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한 IT] 아직 한국에선 뜨거운 태블릿 전쟁, 아이패드 9.7vs 갤럭시 탭 S3
[Hip한 IT] 아직 한국에선 뜨거운 태블릿 전쟁, 아이패드 9.7vs 갤럭시 탭 S3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5.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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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시장의 성장이 둔화된다는 신호는 벌써 수년 전부터 나왔다. 해외 시장조사업체들은 태블릿PC의 출하량이 최대치를 기록한 2014년을 정점으로 보고 있다. 이후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은 1년만에 15.6%나 감소했다는 조사도 있다.

승승장구하던 태블릿PC시장이 줄어들기 시작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대화면 스마트폰의 고성능화일 것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크기는 이제 5인치 중 후반대가 가장 보편적이다. 갤럭시 S8플러스는 심지어 6.2인치의 대화면을 채택했다. 분명 전화기(Phone)지만, 태블릿(Tablet)과 다를바 없는 크기와 성능을 보이는 Phablet 시대가 열린 것. 이에 따라 7~8인치대 소형 태블릿PC들이 대화면 스마트폰에게 자리를 뺏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좀 더 오래 경쟁력을 유지해온 10인치대의 대화면 태블릿PC들 역시 시장상황을 낙관할 수 없는 형편이다.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태블릿PC보다 뛰어난 슬림형 노트북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태블릿PC 시장의 축소는 전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전세계적인 추세"에서 벗어나 있다. 시장분석기관인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태블릿PC 출하량은 1년 새 19.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독 한국만 태블릿PC가 성장을 지속하는 이유로, 한국IDC는 "사교육이라는 특수한 시장"을 지목했다.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강의가 보편화되면서, 주요 검색사이트에 '인강용 태블릿'이 걸린지 오래다. 인강 구독권과 태블릿PC를 함께 판매하는 서비스의 경우, 어느 쪽이 메인 상품이고 어느 쪽이 사은품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지경이다.

물론 교육을 제외한 국내 태블릿 시장에서 기업용 출하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태블릿PC 시장의 11%는 기업용으로 조사됐다.

 

▲ (사진=애플)

이처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태블릿P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애플은 지난 4월 아이패드 9.7을 새롭게 출시했다. 같은 9.7인치의 아이패드 프로나 아이패드 에어보다는 입문자용에 가깝다는 평이다.

일단 가격 자체가 크게 저렴하다. 9.7인치의 레티나 디스플레이, 2048×1536의 해상도는 기존의 아이패드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469g의 무게, 7.5mm로 작고 가벼워 들고 다니기 편하다.

아이폰6s와 동일한 64비트의 A9칩을 적용해 배터리 사용시간이 최대 10시간에 달한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진 점은 애플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

태블릿PC업계의 세계 2위인 삼성전자도, 이에 대항하듯 5월 들어 갤럭시 탭 S3를 출시했다. 갤럭시 탭 S3는 4GB RAM, 6000mAh의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서 검증된 S펜을 탭 S3에서도 감정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펜과 비슷한 9.4mm의 펜대로 편안한 그립감을 강조했다.

갤럭시 탭 S3는 245.8mm의 수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특히 삼성전자 태블릿 최초로 4개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장한 점이 인상적이다. 미국 오디오 업체 하만을 인수한 뒤, 오디에 기능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 브랜드 AKG의 기술이 적용된 4개의 스피커는 화면 방향에 따라 좌우 스피커가 자동으로 바뀐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최신 모델에 탑재됐던 게임 런처 기능도 지원한다. 게임 중 방해 금지, 녹화, 화면 캡처 등은 물론 배터리 소모 최소화도 지원한다.

 

▲ (사진=삼성전자)

입문자용 보급형을 지향하는 저가의 아이패드 9.7과 달리, 갤럭시 탭 S3는 프리미엄 태블릿PC를 지향한다. 가격도 높고 성능구성도 삼성전자의 태블릿PC 라인업 중 최상이다. 통상의 애플과 삼성전자와의 관계와는 정반대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의 제품을 출시할 때, 종전 애플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라인업을 단순화해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프리미엄부터 저가까지 라인업을 다양하게 갖추고, 특히 저가형 시장을 장악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이 같은 입장변화를 두고, 애플이 입지가 좁아지는 태블릿PC 시장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아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이번에 출시한 아이패드 9.7의 가격을 크게 낮춰 출시했기 때문이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