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코기라더니..햄·소시지에 표시 없이 비계 추가해왔다
살코기라더니..햄·소시지에 표시 없이 비계 추가해왔다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8.0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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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소시지 표기 비교. 일본이나 프랑스에서는 돼지지방 포함 시 별도로 표기해야 하지만 한국은 관련 규정이 없어, 비계를 별도로 섞은 제품인지 알 수 없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햄이나 소시지는 혼밥족들의 한끼 반찬이나 혼술족들의 소소한 안주로 사랑받아왔다.

햄이나 소시지는 보통 돼지의 앞다리살 또는 뒷다리살을 사용한다. 족발 재료로도 쓰이는 이 부위를 강조하기 위해, 햄이나 소시지 제조업체들은 '살코기' 등의 표현으로 맛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햄과 소시지에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비계를 추가해온 사실이 소비자원 조사결과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이 주요 5개 제조사 15개 식육가공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방함량이 표시된 12개 햄·소시지 제품에는 지방이 16.7~27.0%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의 앞다리살 지방함량은 12.3%, 뒷다리살은 16.5% 수준이다.

실제로 조사대상 15개 제품의 지방함량 시험검사 결과도 15.8~27.9% 수준으로 표시함량과 큰 차이가 없어, 해당 제품 제조 시 비계를 인위적으로 첨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제품 제조사의 제조공정을 확인한 결과에서도, 베이컨 등 일부 제품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육가공품 제조 시 식감 향상, 풍미 증진 등의 이유로 비계를 인위적으로 첨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의 식육가공품 표시기준은 식감 향상 등을 위해 제조단계에서 인위적으로 첨가하는 비계를 원재료명에 별도로 표시하지 않고 원료 육함량에 포함시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제품표시 육함량을 부풀리는 단초로 작용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소비자청의 '육류제품 및 어육반죽제품의 소시지 품질표시기준'은, 돼지지방을 인위적으로 첨가한 경우 제품 표시란에 별도 표시하도록 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원재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위적으로 첨가하는 비계를 제품 원재료명에 별도 표시하도록 제도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