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2018년은 누가 웃을까?
[뉴스줌인]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2018년은 누가 웃을까?
  • 이지원
  • 승인 2018.05.09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G 생활건강 차석용 대표는 LG 생활건강을 성장세의 주인공으로 이끌었다. (사진=뉴시스)
LG 생활건강 차석용 대표는 LG 생활건강을 성장세의 주인공으로 이끌었다. (사진=뉴시스)

국내 뷰티 시장의 대표 주자 'LG 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1위를 탈환하기 위한 치열한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기존 뷰티 업계 1위였던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여파에 매출과 영업이익 면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LG 생활건강의 성장세는 무섭게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의 야망은 국내에서 그치지 않았다.

2017년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부문 해외 매출은 전체 화장품 시장 매출액인 3조 111억 원의 35.5%인 1조 8205억 원,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해외 매출은 아모레퍼시픽보다 약간 뒤쳐진 전체 해외 매출의 25.7%인 8517억 원을 차지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일본과 유럽, 미국 등에까지 성장세를 이어나가려 하고 있다.

사드 여파에도 LG생활건강이 꿋꿋하게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볼까 한다.

LG생활건강
묵묵히, 안정적으로

LG생활건강은 2017년에 이어 이번 2018년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치를 기록하며 영업이익 부문에서 근소한 차이로 2014년부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던 아모레퍼시픽에게 3년만에 패배를 안겨 줬다.

LG생활건강의 2017년 매출은 2016년 대비 2.9% 증가한 6조 2705억 원, 동기간 영업이익은 5.6% 성장한 9303억 원을 기록했다. 이렇게 해서 LG생활건강은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 모다 2005년부터 13년 동안 계속되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자사의 럭셔리 브랜드 '후'와 '숨'을 앞세워 사드 보복에도 중국 내 화장품 시장에서 3.4%의 매출액 성장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LG생활건강의 대형 카드, 럭셔리 브랜드 '후'

2006년부터 중국 진출을 엿본 후는 중국 내에서 큰 인기몰이를 한 배우 이영애로 빅 모델 마케팅을 내세웠다. 또한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 내에 있는 고급 백화점에 입점해 소위 상류층이라 불리우는 고객들을 공략하는 'VIP 마케팅'을 펼쳤다.

이 결과 2006년 551억 원이었던 후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해 2016년에는 처음으로 매출액 1조 원을 넘어선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국내의 화장품 브랜드 중 단일 매출액이 1조 원 이상이었던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전부였으나, 한방 화장품 분야에서 만년 2위였던 후가 2017년 처음으로 설화수의 매출액을 따라잡았다.

 

LG생활건강은 사드 보복에도 자사의 럭셔리 브랜드 '후'로 성공을 이끌어냈다. (사진=더 후 홈페이지)
LG생활건강은 사드 보복에도 자사의 럭셔리 브랜드 '후'로 성공을 이끌어냈다. (사진=더 후 홈페이지)

아모레퍼시픽, 사드 여파에 '주춤'

이번 2018년 1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1조 4316억 원으로 2017년과 비교했을 때 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2359억 원으로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의 1등 공신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도 2017년과 비교했을 때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이후 계속된 아모레퍼시픽의 성장은 LG생활건강과의 벌어진 격차에도 2017년 사드보복으로 인해 무너졌으며, 'K-뷰티'에서의 1위 타이틀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똑같은 사드보복 사태에도 뒤바뀐 순위, 왜?

같은 환경 속에서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엇갈린 실적에 두 그룹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왜일까?

첫 번째 이유로는 '구매 제한 정책' 때문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2017년 9월부터 실시된 이 정책이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매출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면세점에서 1인당 구매수량을 최대 75%까지 축소한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별 최대 20개까지 가능했던 구매 수량을 5개로 줄였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영업이익 중 50%를 차지했던 면세점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후, 공진향, 인양 3종의 구매수량을 최대 5개로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모레퍼시픽보다는 그 제한폭이 적어 매출액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두 번째 이유로는 LG생활건강의 '삼각 포트폴리오' 전략을 꼽을 수 있다.

2014년부터 아모레퍼시픽에게 뒤쳐졌던 LG생활건강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뷰티풀(Beautiful; 화장품) ▲헬시(Healthy; 생활용품) ▲리프레싱(Refreshing; 음료)으로 나뉜 다각화된 사업부문으로 세 부문 간 적절히 분배된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비중을 갖고 있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사업부문은 90%가 화장품 분야였으며,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이 사드 보복에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