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징역 5년 선고되자 '경영공백 우려' 잇따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징역 5년 선고되자 '경영공백 우려' 잇따라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7.08.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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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25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자, 재계 곳곳에서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주거나 주기로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가운데, 5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고위 임원들의 뇌물공여 재판과 관련해 특검측이 제시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며 유죄를 선고했다.

법정구속된 최지성 전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사장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경영공백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삼성 측 변호인은 마지막 공방기일에 이번 사태가 벌어진지 거의 1년이 되어 감에도 다른 독대 대기업 중 누구도 기소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똑같이 재단에 출연금을 낸 삼성에만 법적평가가 달리 되는지 의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재계에서는 벌써 삼성전자는 글로벌 M&A 시장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4건이나 진행됐던 M&A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의 11.9%, 영업이익의 30.7%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기업인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장기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히 우려된다"며 "특히, 삼성이 쌓아온 브랜드가치 하락과 신규 투자·채용 등 주요 사업계획 차질은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 우리경제 전반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신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징역 5년 선고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뉴욕타임즈는 "한국의 중요한 인물이 5년 징역형 받았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의 지도자들이 기업을 더욱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고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의 혼란기가 연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서도 "세계 최대 스마트폰·반도체 업체 삼성전자의 명백한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 판결로 타격을 받았다"는 내용을 다루었으며, 파이낸셜타임즈는 "이재용 부회장이 5년형을 받으면서 삼성의 글로벌 명성과 장기 전략에 치명타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1심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이 삼성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인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연대 등 3개 시민단체는 불과 1심 9일 전에 8월 16일 '이재용 재판 어떻게 될까'라는 주제의 공동 토론회를 개최했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이 부회장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았고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지도 않았으며 ▲합병은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는 삼성 측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펼쳤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