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GOGO] 수제맥주·와인..혼술족 유혹하는 편의점 술의 '고급화'
[편의점GOGO] 수제맥주·와인..혼술족 유혹하는 편의점 술의 '고급화'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7.10 1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마트에서 불어온 수입맥주 바람은, 편의점 주류의 고급화와 다양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뉴시스

혼술이 각광받는 이유를 딱 잘라 하나만 들기는 어렵다. 1인가구의 증가와 혼술문화의 확대,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지는 경제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혼술족의 성별이나 연령대가 과거에 비해 크게 다양해졌다는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처럼 혼술족들의 구성이 다양해지자, 편의점들도 최근 혼술족을 위한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주의 경우 마른 안주나 과자 수준을 넘어서서, 족발이나 치킨 등 푸짐한 안주들이 혼술족을 유혹한다.

그러나 혼술족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술의 다양화다. 과거에는 집에서 마실 수 있는 술이 소주나 국산 맥주 정도로 선택의 폭이 좁았다. 손쉽게 살 수 있는 수입 맥주들은, 일본이나 일본이나 유럽 일부 글로벌 브랜드의 라거 맥주들이 주를 이뤘다. 라거 맥주 역시 독특한 풍미와 개성을 자랑하는 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던 수입 라거 맥주들은 맛의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에일이나 밀맥주 등 다양한 형태의 외국산 맥주가 마트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혼술족들의 선택지도 대폭 넓어졌다. '4캔에 1만원'의 할인가가 적용되면서 가격 부담도 과거에 비해 줄었다. 그리고 마트에서 불기 시작한 수입맥주 바람은 편의점에서도 불기 시작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무더위가 시작된 6월 들어 맥주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맥주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무려 37% 상승했다. 국산 맥주의 판매도 늘어났지만,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편의점 혼술족의 증가에 수입맥주 도입과 다양한 고급맥주의 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 편의점 CU는 해외 수제맥주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BGF리테일)

이런 추세에 맞춰 CU는 호주 크래프트 비어 브루어리인 스탁에이드 컴퍼니의 수제맥주 3종을 수도권 일부 지역과 부산에 출시했다. 스탁에이드 컴퍼니는 론칭 1년 만에 무려 26개의 세계 맥주 대회에서 수상하며 호주 대표 수제맥주 브랜드로 떠올랐다.

종류도 미국 스타일 에일과 과일향 나는 라거, IPA 등으로 다양하다. 해외 브루어리와 직접 컨택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기도 한다. 수제맥주 전문점 대신 집에서 편하게 해외 수제맥주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U는 이에 앞서 국내 업체인 세븐브로이가 개발한 지역맥주를 일부 지역에서 선 출시한 뒤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혼술족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고급화와 다양화를 선택한 모습이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달 국내 수제맥주 매출 1위 브랜드인 '플래티넘 에일' 맥주를 단독으로 출시했다. 플래티넘 에일 맥주는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매출 1위를 차지한 수제맥주 브랜드다. 지난 2015년 호주세계맥주대회(AIBA)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페일에일과 화이트에일 등 두 종류의 제품을 독자적인 디자인을 도입해 캔으로 내놓았다. 아시아인 유일의 세계맥주대회 심사위원인 윤정훈 브루마스터가 양조를 총괄했다.

편의점 판매 주류의 다양화와 고급화가 맥주에만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마트에서 판매되는 와인과 같이, 품질에 손색없는 와인들도 편의점에 진출했다.

 

▲ GS25가 지난해 출시한 고급 와인 (사진=GS리테일)

GS25는 지난해 고급 와인, '바이올린 소나타 NO.9 크로이쳐'를 출시해 20일만에 1만병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바이올린 소나타 NO.9 크로이쳐' 와인은 칠레 제품으로, 100% 까베르네쇼비뇽으로 만든 레드와인이다. 통상 지역과 원산지를 네이밍으로 했던 종래의 와인과는 다르게 베토벤과 톨스토이, 프랑스 화가 르네 프리네의 감성을 입혀 '바이올린 소나타 NO.9 크로이쳐'라는 이름을 탄생시켰다.

GS25는 와인의 레이블에 QR코드를 삽입해,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을 연주한 연주곡을 감상하면서 와인에 대한 해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와인을 제조한 칠레의 에라주리즈 와이너리는 1870년에 설립돼 칠레 와인의 개척자로 불린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