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PB상품 전성시대, 달콤한 성장 열매 어디로?
[트렌드줌인] PB상품 전성시대, 달콤한 성장 열매 어디로?
  • 임은주
  • 승인 2018.05.2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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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SSM, 편의점 3사의 PB 매출액(좌)과 매출비중(우) (자료=KDI)
대형마트, SSM, 편의점 3사의 PB 매출액(좌)과 매출비중(우) (자료=KDI FOCUS)

기업형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rivate Brand:PB)가 유통업체 전체 매출액의 25% 수준으로 성장했다. 식품·생활용품에서 소비재 전 품목으로 확대됐고, 품질 역시 제조업체 브랜드(National Brand:NB) 상품에도 뒤쳐지지 않는다.

하지만  PB시장의 성장에 비해 이해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여기에선 PB 확대가 유통·제조 업계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PB업계의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방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국내 PB시장 현황

국내 PB시장 규모는 2008년3조6000억원에서 2013년 9조3000억원으로 5년만에 2.5배로 급성장했다.

PB시장을 성장시킨 주역은 대형마트 업계였으나 최근에는 편의점 업계가 매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GS25·세븐일레븐·CU 3사는 2008~2013년 기간 동안 PB 매출액을 무려 16배나 키웠고 PB 매출비중을 28.8%까지 성장시켰다.

국내 유통기업의 PB 매출비중은 PB 판매가 활발한 글로벌 기업들인 알디&리들, 세인즈베리, 테스코의 수준에는 못 미치나 크로거, 코스트코, 월마트 등과 유사한 수준에 이르렀고, 향후 추가 확대의 여지도 많은 상황이다.

PB 매출비중: 유통기업별(좌) 및 대륙별(우) (자료=KDI)
PB 매출비중: 유통기업별(좌) 및 대륙별(우) (자료=KDI FOCUS)

기업형 유통업태들 PB 확대...유통이윤 극대화 전략               

최근 종합소매업의 성장은 기업형 유통업태의 성장에 크게 의존해 왔다. 기업형 유통업태의 매출비중 증가는 구매자 영향력이 한층 강화되었음을 시사한다.

구매자 영향력의 강화가 PB 출현 가능성을 높인다면, 유통기업 간 경쟁의 심화는 PB 출시의 경제적 유인을 증가시킨다.

PB는 유통기업이 제품특성 결정에 관여하고 자사 점포에서만 독점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 차별화가 발생한다. 이를 통해 유통기업은 소비자의 가격·품질 비교로부터 벗어나 유통마진을 책정할 수 있는 유통이윤 극대화 전략이다.

PB 판매 확대.. 유통기업 성장에 긍정적

PB 매출비중의 증가는 유통점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B 매출비중이 1%p 상승하면 점포의 매출액이 평균 2230만원 증가했으며,점포당 유통이익은 270만~900만원 증가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매출액 증가분의 11~33%에 달하는 수준이다.

PB가 유통점포의 매출액 및 이익 향상에 기여했다는 결과는 일관되게 나타나 PB 확대에 몰두한 유통기업의 전략은 성공했다.

PB 생산 확대... 제조기업 성장에 긍정적? 부정적?

PB 성장으로 인한 낙수효과가 제조업계에도 나타났을까? 이를 위해 기업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제조업체 1000개사를 면접 설문조사하여 PB 납품 확대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했다.

기업규모별 NB의 시장점유율 순위 분포 (자료=KDI)
기업규모별 NB의 시장점유율 순위 분포 (자료=KDI FOCUS)

조사 결과 규모가 큰 기업군에서는 PB 매출비중의 증가로 자기잠식 효과가 발생해 전체 매출액이 감소했다. 즉 PB와 경쟁하는 자사 NB의 매출이 감소한 탓이었다. 대기업의 경우 NB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PB 매출비중이 1%p 증가할 때 전체 매출액이 10.9억원 가량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자기잠식 효과가 낮은 소상공인들은 PB 납품을 통해 판로를 확보하고 공장가동률을 올려 매출을 증가시켰다.

PB 매출 확대로 매출액 증가를 경험한 소상공인들조차도 영업이익 향상을 유의하게 경험하지는 못한것으로 드러났다. PB 매출로 생산규모가 확대되더라도 경제적 실익이 보장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소상공 기업들이 PB 생산으로 매출규모를 증가시켜도 영업이익을 증가시키지 못하는 것은 거래상 지위의 불균형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PB 개발방법 및 불공정거래행위 경험 조사

PB 제품의 개발방법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유통업체의 권유로 NB를 PB로 전환해 납품(11.7%)하거나 독자 개발한 제품을 PB로 납품(19.7%)하는 사례가 약 31%에 달했다.유통업체와 협력 개발한 경우가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PB 제품의 개발방법 (자료=KDI)
PB 제품의 개발방법 (자료=KDI FOCUS)

유통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PB 납품업체 309개사 중 30개사(9.7%)가 경험한 바 있다고 응답했다. 납품단가 인하요구(20개사, 34%)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포장변경비용 전가(13개사, 22%), PB 개발 강요(8개사, 14%), 판촉행사비용 부담(7개사, 12%), 부당반품(7개사, 12%) 등이 뒤를 이었다.

앞에서 살펴본 결과 PB시장의 확대 혜택은 원청 유통기업 집중이 뚜렷했으며,하청 제조업체로의 낙수효과는 미미했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거래 실태조사를 수행할 시, PB제조업체를 상대로 제조원가 제공요구 금지조항의 위반 여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중소 제조업체들은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PB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정부의 판로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하여 급성장하는 해외 PB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 위 내용은 KDI FOCUS 자료로 재구성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