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丁酉年), 키워드 'CHICKEN'으로 보는 식품 트렌드
2017년 정유년(丁酉年), 키워드 'CHICKEN'으로 보는 식품 트렌드
  • 이용진 기자
  • 승인 2016.12.30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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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닭'의 해가 밝았다. 새벽을 알리는 우렁찬 울음소리를 지닌 닭은 예부터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다. 지난해 식품업계는 장기불황, 위축된 소비심리,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환경적 변화를 맞이하며 생존을 위해 어느 해보다 치열했다. 특히 솔로 이코노미 시장이 대폭 성장하여 1인 가구 식품업계의 새로운 움직임이 움트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에도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환경적 변화에 따른 맞춤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기존에 없던 새로움, 색다른 경험들을 제공하며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펼쳐 나갈 것" 이라 밝혔다.

'새로운 아침'을 우렁찬 울음소리로 알리는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을 앞두고 2016년 식품업계의 다양한 트렌드를 통해 오는 2017년 시장을 예상해 볼 수 있도록 특징을 'CHICKEN'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C-carriable 1인 가구 겨냥한 소용량 ·소포장 제품 열풍!

올 한해 식품업계를 관통한 가장 큰 흐름은 1인 가구 증가이다. 1인 가구가 5년여 만에 100만 가까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1인 가구는 5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식품업계에는 이러한 추세에 따라 간편함을 앞세워 패키지 사이즈를 줄인 소용량·소포장 제품을 속속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오는 2017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과브랜드 돌코리아은 몸에 좋은 견과, 씨앗, 건과일을 한 입 크기의 작은 바 형태로 소포장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미니 트리플 바' 2종을 선보였다. 아몬드, 땅콩, 호박씨 등 3가지 견과와 씨앗, 그리고 건과일을 하나로 합쳐 고소한 맛과 건강함을 동시에 잡을 수 있어 1인 가구 소비자들을 위한 간편간식으로 인기가 좋다.

농심켈로그도 큰 용량에 선뜻 구입하지 못했던 1인 가구 소비자들을 위해 켈로그 시리얼을 컵 형태의 소용량 용기에 담은 '켈로그 컵 시리얼'을 출시했다. 또한 1회 제공량씩 개별 포장되어 간편히 휴대 가능한 '스페셜K 스페셜팩', '첵스초코 펀팩'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빙그레도 '투게더' 출시 42년 만에 1인용 소용량 제품 '시그니처 싱글컵'을 선보였고 시그니처의 용량은 기존 투게더의 약 8분의 1 수준인 110ml로 혼자 먹기 좋은 사이즈로 출시됐다.

H-Healthy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 신뢰 쌓아

지난해 대한민국을 들썩였던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케미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 여파가 식품업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성분을 꼼꼼히 따지고 안전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인공색소나 감미료 등 화학성분을 배제하고, 믿을 수 있는 원재료를 내세우는 안심 마케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건강생활의 일일유통 브랜드인 풀무원녹즙은 매일 착즙한 신선한 유기농 명일엽과 유기농 케일 생즙이 25% 함유되어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명일엽과 헛개 발효녹즙' 을 선보였다. 풀무원의 특허 식물성 유산균으로 주원료를 발효해 영양은 강화하고 효소가 살아있는 생즙을 함께 담아 바쁜 직장임들이 건강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CJ제일제당의 'The더건강한 햄'은 최소한의 재료로 만든 안전한 햄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돈육함량은 높이고 합성첨가물은 넣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고 있으며 대상 청정원은 완두, 대추, 치즈 등의 원재료를 낮은 압력과 온도를 활용한 진공저온공법으로 가공해 본연의 맛은 살리고 안전성은 높인 건강한 스낵 '츄앤 크리스피'4종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I-immediate 즉석에서 간편히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출시 줄줄이 이어져

혼술족, 혼밥족 등 신조어의 등장과 함께 즉석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간편가정식 시장 규모는 올해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식품업계는 간편한 한 끼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컵밥을 선보이고 있으며, 혼술족(族)들을 위한 간편 안주시장도 대폭 성장할 것이다.

