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따르는 동시에 '에어레이팅'...신개념 디켄터 선보인 '빈토리오'
[스타트업 in] 따르는 동시에 '에어레이팅'...신개념 디켄터 선보인 '빈토리오'
  • 이지원
  • 승인 2019.12.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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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에어테이터를 발명한 브랜드, '빈토리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와인이 담긴 글래스를 빙빙 돌리는 장면은 누구에게나 익숙할 것이다.

아무리 값비싼 와인이라도 그 본질은 술이기에, 시큰하게 톡 쏘는 맛은 수 없다. 일부 와인에서는 숨길 수 없는 떫은 맛까지 지니고 있다. 

곧, 와인을 마시며 잔을 돌리는 것은 톡 쏘는 맛과 특유의 떫은 맛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러한 행위는 와인과 공기와의 접촉을 늘려 맛을 부드럽게 하는 '에어레이션'의 일종이다.

와인 마니아에게는 익숙하겠지만, 초심자에게 이 과정은 번거로울 수 있다. 하지만 과정을 효과적으로 단축시킨 브랜드가 있다. 와인을 따르는 것과 동시에 에어레이터가 진행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누구나 와인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색다른 에어테이터를 발명한 브랜드, '빈토리오'를 소개한다.

와인을 마시며 잔을 돌리는 방식은 와인의 디켄팅으로부터 유래된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와인을 마시며 잔을 돌리는 방식은 와인의 디켄팅으로부터 유래됐다. 오랜 역사를 담은 와인일수록 풍부한 맛을 지니고 있지만 침전물 또한 많이 가라앉아 있다. 이 경우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을 뿐더러 떫은 맛이 강해져 와인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침전물을 가라앉힌 뒤 윗부분의 맑은 액체만 따라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디켄터라 불리는 별도의 용기에 맑은 액체만을 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디켄팅의 목적은 비단 이것뿐만이 아니다. 침전물 제거의 목적 외에 와인을 병에서 디켄터로, 다시 병으로 옮기는 과정을 통해 공기와의 접촉이 가능해진다. 에어레이팅의 효과이다. 

생산 이후 시간이 오래 되지 않은 와인은 떫은 맛이 강해 마시기 쉽지 않고, 향도 잘 올라오지 않는다. 이 경우 공기를 통한 산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와인의 떫은 맛이 줄어들고 시간이 지난 후에는 향까지 좋아지게 된다.

하지만 에어레이팅 또한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다. 에어레이팅이 과할 경우, 오히랴 와인의 향이 줄어들고 맛 또한 떨어진다. 이처럼 와인은 섬세하고도 민감한 음료이다. '신의 음료'라 불릴 만큼 마시는 과정 또한 까다로운 것이라 생각된다. 와인 오프너부터 디켄터, 스토퍼, 와인잔까지 두루 갖춰야 하는 탓에 초보자들의 경우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술이기도 하다.

빈토리오는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도, 와인의 맛을 잘 모르는 사람도 와인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탄생됐다.

디켄터는 항아리처럼 크고 둥근 병 모양을 한 것이 대부분이다. (사진=빈토리오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본래 디켄터는 항아리처럼 크고 둥근 병 모양을 한 것이 대부분이다. 공기와의 접촉 면적을 크게 해 많이 노출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디켄터의 경우 옮겨 담은 후에도 에어레이션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와인잔에 따르기에도 불편하다.

그렇다면 빈토리오의 제품은 무엇이 다를까.

빈토리오의 제품은 와인병에 꽂기만 하면 되는 제품이다. 중간에 구멍이 뚤려 있는 제품을 와인 입구에 끼운 후, 병을 기울이면 구멍으로 공기가 들어가 빨대 모양의 얇은 관을 통해 1차적으로 와인과 만난다. 

이후 에어레이터 본체로 들어오는 와인은 중간 원형 모향의 구조에서 요동치며 2차적으로 공기와 접촉되며, 에어레이터에서 빠져나가며 3차적으로 에어레이션 과정을 마친다. 와인을 따르는 찰나에 3번에 거친 에어레이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빈토리오 에어레이터의 원리 (사진=빈토리오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이토록 본격적인 와인 제품을 만든 브랜드이지만, 사실 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던 것은 아니다.

문과 출신인 빈토리오의 민병은 대표는 군 제대 후 삼성중공업 해외 수주에 참여했다. 사업에 대한 남다른 꿈을 갖고 있던 탓에 코딩에 대한 지식도 없이 무작정 게임에 도전한 적도 있다. 실패의 쓴맛을 보지는 않았지만 민 대표에게는 만족하지 못할 성과였다.

이후에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상품이 경쟁 중인 사이트 '아마존'으로 눈을 돌렸다.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 무엇인지, 인기가 있는 제품임에도 해결할 수 없는 불만이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치열한 시장조사를 거친 결과 '와인 에어레이터'를 다음 사업 아이템으로 정할 수 있었다. 

비슷한 제품을 전부 구입해 사용하고, 각 제품의 장단점을 정리해 어떤 식으로 보완해야 할지 전략과 함께 기본적인 도면을 만들었다. 도면이 만들어질 때마다 시제품을 만들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기도 했다.

제품이 완성되는 4개월 가량 민 대표는 회사 출근 전 사업 준비를 하고 퇴근 후 잠들기 전까지 철저한 사업 준비를 거쳤다. 이러한 노력 끝에 완성품이 나오자 아마존에 선보였으며, 출시 3개월 만에 아마존 와인 에어레이터 부문 1위에 올랐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자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왔으며 현재는 총 1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와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유통을 시작했다. 더불어 해당 제품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와인 에어레이터 부문 3년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와인을 사랑하던 홈술족들에게도 최근 사랑을 받고 있는 추세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