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미'풍아닌 강풍..상반기 해외직구, 핵심 키워드 '샤오미'와 '배송기간'
[해외직구] '미'풍아닌 강풍..상반기 해외직구, 핵심 키워드 '샤오미'와 '배송기간'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8.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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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해외직구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다. 품목들을 보면,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두터운 팬층을 거느린 중국 가전브랜드 샤오미의 약진이 엿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직구 규모는 1096만3000건으로 1000만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의 815만3000건보다 34%나 늘어났다. 금액기준으로는 9억7400만달러로, 10억달러를 코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보다는 30%나 늘어난 수치다.

관세처은 해외직구가 가파르게 증가한 원인으로, "직구물품 가격 비교를 통해 저렴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 유럽·중국·일본 등 직구시장이 다변화돼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꼽았다. 또 "특히 최근에는 개인 건강과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패턴의 변화 등이 어우러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자료=관세청)

품목별로 보면 시계류를 제외한 전 품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 등을 포함한 식품류는 전통의 해외직구 인기품목이다. 식품류는 지난해보다 37%의 증가를 보였다. 또 화장품류 26%, 의류 23%, 신발류 32%, 가방류 40%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품목은 TV와 스마트폰 등이 포함된 전자제품류다. 88만건으로 1년새 115%의 증가율을 보였다.

국가별 해외직구 주요 인기품목을 보면, 중국산 전자제품류의 약진이 눈에 띈다. 미국으로부터는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30%)이 가장 많이 수입됐다. 유럽은 화장품과 향수(31%), 일본은 젤리·초콜릿 등 식품류(20%)가 최대 수입제품이었다.

중국에서는 공기청정기와 휴대전화기 등을 비롯한 전자제품류가 22%로 가장 많이 수입됐다. 그중에서도 중국에서 공기청정기 수입이 7만8750건으로, 지난해(7141건)보다 무려 11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이에 대해 "봄철 미세먼지나 황사로부터 개인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돼 공기청정기 수요가 높아진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해외직구를 해봤거나, 해외직구 사이트를 들여다본 적 있는 소비자라면 이 설명을 보는 순간 한 브랜드와 제품이 떠오를 지도 모른다. 상반기 주요 해외직구 사이트의 간판으로 등장했던, 중국의 샤오미가 그 주인공이다.

샤오미의 공기청정기인 미에어2는 올 상반기 직구 사이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해외직구 사이트 큐텐의 한 구매대행업자는, 4차의 공동구매를 통해 8000대가 판매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110달러 안팎으로 형성되던 가격이, 할인조건을 충족할 경우 100달러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가격경쟁력이 우수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는 제품임에도 2개월에서 6개월 가량의 AS가 적용된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전자제품의 해외직구에서 최대 걸림돌로 꼽혀온 AS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으로 자리잡자,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 샤오미 미에어2 (사진=샤오미)

스마트폰의 강세 역시 같은 원인이 지목되고 있다. 가장 가성비가 우수하다는 홍미노트4X는 구매가격이 110달러 선이다. 국내 스마트폰의 경우 자급제로 구매할 수 있는 최저가 모델의 가격이 30만원을 넘어선다. 스펙으로 볼 때 비교대상으로 걸맞는 스마트폰은, 50만원대에서 찾아야할 수준이다. 게다가 한국의 스마트폰은 자급제로 구매하기 불편하다. 품질이 우수하면서 가격은 오히려 우수한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경쟁력을 보이는 이유다.

샤오미의 약진 외에도 상반기 해외직구가 급증한 원인은 다양하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들의 한국어화도 큰 원인이다. 일본의 대형 온라인몰인 라쿠텐은 이미 2013년부터 한국어 페이지를 운영해 왔다. 싱가폴 온라인몰인 큐텐의 이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11번가와 G마켓, 인터파크 등 한국 사업자들도 적극적으로 해외직구에 나서면서, 해외직구 증가에 한 몫 했다. 직구족들에게 인기있는 제품을 입점 시키기도 하고, 흩어져 있던 카테고리를 직구족들에 친화적으로 재편하기도 했다. 해외사이트의 한국어 페이지에서 인기가 있는 샤오미 등의 브랜드 제품들이, 속속들이 국내 온라인 몰로 입점된 것도 큰 원인으로 꼽힌다.

다년간 해외직구를 해온 직구족들은, 최근 해외직구의 배송기간이 감소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중국 등지에서 해외직구를 할 때, 종전 일주일이 넘게 걸렸던 배송기간이 최근 4~7일 사이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배송기간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관세청에서는 해외직구 물품 증가에 따라 개인이 수입하는 2000불 이하 전자상거래 특송물품 등에 대해 전자적으로 심사하는 '스마트 통관심사제도'를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