오뚜기는 100% 국산 닭가슴살을 사용한 '춘천닭갈비덮밥' 푸짐한 채소와 낙지의 조화가 입맛을 돋우는 '매콤낙지덮밥' 등 기호에 따라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오뚜기 컵밥' 6종을 출시했다. 컵밥은 용기에 즉석밥과 소스를 넣어 데우면 완성돼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혼술족들을 위한 가성비의 간편안주도 인기다. 동원 F&B는 '요리'의 개념을 안주에 접목시켜 캔을 따기만 하면 근사하게 조리된 안주를 먹을 수 있다는 컨셉의 '동원 포차' 6종를 출시했다.

C-collaboration 업계를 넘나드는 이색 콜라보레이션

겉과 속이 다른 반전매력을 지닌 제품을 선보이는 등 업계를 넘나드는 이색 콜라보레이션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흥미를 주는 제품들도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식품업계의 장수브랜드가 기존 인지도를 기반으로 다른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며 협업 열풍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이미 상향 평준화된 식품업계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찾는 소비자들의 눈에 들기 위한 전략적 협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유 제조사인 빙그레는 화장품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와 협업해 바나나맛 단지용기를 본뜬 용기에 우유 대신 로션을 담은 '바나나 우유 바디로션'을 선보였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특유의 시그니처인 용기 중앙 부분이 불룩한 바나나 맛 우유 패키지는 많은 소비자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했고 열흘 만에 완판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롯데제과와 협업해 요구르트 원액을 그대로 담아 새콤달콤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롯데 요구르트 젤리'를 선보였다. 이번 제품은 출시 첫 주 만에 3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돌파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K-Kidult (Kids+Adult) 아이처럼 장난감에 빠져있는 '키덜트족'

장난감을 사랑한 어른 ‘키덜트족’이 식품업계의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키덜트족(kidult)'은 키즈(Kids)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캐릭터 상품 등 장남감 구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자들을 뜻한다. 지난해 식품업계는 키덜트 문화의 확산으로 편의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이용한 PB(자체브랜드) 상품을 출시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2017년 키덜트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을 위한 캐릭터 상품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켈로그의 프링글스는 재작년 국내 첫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프링글스 파티스피커'의 명성을 이어 프링글스 원통형 캔 위에 끼울 수 있는 무드 등 '소망램프'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콧수염에 빨간 나비넥타이를 맨 프링글스 상징 캐릭터 '미스터 피' 얼굴 모양에 흰색·핑크·파랑 등으로 바뀌는 이색적인 분위기의 불빛을 볼 수 있어 아이뿐만 아니라 키덜트들의 수집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판매한 대표적인 캐릭터 상품인 원피스 피규어는 준비한 물량 22만 개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으며, 이탈리아 식품회사 페레로가 만든 초콜릿 상품 '킨더조이' 는 달걀 모양의 포장에 초콜릿과 함께 초소형 장난감을 담은 '펀 마케팅'으로 수입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품귀 현상을 겪기도 했다.

E-Experience 체험마케팅의 시대!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

경험을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직접적인 소통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특히 제품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제 3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의 철학을 알리고 색다른 경험을 선보이는 기업들의 시도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으며, 이러한 식품업계의 체험마케팅은 올해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남 역삼동에 국내 최초 시리얼 카페를 선보인 농심켈로그는 "시리얼은 아침식사용"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삼시세끼와 간식으로 언제든지 건강한 시리얼을 즐길 수 있게 한 새로운 발상의 공간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빙그레 역시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관에 소프트 아이스크림 팝업스토어인 '소프트랩'을 오픈해 소비자들의 제품 체험 기회를 넓혔다. KGC인삼공사가 서울 대치동에 선보인 홍삼카페 '사푼사푼' 역시 건강 기능 식품을 카페에서 즐긴다는 새로운 컨셉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N-New flavor 김치찌개, 간장치킨 맛 등 새로우면서도 친숙한 이색과자 선보여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국내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새로운 맛의 제품 출시도 새로운 흐름이다. SNS를 통한 인증 문화와 입소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색 상품을 출시하는 트랜드가 2017년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 '스윙칩 간장치킨맛'은 간장치킨 특유의 풍미를 스낵에 재현한 제품으로 출시 6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오리온의 '초코파이 정 바나나' 역시 1974년 초코파이가 나온 이후 42년 만에 '바나나 맛'자매제품을 출시해 20~30대 젊은 소비자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SNS에 하루 1000건 이상의 제품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며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데일리팝=이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