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방송] 혼밥특공대·혼밥연구소..유쾌한 혼밥, 예능 블루칩으로
[1인가구 방송] 혼밥특공대·혼밥연구소..유쾌한 혼밥, 예능 블루칩으로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7.24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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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TV 예능 '맛있는 녀석들'이 선보인 프로그램 속 코너 '혼밥특공대'

코미디TV의 인기 먹방 예능 '맛있는 녀석들'이 지난 7월 21일 프로그램 속 코너로 처음 선보인 '혼밥특공대'는, '혼밥'이라는 키워드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화제인지를 잘 보여준다.

'혼밥특공대'는 미리 신청자들의 사연을 받은 뒤, 미리 연락하지 않고 홀연히 혼밥 장소에 나타나 함께 밥을 먹는 코너다. 이날 김준현의 등장에 신청자는 진심으로 놀란 표정이었다. 소형 카메라를 미리 설치해, 관찰카메라처럼 자연스런 촬영을 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주변 테이블에서 김준현을 훔쳐보는 커플들의 모습이 소소한 재미를 줬다.

신청자와 김준현은 좋아하는 음식부터 맛있게 음식을 먹는 법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대화의 시작은 역시 '혼밥'이었다.

김준현은 장난끼 섞인 목소리로 "친구가 없는 건 아니지"라고 물었다. 대학생인 사연의 주인공은 고등학교 때부터 혼밥을 했다며, "전 혼밥이 편하더라구요"라고 선선히 답했다.

'맛있는 녀석들'은 프로그램 속 코너 개념으로 '혼밥특공대' 8편을 사전 제작해 하나씩 공개할 예정이다. 김준현 외에 김민경, 문세윤, 유민상 등 다른 출연진들도 혼밥특공대로 나서, 신청자들의 혼밥 장소를 예고없이 찾아 재미있는 밥상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제작진은 지난 5월 '혼밥특공대' 티저 영상을 페이스북에서 공개해 뜨거운 호응을 확인하기도 했다. 티저 공개 이후 본격적으로 사연 접수를 받기도 전에, SNS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시청자들이 줄을 이었다.

이처럼 '혼밥'을 다룬 예능이 큰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혼밥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첫 손에 꼽힌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루려면, 시청자들이 혼밥하는 모습을 보면서 긍정적이고 즐거운 기분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혼밥족을 보며 외톨이 아니냐는 의심부터 떠오르는 사람이 많다면, 예능에서 다루기엔 어려워진다. 메뉴선택이 자유롭고, 식사하는 동인 개인시간을 누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이 널리 퍼진 결과가 혼밥을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르게 한 배경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 SK브로드밴드와 KBS미디어가 공동으로 제작한 '지숙이의 혼밥연구소'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6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한달간 트위터와 블로그의 키워드를 검색한 결과, 혼밥과 연관된 심리 1위는 "잘하다"였다. 이 밖에 "좋다", "맛있다", "즐기다" 등 긍정적인 검색어들이 주를 이뤘다. 물론 SNS에서 공개적으로 혼밥을 거론하는 이들이라면, 긍정적인 표현을 쓸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혼밥을 "잘하는 법"을 내놓고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보면, 혼밥 예능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혼밥특공대' 외에도 혼밥을 주제로 내놓은 예능은 많다.

SK브로드밴드는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인 옥수수의 콘텐츠 중 하나로, 전 레인보우 멤버이자 파워블로거인 지숙이 출연하는 모바일 쿡방 '지숙이의 혼밥연구소'를 KBS미디어와 공동으로 제작해 선보였다.

지난 7월 종영한 혼밥연구소에는, 혼밥족들이 직접 출연해 다양한 혼밥 사연들을 늘어놓기도 하고, MC인 지숙과 함께 직접 요리를 하기도 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었다. 직접 고안한 레시피나 전문가의 팁을 배울 수도 있어, 집에서 혼밥을 만들어 먹는 혼밥족의 관심을 끌었다. 방송 직후에 실제 방송에서 사용한 식재료를 1인가구용으로 양을 맞춰 구성한 쿠킹박스를 11번가에서 구매할 수도 있어, 모바일 쿡방과 온라인 쇼핑이 결합한 "비디어 커머스"의 실험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 네이버TV의 혼밥 예능 '러블리즈 미주&예인의 혼밥스타그램'

네이버TV 역시 혼밥 예능 '러블리즈 미주&예인의 혼밥스타그램'을 지난 7월 14을 최초로 선보였다. GTV와 UHD DreamTV에서도 방송되고 있다.

'혼밥스타그램'이란,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이 혼밥하는 사진을 게시할 때 즐겨 쓰는 해시태그다.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인 미주와 예인은 혼밥 레벨1부터 12까지 단계를 올려가며 혼밥을 시도한다.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끌었던 '혼밥 레벨'이란, 혼밥을 하기 쉬운 장소와 어려운 장소의 단계를 매긴 개념이다. 혼밥족들이 자주 찾은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 체인점은 낮은 단계인 반면, 고깃집처럼 혼밥족들을 흔히 보기 힘든 장소는 레벨이 높다.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혼밥족들이 늘어가면서, 이런 장소에서 혼밥을 즐겁게 하는 모습도 예능의 소재로 쓰이게 된 것이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