹었을 때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이러한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데일리팝이 시중에 판매중인 더위사냥 라떼, 마시는 빠삐코, 비비빅 라떼를 직접 먹어보고 맛을 비교해봤다.

먼저 가격 별로는 라떼 모두 1500원으로 가격이 같았으며 내용물도 300ml로 동일했다. 칼로리는 빠삐코가 265kcal로 가장 많았고 비비빅이 248kcal, 더위사냥이 195kcal순이었다.

아이스크림은 더위사냥이 140ml로 내용물이 가장 많았고 빠삐코가 130ml, 비비빅이 70ml이었다. 칼로리는 빠삐코가 160kcal로 가장 많았고 비비빅이 135kcal, 더위사냥이 125kcal이었다.

▲ 왼쪽부터 '더위사냥(라떼)', '더위사냥(아이스크림), '빠삐코(라)', '빠삐코(아)', '비비빅(라)', '비비빅(아)'

색깔은 라떼보다 아이스크림이 경미하게 진했으나 비비빅만 차이가 심했다. 아이스크림은 갈색이었으나 음료수는 연한 핑크빛을 띄고 있었다.

라떼의 포장 겉면에는 모디슈머를 겨냥해 아이스크림과 라떼를 즐기는 방법이 나와 있었다. 더위사냥은 "둘이 섞어 커피맛 더위 빙수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고 나와 있었고 비비빅 라떼는 오리지날 비빙수를 즐기는 방법이라며 아이스크림과 라떼를 섞어먹으라고 권유했다.

단맛은 아이스크림과 라떼를 종합해서 비비빅, 빠삐코, 마시는 빠삐코, 더위사냥, 더위사냥 라떼, 비비빅 라떼 순이었지만 사실 모든 제품이 단맛이 강해서 비교하기 어려웠다.

▲ 왼쪽부터 '더위사냥', '빠삐코', '비비빅'으로 얼린 라떼(위), 녹인 아이스크림

맛을 세세하게 비교하기 위해 반대로 아이스크림을 녹이고 음료를 얼리는 식으로 비교해봤다. 먼저 더위사냥 아이스크림을 녹이고 맛을 보니 한마디로 '믹스커피'였다. 당 떨어졌을 때 먹으면 좋았다. 반면 더위사냥 라떼를 얼려서 먹었을 경우에는 물 조절을 잘못한 믹스커피 맛이 났다. 밍밍한 맛이 강하게 느껴졌고 약간 쓴맛이 나기도 했다.

빠삐코 아이스크림을 녹인 맛은 한모금만 마셔도 진한 초코맛이 입안을 맴돌아 너무 달았다. 반대로 마시는 빠삐코를 얼려 먹었더니 특유의 빠삐코 초코맛이 나면서 빠삐코 아이스크림을 그대로 먹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 비비빅 아이스크림 녹았을 때 모습

비비빅 아이스크림은 녹이니 팥 덩어리가 있어서 차가운 단팥죽을 먹는 듯했다. 팥 때문인지 빠삐코의 초코맛보다 달았다. 반면 비비빅 라떼를 얼리면 연한 비비빅 맛이었다. 밍밍한 건 물론 먹으면서도 비비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비슷하지 않았다. 오래 음미하다보면 한약 맛이 느껴지기도 했다.

종합적으로 아이스크림과 라떼를 비교해본다면 세 제품 다 오리지널을 이기지 못했다. 싱크로율로 표현하자면 더위사냥 아이스크림과 라떼의 싱크로율은 90% 정도였으며 비비빅은 70%였다. 비비빅은 호불호가 갈리는 아이스크림답게 라떼도 호불호가 심하게 나뉠 것 같았다. 또한 팥이 없었기 때문에 팥을 좋아하는 사람은 실망할 수 있다. 빠삐코는 싱크로율 100%로 빠삐코만의 특유의 초코맛을 그대로 라떼에서도 재현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하지만 가격이 아이스크림에 비해 싸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아이스크림을 먹는게 나았다.

(데일리팝=박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