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한 IT] "세탁 시작" 말만 하면 척척..말로 쓰는 가전, 스마트폰 넘어 다양화
[Hip한 IT] "세탁 시작" 말만 하면 척척..말로 쓰는 가전, 스마트폰 넘어 다양화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5.11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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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4s에서 시리를 처음으로 소개한 이후, 스마트폰 회사들은 앞다퉈 음성인식 서비스를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S보이스, LG전자의 Q보이스가 대표적이다. 시리에서 "삼성 좋아"나 "사랑해" 등의 말을 건 뒤 반응을 보는 영상도 한때 유행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인 기어S3를 말로 이용하는 방법으로 S보이스를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갈고 닦은 삼성은 최근 갤럭시S8 출시와 함께, 새로운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말을 걸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서비스 자체는 이제 특이한 일이 아니다. 이런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식은 그리 다양하지 않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편리하다는 반응도 많다. 물론 여전히 실용적인 사용 보다는, 대화나누기 등 놀이로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놀이문화를 넘어서서, 가전기기를 사용하는 편리한 방법으로 '말하기'가 자리잡기에 스마트폰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스마트폰은 항상 손에 쥐고 다니는 물건이어서, 손을 이용한 조작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으며 말로 쓰는 방법은 보조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대로라면, 음성인식을 보다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스마트폰보다는 생활가전 쪽에서 찾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한 장소에 고정돼 있지만 이용할 때마다 설치장소를 찾아가기는 귀찮은, 다시 말해 리모콘이 필요한 제품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가전제품 사용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LG전자가 최근 내놓은 홈 IoT 기기를 보면, 이런 발상을 확인할 수 있다.

LG는 최근 기다란 원통형 스피커 모양의 '스마트씽큐 허브 2.0'을 출시했다. 지난 해 선보인 '스마트씽큐 허브'에 음성인식을 통한 자연어 처리 기능을 더한 버전이다.

 

▲ (사진=LG전자)

이 제품은 음성만으로 손쉽게 집 안의 가전제품을 작동시키고 상태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세탁 시작해"라고 말하면 세탁기를 바로 작동시키고, "세탁 언제 끝나?"라고 말하면 "20분 남았습니다"라고 알려준다. 리모콘 없이 에어컨을 이용할 수도 있다. 날씨나 일정 등 정보를 물어볼 수도 있다.

'스마트씽큐 허브 2.0'은 무선랜(Wi-Fi)이나 블루투스 등을 통해 가전이나 홈 IoT 기기들을 연결해 사용한다.

 

▲ (사진=삼성전자)

다른 한편으로, 두 손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가전제품을 이용할 때도 음성인식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시리나 빅스비 등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비서들도 이같은 기능을 강조하는 편이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2017년형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는 음성인식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식재료를 만지거나 손에 물이 묻는 등, 전자제품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주방의 환경에 주목한 발상이다.

냉장고에 대고 말만 해도 인터넷 검색과 쇼핑, 일정 관리, 라디오 실행 등을 할 수 있다. 재료와 상황, 종류로 구분된 800여개의 레시피를 음성으로 검색할 수도 있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없이 대형화면으로 스마트폰의 화면을 그대로 즐기는 '폰 미러링', 오늘의 날씨를 비롯해 미세먼지 농도, 주요 뉴스의 헤드라인을 알려주는 ‘모닝브리프‘ 등의 편의기능도 탑wo하고 있다.

KT 역시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 TV '기가지니'를 LG전자의 IoT제품과 연동시킨 'GiGA IoT 홈매니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본적으로는 GiGA IoT 홈매니저 앱을 통해 이용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을 와이파이로 '기가지니'와 연동시킬 경우, "지니야, 에어컨 켜!"와 같은 말을 해서 제품을 켜고 끌 수 있다. 또 제습 모드처럼 세부 설정도 말로 설정할 수 있다.

이처럼 홈 IoT와 음성인식이 결합할 경우, 말로 이용하는 똑똑한 가전의 실용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연동시켜,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전제품을 이용하는 시대는 이미 열려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음성인식 서비스와 가전제품간 연동이 자연스레 이뤄진다면, 리모콘이 과거의 유물 신세가 되는 시대를 상상해보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