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계절별·시간별' 요금제 추진하며 '전기세 요금체계' 개편
정부, '계절별·시간별' 요금제 추진하며 '전기세 요금체계' 개편
  • 이지원
  • 승인 2019.09.2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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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요금을 달리 부과하는 '계시별 요금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도의 대안으로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요금을 달리 부과하는 '계시별 요금제' 도입을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019년 9월 23일부터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를 전기소비자에 적용하는 실증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1인 가구 증가 등의 가구 유형 변화와, 다양한 가전기기 사용에 따른 전력 수요 변화 등을 반영해 소비자의 요금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계시별 요금제 ▲서울 ▲경기 ▲인천 ▲대전 ▲충남 ▲광주 ▲경북 등 7개 지역 중 스마트 계량기가 보급된 아파트 단지 중 한전에 참여를 신청한 2048가구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계시별 요금제란 각 가정에서 측정된 전력사용량을 바탕으로 계절과 시간대별로 분류해 전기료를 차등 부과하는 방식을 뜻한다. 같은 양의 전기를 사용하더라도 주간과 야간, 계절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계절의 경우에는 봄·가을, 여름, 겨울 등 3개로 분류되며 시간대의 경우에는 경부하, 중간부하, 최대부하 시간대 등 시간대별 등으로 구분해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한다. 전력수요에 따라 비교적 저렴한 시간대에 맞춰 소비자 스스로 전기를 합리적으로 쓰도록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같은 양의 전기를 써 에어컨을 사용하더라도 야간에 틀 경우에는 낮보다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100킬로와트(kW) 이상  산업용과 일반용 고압 소비자를 대상으로만 부과했지만 미국·영국·프랑스 등 주요국에서는 수요관리,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의 목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의 하나로 이미 시행 중에 있다. 

요금제는 일반형과 집중형으로 구분된다. 일반형은 최대 부하 요금 적용 시간대가 여름철 4시간(오후 1~5시), 겨울철 3시간(오전 9~12시)이며, 이 시간대 요금은 경부하 요금에 비해 여름철 2.3배, 겨울철 1.7배가 높다. 

집중형은 최대 부하 요금 적용 시간대가 여름철 2시간(오후 3~5시), 겨울철 2시간(오전 9~11시)이며, 이때 요금은 경부하 대비 각각 여름철 4.3배, 겨울철 2.7배이다. 

단, 이 요금은 실제가 아닌 가상으로 적용되며 누진제 요금보다 낮을 경우 그 차이만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누진제 요금보다 높을 경우 누진제 요금을 적용한다.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3단계이며, 각 단계별 kWh당 요금은 ▲1단계(200kWh이하) 93.3원 ▲2단계(201~400kWh) 187.9원 ▲3단계(400kWh 초과) 280.6원이다. 단, 7월과 8월에는 1단계와 2단계 적용 전력 사용량이 각각 300kWh와 450kWh까지로 확대된다.

한편 계시별 요금제 도입을 위해서는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스마트계량기(AMI) 보급이 필수적이다. 한전과 정부는 AMI 보급 가구 중 시범사업 접수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아직 보급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는 당장 내년까지 전국 2천250만 가구에 AMI를 설치하겠다는 목표지만, 보급 속도가 빨라질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증사업 참여 가구는 스마트폰 앱 '파워플래너'에서 ▲전력사용량 ▲계시별 요금정보 ▲누진제 요금과의 비교 ▲전기소비패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전은 주택용 소비자의 시간대별 전기사용 변화 등을 살펴보고 향후 1인 가구 증가 등에 따른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요금제를 마련할 방침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