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솔로이코노미] 편의점, 커피는 성공하고 도넛은 실패한 이유
[日솔로이코노미] 편의점, 커피는 성공하고 도넛은 실패한 이유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6.12.08 1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일본 편의점에서 한 남성이 편의점 커피를 구매한 후 계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와 산업·경제는 전반적으로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고 한다.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한 번이라도 일본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물론 최근 우리나라의 편의점도 일본 못지않은 다양한 상품군과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사로잡는 식품군을 개발·판매하고 있지만 일본을 따라했다는 인식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편의점 3사에서 보여주고 있는 배달·택배·은행 등의 서비스부터 PB상품의 개발 그리고 브랜드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활용한 생필품 판매는 이미 일본에서 적용된 사례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우리나라가 일본의 편의점 산업을 따라했다는 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선 선례를 잘 분석해 좋은 점은 배우고 안 좋은 점은 사전에 예방하자는 말이다.

日편의점 커피, 커피프랜차이즈 영향 미미
편의점 도넛 시장 실패 ..미흡한 업계 분석

 
최근 일본 편의점에서는 스테디셀러이자 전략 상품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던 커피와 도넛의 균형이 깨졌다. 여전히 편의점 매대 옆을 지키며 스테디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커피와 달리 도넛이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편의점 커피는 일본 맥도날드의 맥카페 성공을 계기로 로손과 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 편의점 3사가 새로운 수요 창출을 통해 편의점의 잠재적인 사업 규모 확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이후 편의점 커피는 단번에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그렇다고 일본 편의점 커피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처음 많은 수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편의점이 커피 시장에 진출 할 경우 기존 커피체인점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커피업계의 우려 섞인 시선과 달리 편의점 커피는 부담 없이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정착 시키며 새로운 수요를 낳았다.

일본 편의점 관계자는 "(처음 시작 당시)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우려와 달리 기존 커피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내 편의점 매출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커피로 성공 경험한 커피 수요자들이 도넛을 함께 구매할 것이라 보고 연이어 도넛 시장에 진출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보통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해당 분야의 현 시장과 잠재 시장 규모 등을 파악하게 되는데 편의점업계에서 이것을 간과하고 불황을 겪고 있는 도넛 시장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현재 일본 도넛 업계는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 봄 크리스피 도넛이 연이어 폐점하는 등 경영 상태가 나빠진 것에 이어 일본의 도넛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도넛 프랜차이즈 '미스터 도넛'의 경우에도 2016년 3월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7억엔 감소하는 등 경영 위기 상태에 돌입했다.

일본 전자공시시스템 EDINET에 따르면 미스터 도넛은 2012년 3 월 1147억엔, 2013년 1111억엔, 2014 년 1030억엔, 2015년이 1020억엔, 2016 년이 915억엔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