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소사이어티] 불안한 '여성 1인가구'를 위한 지원 서비스... 그 속에 숨겨진 허술함?
[솔로소사이어티] 불안한 '여성 1인가구'를 위한 지원 서비스... 그 속에 숨겨진 허술함?
  • 이지원
  • 승인 2019.11.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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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인가구를 노린 범죄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0월 29일, 중고 가구를 사겠다며 여성이 혼자 사는 집에 침입한 뒤 살인을 저지른 2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2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에서 중고가구 가격을 깎아달라고 말했지만 이를 무시해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밖에도 최근 여성 1인가구를 노린 범죄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1인가구가 증가하며 국내 주 가구 형태로 자리잡은 지 오래지만, 300만에 육박하는 여성 1인가구의 범죄 불안함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인가구의 수는 6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구 중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여성 1인가구의 경우에는 291만 4000가구로, 전체 1인가구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2018년보다 2.5%p 높아졌으며, 20년 전보다는 무려 128.7%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계속되는 여성 1인가구를 향한 범죄에 혼자 사는 여성들은 불안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여성 1인 가구는 291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만1000명(2.5%) 늘었다. 이는 전체 1인가구 중 49.3% 해당하며 남성 1인 가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한 질문에 '불안하다'는 여성 비율은 35.4%로 남성(27%)보다 높았다. 특히 여성의 절반 이상은 범죄 발생(57%)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여성이 뽑은 우리 사회의 가장 불안한 요인으로는 범죄 발생(26.1%)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홀로 사는 여성 1인가구의 경우 다인가구, 혹은 남성 1인가구에 비해 범죄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며 각종 범죄에도 취약하다. 이에 시 차원에서도 여성 1인가구를 위한 지원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고 있지만, 그 내막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귀가서비스는 2인 1조의 스카우트가 이용자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정책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심귀가서비스

안심귀가서비스는 이용 30분 전 120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스마트폰 '안심이 앱'을 통해 신청하면 2인 1조의 스카우트들이 출발지에서 이용자를 맞이해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서비스이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서울시 25개구에서 모두 시행되고 있으며, 범죄의 표적으로 노출되기 쉬운 여성 지원정책의 일환이다.

불안한 여성 1인가구를 위해 스카우트 면접 또한 까다롭게 이뤄진다. 스카우트 지원을 위해서는 각 구청 홈페이지에 공고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이후에도 서류와 인적성검사, 면접 등을 통과해야만 스카우트 활동의 자격이 주어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안심귀가서비스 이용 건수는 2013년 3만 1587건에서 2018년 34만 1162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서울시의 '2015~2019년 안심 귀가 스카우트 예산 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 42억 1244만 원이었던 예산은 조금씩 늘어 2019년에는 48억 476만 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용자 수와 예산의 증가, 폭증하는 수요에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체 스카우트 수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 귀가 스카우트 요원들의 숫자는 같은 기간 420명에서 452명으로, 2015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고작 32명이 증원됐을 뿐이다.

이처럼 시민들의 귀가 지원 신청 건수는 껑충 늘었지만 정작 귀갓길을 동행하는 요원의 숫자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해당 서비스가 서울시의 예산을 받아 자치구별로 시행되는 만큼 지역별 운영실태 또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동작구청 홈페이지)
24시간 편의점을 활용해 위급한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긴급 대피와 안전한 귀가를 위해 서울시가 지원하는 제도, '여성안심지킴이 집' (사진=동작구청 홈페이지)

여성안심지킴이 집

여성안심지킴이 집은 24시간 편의점을 활용해 위급한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긴급 대피와 안전한 귀가를 위해 서울시가 지원하는 제도이다.

112와의 핫라인 신고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필요한 경우엔 편의점 점주나 아르바이트생이 카운터에 설치된 비상벨과 전화기를 내려놓으면 112로 연계되는 시스템인 '무다이얼링'을 통해 경찰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한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서울 전역의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등 5개의 편의점 창문에 여성안심지킴이 집 마크가 부착돼 있는지를 확인한 후 대피만 하면 된다. 대피 후 긴급보호를 지원하면 사건 조사와 더불어 안심 귀가를 지원한다.

이처럼 서울시는 서울지방경찰청의 협조를 통해 여성안심지킴이 집 명단을 ▲112 ▲각 지역 경찰서 ▲지구대와 함께 공유해 신고 및 출동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편의점의 점주나 아르바이트생들이 상시 카운터에 있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호주머니에 휴대했다가 즉시 신고할 수 있는 무선비상벨도 희망하는 점포에 지원하고 있으며, 무선비상벨은 위기상황 시 눌렀을 경우 바로 112신고센터에 접수돼 별도의 신고 없이도 경찰이 출동 및 즉각적인 지원이 가능케 했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2014년에 81건, 2015년 90건으로 여성안심지킴이집 이용사례 또한 조금씩이나마 증가하는 것을 보여 줬다.

하지만 여성안심지킴이 집 또한 허술한 내막이 드러났다.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지정한 곳임에도 그 표시조차 부착돼 있지 않으며,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경우 수시로 바뀌는 만큼 그 제도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경우도 허다한 것이다. 더불어 '최저임금'을 겨우 받고 일하는 편의점 아르바이생에게 안전에 대한 부담감을 안겨 주는 것 같다며 제도 자체를 꺼리게 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물론 시민들의 안전한 귀가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제안한 또 하나의 안전 지원 정책인 '안심이' 앱의 경우에는 개통 11개월 만에 가입자 11만 명을 돌파할 만큼 성공적인 길을 걷기도 했다. 

안심이란 자치구별로 운영 중인 통합관제센터가 컨트롤타워가 돼 서울 전역에 설치된 4만여 대 CCTV와 스마트폰 앱을 연계해 위험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구조 지원까지 하는 24시간 시민 안심망으로, 앱의 긴급신고 버튼을 누르거나 휴대폰을 흔드는 것만으로도 SOS 호출이 가능해 위급 상황 시 사용이 간편한 게 특징이다. 실제로 총 3만 6108건의 신고가 들어올 만큼 실제 이용률 또한 높았다.

이처럼 서울시는 다방면으로 여성 1인가구의 안전을 위한 정책을 선보이고 있었다. 다만, 기존 운영되던 정책의 개선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여성 1인가구를 위해 더 나은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