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소비 결정권 쥔 여성, 국내에도 불어온 '쉬코노미'의 바람
[솔로이코노미] 소비 결정권 쥔 여성, 국내에도 불어온 '쉬코노미'의 바람
  • 이지원
  • 승인 2018.06.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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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시작된 쉬코노미가 최근 국내 업계에서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쉬코노미가 최근 국내 업계에서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는 '쉬코노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미국을 시작으로 전파된 쉬코노미는 우리나라에서도 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전체 구매결정자 중 85%가 여성 소비자이며, 단순히 개인이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소비하는 ▲자동차 ▲가전 ▲식료품에 대한 소비 결정권을 여성이 쥐고 있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자면 쉬코노미는 '그녀(She)'와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여성을 중심으로 한 '여성 경제'를 뜻하는 말이다. 과거에는 일부 분야에서만 두각을 드러냈던 여성들의 소비가 최근에는 자신을 위한 소비나 독립적인 경제주체의 지위를 확보하는 등 여성의 소비가 늘어나며 단순히 패션이나 화장품 등 일부 분야로 그치지 않고 그 분야가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2010년 타임지에서는 여성의 임금 인상과 구매력 증대에 주목하며 앞으로 쉬코노미가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실제 2017년 여성 근로자의 월 평균 급여는 194만 6000원으로, 이는 141만 3000원이었던 지난 2008년 여성 근로자의 월 평균 급여와 비교했을 때 약 38%나 상승한 수치였다. 더불어 국내 25세~39세에 해당되는 여성 1인 청년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약 125만 원으로 월평균 소비 지출이 110만 원인 남성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쉬코노미가 가장 두드러지는 시장은 여행업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쉬코노미가 가장 두드러지는 시장은 여행업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쉬코노미가 두드러지고 있는 곳은 여행업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출국한 여성은 1245만 명으로, 이는 해외 출국을 가장 많이 한 남성의 수치인 1238만 명을 처음으로 남성을 앞선 수치다. 이뿐만 아니라 20대 출국자 462만 명 가운데 전체의 60%가 여성 출국자로 나타나 여행업계에서는 여성들의 취향을 고려한 패키지 상품 출시를 계속하고 있다.

여행업계뿐만 아니라 ▲SK 와이번스의 '레이디스 데이'와 ▲두산베어스의 '퀸즈 데이' 등 스포츠 업계에서도 쉬코노미의 여파가 크다.

2017년 남자프로배구의 여성 관중은 전체 중 68%에 달았으며 2017년 프로야구는 역대 최다 관중인 840만 명을 기록, 이 중 여성 관중 비율은 42%를 넘어섰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의 유명 연예인 제시카 알바가 창립한 세제 제조기업인 '더 어니스트 컴퍼니'는 여성이 '여성의 입장에서 개발한 세제'라는 문구를 걸고 유해성분을 포함하지 않는 제품이라는 점을 표시하고, 정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띵스(Thinx)는 여성들이 월경 중에 답답함을 느끼지 않고 편안함을 느끼면서 월경혈이 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신소재 팬티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며 60일 동안 미리 사용해 보고 최종 구매 결정이 가능하며, 사용 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환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성의 월경, 임신 등을 주목한 펨테크(FemTech) 기업들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월경일과 배란일 측정 애플리케이션인 중국의 다이마(Dayima), 독일의 클루(Clue) 등은 왕성한 투자를 받고 있으며 임신여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한 스타트업 기업들도 나타났다.

과한 욕심으로 여성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사례도 있다.
과한 욕심으로 여성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사례도 있다.

하지만 과한 욕심으로 오히려 여성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사례도 있다. 

올해 2월, 미국의 '펩시코'는 핸드백에 휴대하기 쉬울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도 손에 양념이 묻지 않고 씹는 소리 없이 조용히 먹을 수 있는 '레이디 도리토스'를 만들겠다며 나섰다. 하지만 이는 "여성들은 과자를 조용하고 깨끗하게 먹어야 하느냐"며 "지나친 편견과 일반화가 불러일으킨 역효과"라는 여성들의 반발을 초래하게 됐다.

또한 여성용 겨울 패딩에 오리털이 더 적게 충전됐음에도 디자인이 다르다며 가격은 똑같이 책정하는 문제, 혹은 같은 품질의 면도기를 색깔만 바꿔 '여성용'으로 출시하면서 값은 비싸게 책정하는 문제에 있어 '여성성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