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남성 5명 중 2명은 '그루밍족'...남성 뷰티 시장 확대
[솔로이코노미] 남성 5명 중 2명은 '그루밍족'...남성 뷰티 시장 확대
  • 이지원
  • 승인 2019.12.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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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남녀 5명 중 2명은 스스로를 '그루밍족'이라 인식하고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성 뷰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세 이상 성인남녀 2903명을 대상으로 '그루밍족 현황과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30 세대 남성 5명 중 2명은 스스를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컫는 말)'이라 인식하고 있었다. 더불어 20대 남성의 43.3%, 30대 남성의 42%가 스스로를 그루밍족이라 답하기도 했다.

또한 이 조사에서 남성의 58.7%가 '기초화장품 외에 바르는 화장품이 있다'고 답한 가운데, 41.9%는 구체적인 제품으로 '피부톤 관리 제품(BB크림, CC크림 등)'을 바른다고 답했다. 바야흐로 남성이 화장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실제 남성용 화장품 시장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1년 8784억 원에서 2018년 1조 2800억 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더불어 롯데백화점이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남성 우수 고객의 상품군 순위 2위에는 화장품 품목이 자리잡았따. 특히 3040 남성 고객의 비율이 증가하며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1인당 투자비용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수준이다. 작년 기준 한국인 남성은 1인당 화장품에 13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4달러를 투자한 2위의 영국이나 3.3달러를 투자한 3위 호주와 큰 격차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10위권 내 나라들이 평균 2~4달러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국내 남성들은 10달러를 넘게 소비하는 것으로 보아 평균적으로 3~4배 이상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남성 뷰티 시장은 3040를 주축으로 성장세를 키워갔지만, 앞으로 더 큰 시장의 확대를 이끌어 줄 세대는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일 것으로 추측된다. 일명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핵심 소비 권력층으로 떠오르며 강한 영향력을 내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서울대 컨슈머트렌드센터가 조사한 결과 국내 Z세대 남성 10명 중 3명은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페이스 메이크업을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닐슨리서치 조사 결과 2015년 남성 화장품 사용 개수는 3.1개에서 2017년에는 5.3개로 늘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 국내 Z세대 남성 고객들은 메이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화장품 수요 또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자기관리와 패션에 관심을 가지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이 점차 남성에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서 남성 소비자들이 뷰티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남성 뷰티의 영역에 뷰티 업계는 물론,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도 활동하며 뷰티의 성역이 옅어지고 있다. (사진=레오제이의 '해외에선 좀 과감해도 괜찮잖아? 여행키트 하나로 힙한 풀메하기!' 영상에서 캡처)

수요가 분명한 시장이라는 것을 알아챈 뷰티업계 역시 그루밍족의 시선을 끌기 위해 분주히 나서고 있다. 안전한 스킨케어 시장에 머물렀던 대형 화장품 회사들까지 메이크업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남성들의 외모 가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뷰티 업계는 아직 색조화장이 부담스러운 남성들을 위해 뷰티업계에서는 자연스러운 커버리지의 제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 뷰티 디바이스 모델부터 화장품 브랜드의 모델로 남성 모델들을 기용하는 등  '화장하는 남성'의 이미지를 선보이며 색조화장에서 남녀의 성역 없애기에 나섰다. 특히 성별의 구분이 유독 엄격했던 색조 화장품의 경계까지 옅어지고 있다.

뷰티 브랜드 '라카(LAKA)'는 더욱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메이크업에 대한 오랜 관성을 깬다는 목표를 갖고 탄생한 젠더 뉴트럴 메이크업 브랜드 라카는 남성용, 혹은 여성용 등 이분법적 사고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제품들을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메이크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젠더리스'의 바람은 단순히 '옴므'나 '남성 전용'이라는 수식어 없이 다양한 색조 화장품이 출시되게 하며, 남성들이 메이크업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까지 낮추고 있다. 이를 통해 색조 화장품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의 굳건했던 관성 또한 조금씩 허물어지는 추세다.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도 늘고 있다. 유명 유튜버 레오제이는 39만 5000명, 후니언의 경우 24만 5000명 가량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영상 관련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다. 기초적인 피부관리에서부터 색조 화장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꾸미는 남자들이 늘어나는 세상에 일조하는 것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