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풀려난 화웨이 CFO, 미중 무역 갈등에 영향 미칠지
[이슈] 풀려난 화웨이 CFO, 미중 무역 갈등에 영향 미칠지
  • 배근우
  • 승인 2018.12.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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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의 성장 배경부터 논란까지
- 보석금 받고 풀려난 화웨이 CFO ‘멍완저우’, 미중 갈등의 무역협상에 호재가 되려나
(사진출처: 뉴시스)
화웨이는 홍콩을 본거지로 한 영국계 은행 HSBC를 이용해 이란과 불법적인 거래를 한 혐의가 포착돼 미 수사당국이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화웨이는 1987년 중국 장교 출신인 ‘런정페이’에 의해 설립된 기업으로 화웨이의 주 사업분야는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 제조’이다. 화웨이라는 기업 명칭은 ‘중화민족을 위하여 분투한다’라는 이름으로 지었으며 현재는 ‘중국이 만든 뭔가 좋은 것’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으나, 화웨이라는 기업의 창립부터, 이념 철학 자체가 중국 정부를 위해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중국의 국영기업인 ZTE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더 나아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세하는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인 화웨이는 오래전부터 중국 군부와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 의혹은 의혹으로만 남을 뻔 했으나 화웨이의 창립자인 런정페이가 중국 장교 출신인 점과 함께 중국 인민 해방군에 들어가는 통신, 네트워크 장비가 화웨이의 제품으로 독점 수주를 해 성장해 왔다는 건 업계에서 익히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화웨이의 무서운 성장 

독점 수주의 성장을 밑바탕으로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을 해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화웨이는 2012년 네트워크 서비스의 강자인 ‘에릭슨’을 누르고 에릭슨 매출의 2배 가까이 되는 업계 최대 매출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순이익 면에서 에릭슨의 20배 가까이 넘은 화웨이는 전 세계 35개의 업체에 통신장비를 납품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사진출처: 뉴시스)

무슨일이 있었나? 

그렇게 ‘중국 국영기업’ 타이틀과 ‘중국군 독점 수주’로 성장한 화웨이는 전 세계적으로 ‘백도어 논란’에 각종 비난을 받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백도어는 정상적인 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프로그램 등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뒷구멍’, ‘스파이’ 역할을 해내고 있으며, 그런 백도어를 자사의 통신제품이 심어 놨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의혹만 품어져 있던 백도어 게이트는 2012년 10월 미국 하원이 중국의 통신업체인 화웨이와 ZTE를 조사 후에 그 의혹을 기정사실화 시켰다.

조사에서는 화웨이가 중국군 사이버부대에 ‘특별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이 이 회사의 통신장비를 사용할 경우 중대한 안보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를 했다.

그리고 2016년 미국에 판매된 수백만 대의 중국산 스마트폰에서 ‘사용자 위치’와 ‘누구와 통화하고 문자 했는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백도어가 발견돼 큰 이슈가 됐다.

중국산 스마트폰에 선탑재된 이 백도어는 72시간마다 중국에 있는 서버에 고객의 데이터를 전송하며, 이 코드는 스마트폰에 선탑재되어서 사용자들이 인식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점이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캐나다 벤쿠버에서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왼쪽)과 그의 남편인 '류사오쭝'이 벤쿠버에서 소유하고 있는 주택 2채의 모습
(사진출처: 뉴시스)

화웨이의 부회장의 석방, 무역협상에 영향은?

미국과 중국이 12월 1일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90일 휴전’과 무역협상이 있던 날, 캐나다에 머물러있던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CFO가 미국의 범죄 혐의 수배로 체포돼 보석 여부를 두고 심리를 받았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 이란 제재’를 위반한 목적과 국제 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는 은행들을 속인 혐의를 받아 체포됐으며 중국 당국과 화웨이는 혐의에 근거가 없다며 인권침해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화웨이 부회장의 남편인 ‘류사 오종’은 캐나다 사법당국에 보석금으로 1500만 캐나다달러(약 126억 원)를 제안했으며 석방 여부를 결정짓지 못해 연기됐으나 12일 조건부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석방 조건으로는 1000만 캐나다달러(약 82억 원)과 함께 밴쿠버에 머물며 전자발찌 차는 것이다.

(사진출처: 뉴시스)
(사진출처: 뉴시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각 나라의 글로벌 IT기업들은 긴밀히 엮여 있으며 연 100억 달러(약 1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납품을 하고 있다.

화웨이의 멍 CFO가 캐나다에서 체포되기 하루 전인 11월 30일 화웨이는 사상 최초로 주요 납품업체 92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는 국제적으로 화웨이 사용 금지 방침이 확산되는 미국정부의 압력에 위기를 직감해, 화웨이가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교착상태에 빠지던 미중관계의 무역에서 멍 부회장이 일단은 구속에 벗어남에 따라 무역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데일리팝=배근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