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한 IT] 갤럭시 A7, LG Q6..준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급기 딜레마 어떻게?
[Hip한 IT] 갤럭시 A7, LG Q6..준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급기 딜레마 어떻게?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7.1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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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중급기'에 해당하는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다. 최고급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지만, 저가의 보급형에 비하면 좋은 품질을 자랑한다는 컨셉이 이들의 공통점이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프리미엄폰에 비해서는 성능에 밀릴 수 있고, 보급형에 비하면 가격경쟁력이 약하다는 딜레마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번 신작들은 과연 중급기 딜레마를 벗어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갤럭시 A7 2017 (사진=SK텔레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A7의 2017년형 모델(이하 A7)을 SK텔레콤에서 단독으로 출시했다. 출고가는 58만8500원으로 책정됐다.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8의 경우 출고가가 93만5000원에 달한다. S8플러스 중에서도 저장공간이 128GB인 모델은 출고가가 115만5000원에 달한다. 최상위 모델에 비하면 A7의 출고가는 절반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갤럭시의 보급형 라인업은 J 시리즈의 30만원대 보다는 높은 가격이다. 출고가만 봐도, 시장에서 어떤 지위로 출시된 모델인지를 알 수 있다.

절반 가격으로 나왔지만 A7은 갤럭시 A 시리즈 최초로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 홈을 지원한다. 삼성페이를 지원하고 지문 인식 기능을 탑재했으며, IP68 등급의 방수·방진도 갖춰 보급형 라인업과는 차별화된 성능을 강조한다.

5.7인치의 화면과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큰 3600mAh의 배터리도 차별점이다. 김성수 SK텔레콤 스마트 디바이스 본부장은 "합리적인 가격과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기능을 이용하고 싶은 고객이 늘어나고 있어 삼성전자와 함께 갤럭시 A7(2017)을 출시하게 됐다"며, 타겟 소비자층을 명확히 밝혔다.

A 시리즈를 보유했던 삼성전자와 달리, 별도의 중급기 라인업이 없었던 LG전자는 최근 새롭게 Q6 출시를 예고하면서 중급기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 LG Q6 (사진=LG전자)

Q 시리즈의 첫 제품인 Q6의 출고가는 40만원대로 알려졌다. 프리미엄급인 G·V 시리즈의 출고가는 최근 90만원선이었고, 보급형인 X·K 시리즈는 20만원대 후반 또는 30만원대 초반으로 출시됐다. 같은 중급기인 갤럭시 A7보다도 다소 저렴하다.

화면크기는 5.5인치로 A7보다 다소 작다. 화면비율은 18:9로, 16:9의 A7과 다소 차이가 있다.

중급기를 표방한 두 제품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화질이 1080p의 풀HD로 동일한 수준이다. 두 회사의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 S8이나 G6의 QHD 화질보다는 아래 단계지만, 풀HD만 해도 어지간한 영상을 보는 데는 문제가 없다.

A7와 Q6는 램이 3GB, 저장공간이 32GB인 것도 동일하다. Q6는 램을 4GB, 저장공간을 64GB로 늘린 Q6플러스 모델을 별도로 출시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라인업의 램 4GB, 저장공간이 64GB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3GB 램에 32GB 저장공간만 해도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이 많다. 보급형 스마트폰의 상징인 저장공간 16GB, 램 2GB 이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수준이다. 중급기라는 차별성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차이도 있다. AP의 차이가 커 보인다. AP란 컴퓨터에 비유하면 CPU와 GPU를 합친 부품으로,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한다. 얼마나 반응속도가 좋은지는 보통 AP의 성능과 램의 용량 두 가지에 크게 좌우된다.

A7은 삼성전자 자체 개발 AP인 엑시노스7 7880(64bit)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AP브랜드인 스냅드래곤 시리즈 중 625 정도와 비교될만한 성능이다. 스냅드래곤은 800번대가 프리미엄 라인업이며, 400번대가 보급형 라인업이다. AP 역시 중급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Q6의 AP는 스냅드래곤 435다. 보급형 스마트폰에 쓰이는 AP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급기라고 내세우기에는 아쉬움이 크다는 평이다. 이밖에도 LG페이를 지원하지 않는다거나, 지문인식 기능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보급형에 비해 크게 경쟁력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급기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보급기에서 가격에 밀리고 프리미엄 라인업에 성능에서 밀리는 딜레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교결과를 종합하면, 두 제품은 이 점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상반된 전략을 택했다.

A7의 경우, 프리미엄 라인업과의 성능격차를 줄이려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 대가로 출고가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반면 Q6는 보급형과의 가격격차가 상대적으로 적다. 대신 성능에서 다른 중급기에 비해 모자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장 LG의 보급기 라인업인 X500과 비교해도, 장점이 무엇인지를 뚜렷하게 짚기 어려울 지경이다.

두 전략 중 어느 쪽이 성공할 지는 단정지을 수 없다. 다만, A7과 Q6는 출시된지 15개월이 지나 단말기유통법의 제약에서 벗어난 프리미엄 폰들과도 시장에서 경쟁해야한다. 소비자들이 이른바 15개월폰보다 더 매력을 느낄 지가, A7과 Q6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