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의원, 해외연수 추태...'가이드 폭행' 국제 망신
예천군 의원, 해외연수 추태...'가이드 폭행' 국제 망신
  • 임은주
  • 승인 2019.01.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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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A씨가 공개한 사진과 당시 녹취 내용.(사진= MBC)
피해자 A씨가 공개한 사진과 당시 녹취 내용.(사진= MBC)

세금으로 해외 연수를 떠난 경북 예천군 의원들이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까지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이들 군의원들에 대한 사퇴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29일까지 열흘 일정으로 예천군 의원 9명은 미국과 캐나다로 단기 연수를 떠났다. 하지만 공식 일정 3개를 제외하면 나이아가라 폭포 등 모두 관광이다. 이들이 해외연수 명목으로 쓴 세금은 총 6188만원이다.

사건은 연수 나흘째 날인 12월 23일(현지시간)토론토 방문 도중 박종철 당시 부의장이 버스 안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가이드를 폭행하며 발생했다. 현지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가이드의 만류로 연행되지는 않았다.

1월 7일 MBC가 공개한 폭행 피해자 A씨가 당시 911에 신고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경찰 좀 불러달라"고 A씨가 말했다. 이어 "앰뷸런스는 필요 없다"는 A씨 말에 버스 운전기사는 "앰뷸런스가 필요 없다고? 안된다.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파일에는 신고를 말리는 예천군의회 동행자의 목소리도 담겨 있다. A씨가 911에 "누가 제 얼굴을 때렸다. 안경이 부러졌고 얼굴에 피가 난다"고 하자 "사과하러 왔다. (전화를) 끊으라. 끊고 얘기 좀 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박종철 의원은 해외연수 중 '가이드폭행' 논란 파문이 커지자 예천군의회 부의장직에서 사퇴했고,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사진= MBC)
박종철 의원은 해외연수 중 '가이드폭행' 논란 파문이 커지자 예천군의회 부의장직에서 사퇴했고,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사진= MBC)

신고에 따라 박 부의장은 현지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예천군 의원들의 중재로 약 5000달러를 받고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 아니라 동행한 권도식 의원이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요청했다는 피해자의 증언도 나왔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예천 군의원은 사퇴하고, 철저히 수사해 징계하라','국회의원 및 공무원 해외연수 금지'' 등 이들의 사퇴와 해외연수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 글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나라망신, 국제망신이라고 일제히 비판하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물의를 빚은 의원 9명중 7명이 소속된 자유한국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또 보수성향 시민단체 '활빈당'은 가이드 폭행과 예천군 의원들의 해외연수 경비 내용을 조사해 달라며 박 의원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의원은 예천군의회 부의장직에서 사퇴했고,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