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요즘 20대가 사랑하는 유튜버 채널, 알아볼까?
[이슈&트렌드] 요즘 20대가 사랑하는 유튜버 채널, 알아볼까?
  • 이지원
  • 승인 2019.10.31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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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20대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밤 9시 이후 스마트폰으로 SNS에 접속해서 주로 지인의 글을 확인하고, 이 시간대에 유튜브로 동영상도 자주 본다는 DMC미디어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대는 인터넷 이용을 위해 스마트폰, PC, 노트북 등 타 연령대보다 모든 디바이스를 골고루 사용했으며, 인터넷을 통해 접속한 사이트는 포털(93.1%), 전자상거래(65.1%)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포털 하루 이용 시간은 2시간 6분이고 18~21시대에 가장 활발하게 이용했으며, SNS도 하루 평균 60.3분 이용해 타 연령대보다 이용시간이 높았다.

더불어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의 앱별 사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유튜브 총 사용시간이 460억 분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2019년 9월 10일 밝혔다.

해당 조사는 와이즈앱이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4만 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것으로, 특히 20대의 경우 인당 평균 사용시간 1882분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20대의 경우에는 그야말로 '유튜브' 홀릭이다. 심심할 때는 TV 대신 유튜브를 시청하며, 넘쳐나는 유튜브 채널에 골라보는 재미 또한 쏠쏠히 느끼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의 콘텐츠 이용자들은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상 짧은 영상에 익숙하고 더욱 집중할 수 있으며, 이에 조금은 더 자극적이고 허를 찌르는 유쾌한 감각과 간결한 편집을 선호한다. 더불어 이를 SNS를 통해 공유하고 확산한다. 이를 통해 유튜브 채널 또한 '유행의 흐름'을 타고 있다.

그렇다면 요즘 20대가 사랑하는 유튜브 채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대를 사로잡은 유튜버들의 매력을 알아보자.

(사진=워크맨의 '저세상드립 폭발해버린 민속촌 알바 리뷰' 영상에서 캡처)

워크맨-Workman

워크맨은 전 JTBC 아나운서이자 프리랜서 방송인인 장성규가 세상 모든 JOB것들을 직접 리뷰하는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채널이다. 해당 채널의 경우에는 유튜브라는 자유로운 매체를 통해 방송에서는 쉬이 할 수 없을 법한, 쉽게 말해 '선을 넘는 개그'로 인기몰이 중에 있다. 

상암동에서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JTBC 아나운서 시절 동료들이 지나가자 "안녕하세요, JTBC의 아들입니다"라며 친근하게 말을 붙이더니 이내 'MBC의 아들', 'YTN의 아들' 등 각 언론사의 아들을 자처하며 웃음을 선사한다. 차갑기로 무서운 직장 사수에게는 얼음 공주인 '엘사'라는 별명과 걸맞게 "렛잇고(Let It Go)를 불러 달라"며 실없는 농담도 아끼지 않는다.

밉상일 것 같은 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실없는 농담을 하는 와중에도 맡은 일을 곧잘 해내며 위트까지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말 한 마디에 드립을 놓치지 않는 장성규는 요즘 세대들의 감성을 정확히 저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찌 보면 근본도 없고, 연관성 또한 없는 가벼운 말장난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밑도 끝도 없는 예측 불허의 말장난은 자칫 위태로운 상황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선을 넘을 듯 말듯 넘지 않는 것 또한 그의 매력이다. 이러한 진행 특성에 '선넘규(선을 넘는 장성규)'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특히 장성규의 엉뚱한 매력과 밑도 끝도 없는 말장난은 PD와의 '케미'로 더욱 빛을 발한다. 헛소리를 하면 가차없이 편집하거나, 말을 자르는 것도 거침없으며, 콧구멍이나 크게 벌린 입으로 'ㅇ'을 대신하는 등 B급 감성이 물씬 풍기는 편집 기법 또한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된 것이다.

아르바이트나 직장의 특성상 쉽게 자신의 심정을 터놓지 못하는 현실이지만, 장성규는 당당하게 선을 넘고 해당 직업의 장점과 단점을 속 시원히 털어놓기까지 한다. 직장 상사에게 말장난을 하고, 여성스러운 헤어 스타일을 하고 싶다는 상사에게 양갈레 머리를 선사하는 등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해낼 수 없는 일을 유튜브를 통해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러한 장성규의 행동은 참고 사는 아르바이트생과 사회초년생인 20대들은 할 수 있는 통쾌한 발언을 대신 해 줌으로써 즐거움을 느낀 것이라 추측된다.

