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야심차게 준비한 '임시정부 수립 영웅 47인' 도시락에 진땀... 이승만 전 대통령 평가 왜 엇갈리나
GS리테일, 야심차게 준비한 '임시정부 수립 영웅 47인' 도시락에 진땀... 이승만 전 대통령 평가 왜 엇갈리나
  • 이지원
  • 승인 2019.04.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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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이 '임시정부 수립 영웅 47인' 도시락을 출시했다. (사진=GS25 홈페이지에서 캡처)

GS리테일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라는 테마로 역사 알리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임시정부 수립 영웅 47인' 도시락을 출시했다.

지난 2019년 4월 1일부터 시작된 이번 캠페인은 편의점 GS25 도시락에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한 독립운동가 47인의 스티커를 부착해 소비자에게 판매됐다. 스티커에는 대학민구 임시정부 수립 인사의 이름과 생애, 업적 등이 기재돼 있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했던 GS리테일의 캠페인은 한 네티즌에 의해 도마에 오르게 됐다. 임시정부 수립 영웅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포함시킨 것이 그 발단이었다.

해당 스티커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우남'이라는 호와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 선출  ▲워싱턴에 구미위원부 설립  ▲대한민동지회 결성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등이 업적으로 표기돼 있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일각에서는 '불매'의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이 전 대통력의 공과(功過) 및 평가에 대한 엇갈린 시각 탓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일각에서는 '불매'의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이 전 대통령은 독립운동과 광복 후 초기 한국 사회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을 살펴보면 이 전 대통령은 '1919년 4월 필라델피아에서 한인대표자대회를 소집해 독립방략을 논의하고 독립의지를 세계여론에 호소했다', '동년 8월 워싱턴에 구미위원부를 설치해 외교운동과 독립자금을 모집했다'는 내용 또한 기재돼 있다.

더불어 독도 문제에는 일본을 상대로 초강경책을 펼치기도 했다. 일명 '평화선 선포'를 통해 한국의 연안수역의 수산자원과 해저 광물 보호는 물론, 이 평화선 안에 독도와 그 연해가 포함돼 있어 독도는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적인 국적을 획득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의무교육을 실시해 1948년 당시 80%에 이르던 문맹률을 1959년에는 22.1%까지 낮췄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 당시 한강대교를 폭파시켜 수많은 피난민이 목숨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선거 당시 '사사오입'(四捨五入)'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개헌안을 통과시켜 대통령을 연임하기도 했다.

이 당시 발생한 3·15 부정선거로 인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곧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더불어 약 1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도연맹 사건'의 보도연맹원 학살은 이승만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과거사정리 위원회의 발언과 재임 시절의 ▲여순사건 ▲하와이 망명 ▲반민족행위 처벌법 제한 등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공과(功過)의 엇갈린 평가가 존재하지만 공에 대한 부분만 기재돼 있고 과에 대한 부분은 찾아볼 수 없어 제대로된 평가가 어렵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GS리테일이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선정한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불매의 움직임은 점차 거세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GS리테일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은 "임시정부 수립 영웅 47인 도시락의 스티커는 국가보훈처에서 전달받은 임시정부 주요 인사 74인의 이름과 업적을 넣은 것"이라며 "명단 선정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