(사진=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 만 명 내기! 카운트다운 LIVE' 영상에서 캡처)

자이언트 펭TV

본래 펭수는 초등학생들이 즐겨 보던 프로그램 '톡!톡! 보니하니'의 10분 남짓한 코너인 '자이언트 펭TV'로 시작됐다. 크리에이터의 꿈을 가진 펭수가 초등학생의 눈높이에서 최근 트렌드와 고민 등을 공유하자는 것을 의도로 기획된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20대뿐만 아니라 30대까지 폭 넓게 사로잡으며 '학식픽', '회식픽' 혹은 '성인용 뽀로로' 등의 애칭을 듣고 있다. 

그가 2030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에는 단연 그의 '입담'을 꼽을 수 있다. 학교나 직장 생활에 지친 사회초년생들이 펭수의 솔직한 발언에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로 펭수는 교육방송의 원조 EBS의 캐릭터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필터링 없는' 말과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스스로 EBS의 연습생 신분임을 자처하지만, EBS의 김명중 사장 이름을 시도 때도 없이 언급한다. 펭수는 "못해먹겠네"라거나 "EBS에서 잘리면 KBS에 가겠다"는 말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이렇듯 펭수의 상사를 향한 거침없는 발언은 '꼰대' 문화에 반기를 드는 2030세대에게 통쾌하게 먹힌 것으로 보인다. 

특히 B급 감성 또한 2030세대의 마음을 저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파격적인 드립과 약간의 허술함, 그리고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엉뚱하고 솔직한 매력이 이들의 마음을 빼앗은 것이다.

어릴 적 EBS를 즐겨보던 아이들 또한 이제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의 쓴맛을 보고 있다. 이때의 향수를 느끼는 2030세대와 펭수의 속 시원한 입담이 만나 어른이들의 뽀로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라 예상된다.

(사진= 소련여자 Soviet girl in Seoul의 '일본 불매운동 외국인 반응' 영상에서 캡처)

소련여자 Soviet girl in Seoul

나다, 크리스

자신을 크리스라고 소개한 여성은 대한민국 서울에 거주하며 한국어로 소통하는 러시아인 유튜버이다.

서툰 한국어 구사, 하지만 놀랄 만큼 뚜렷하게 욕을 발음하는 모습은 신선한 것을 좋아하는 20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제 2의 영국남자'를 노린다며 "국뽕 코인을 탈 것"이라고 말해 주는 솔직함과 털털한 성격, 더불어 선을 과감하게 넘는 드립을 내뱉는 등 다양한 매력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소련여자에게도 역시 'B급 감성'은 존재했다. 자신이 직접 대본을 쓴다고 밝힌 크리스는 털털해도 너무 털털한 탓에 '파격적인 욕설'을 하기도 하는데, 이때 편집자의 편집으로 인해 입과 소리는 욕설이 그대로 전파되지만 자막의 경우에는 순화된 경우을 종종 볼 수 있다.

"~했다"라고 문장을 끝마치는 크리스의 중독성 있는 문어체 말투 또한 까다로운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한 몫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유튜버의 말투로 가깝게 소통하며, 이 과정에서 팬심 또한 깊어지는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에 익숙했던 한국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 자본주의가 낳은 공산주의 괴물이라는 콘셉트는 통쾌하게 먹혀들었다.

특히 크리스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일본 불매운동의 연관성을 홍보하는 영상으로 한국인들의 놀라움을 사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했으며, 동아시아 관련 학과를 졸업한 것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에 호감을 느낀 시청자들은 더욱 더 크리스의 영상을 클릭했으며, 크리스 또한 사회 문제와 딱 맞아떨어지는 영상을 올리며 물 들어올 때 노를 착실히 저은 유튜버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렇듯 최근 유튜브의 흥행은 B급감성과 선을 넘나드는 말발, 앓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 주는 털털함이 그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규제가 심한 TV 채널에서 유튜브로 주요 매체가 옮겨지며 신선하면서도 자극적인 것을 선호하는 마음과 더불어 학교 및 알바, 직장 등 사회생활, 사회적인 문제까지 통쾌하게 거론해 주는 것에 최근 20대들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라 추측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