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반려동물의 건강관리부터 마지막 순간까지...펫팸족들 위한 스타트업, '핏펫・21그램'
[스타트업 in] 반려동물의 건강관리부터 마지막 순간까지...펫팸족들 위한 스타트업, '핏펫・21그램'
  • 정단비, 이지원
  • 승인 2020.02.1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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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가구 1000만 시대가 오며 '펫미(Pet=Me)족'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은 우리의 삶 속 깊숙한 곳까지 파고든 존재가 됐다. 특히 반려동물 인구의 증가는 1인가구가 증가와 맞물려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불어 반려동물을 가족이라 생각하는 '펫팸족'의 시대를 넘어 자신처럼 아끼는 '펫미(Pet=Me)족'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소비 방식도 함께 변화가 생기고 있으며, 관련 시장 및 산업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는 1조 8994억 원에 그쳤던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가 2019년에는 3조 원, 2020년에는 3조 3753억 원으로 증가, 2027년 6조 원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최근 '펫코노미(Pet+Economy)'가 새로운 경제 트렌드로 부상하며 유통업계에서는 반려동물 손님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반려동물가구가 1000만에 접어들며 값비싼 병원비를 아끼며 반려동물의 건강을 미리 챙길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내는 것은 물론 소중한 가족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돕는 스타트업도 있다.

반려동물에게도 건강과 관련한 많은 검사가 필요하다. (사진=핏펫몰 홈페이지에서 캡처)

반려동물의 경우 사람과 마찬가지로 건강과 관련해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미리 검사한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질병을 묵혀 뒀다가 큰 비용을 치르거나,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TC)을 이용해 반려동물의 건강을 보살피는 펫테크 스타트업 '핏펫'의 고정욱 대표는 자신이 키우던 반려동물의 병을 모르고 지나쳤다가 약물로도 치료할 수 있었던 병을 개복 수술까지 이르게 된 경험으로 창업을 하게 됐다.

고 대표는 보호자가 간단하게 반려동물의 건강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고, 반려동물 건강검진 키트 '어헤드'가 탄생했다.

EBS 인기 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출연해 많은 팬을 확보한 수의사 설채현 원장과 제품을 개발하고, 현재는 후속 관리까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어헤드의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소변을 시약막대에 묻힌 후 비색표 가운데에 올린 후 스마트폰에서 핏펫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촬영하면 검사는 끝난다. 반려동물의 소변으로 비중(SG), 잠혈, pH, 아질산염 등 10가지 항목을 검사해 당뇨, 요로감염, 요로결석, 간질환, 빈혈 등 다양한 질병의 이상 징후를 알려 준다.

진단 시간은 약 1분, 동물병원의 검진과 비교했을 때 가격은 10분의 1 수준인 1만 4900에 불과하다. 저렴하고 간단한 검사 방법에 신빙성을 의심해 볼 법하지만 이미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용 의료기기로 공식 인증을 받을 정도로 정확도를 인정 받았다.

2019년 12월 말부터는 편의점 GS25 손을 잡고 판매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간편하게 반려동물의 건강을 검진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2018년 10월 기준 2만 개의 판매량을 돌파한 후 최근 60만 개를 돌파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만약 가족과 다름없던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사진=21gram 홈페이지에서 캡처)

이러한 반려동물의 건강을 챙기는 스타트업이 있는가 하면 반려동물의 장례를 챙기는 기업도 있다.

현재 반려동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합법적인 방법은 지차체에 등록된 동물 장묘 시설을 이용하거나, 개별적으로 생활 쓰레기봉투에 담아 폐기하는 것뿐이다. 사람의 경우에는 상조서비스가 존재하지만 반려동물의 경우에는 특별한 장례절차가 없다.

동물보호와 복지에 대한 인식 또한 높아졌지만 급증한 반려동물 시장에서도 '장례'와 관련한 분야는 여전히 정체돼 있었다. 특히 포털사이트에 반려동물 장례를 검색하면 수백 개의 광고와 서비스 업체가 난무한다고 하지만 이들이 모두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2020년 2월 11일 기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동물관리시스템에 등록된 '합법'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국내에 총 42개뿐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합법 장례식장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거금을 들여 동물병원을 통해 대행을 알아보거나 불법매립하는 마음 아픈 경우도 생기게 된다. 장례를 치른다 하더라도 낙후된 장례시설과 지나치게 고가로 책정된 장례 비용은 향후 반려동물 장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주기도 한다.

21gram이 설계한 장례식장 '펫포레스트' (사진=21gram 홈페이지에서 캡처)

스타트업 '21gram'은 위와 같은 어려움과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시작됐다. 기업명의 뜻은 '영혼의 무게', 즉 반려동물과 사람의 겉모습이 다르더라도 같은 영혼의 무게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족으로서 차별 없는 장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1gram은 전국의 농립축산식품부의 동물장묘업을 허가받은 합법적 장례식장의 정보를 제공한다. 자신의 거주지 근처에 있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검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서비스나 비용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자인을 전공했던 21gram의 권신구 대표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2015년부터 반려동물 유골함을 디자인해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반려동물 장례용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이상흥 대표를 만나 2년여 간의 준비 끝에 반려동물 장례식장 '펫포레스트' 1호점을 설계했다. 현재 펫포레스트는 자격증을 보유한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15명을 채용해 1:1 전담 책임장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장례 예약관리를 위한 'e-동물장례예약관리시스템' 앱을 전국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배포할 계획이다.  e-동물장례예약관리시스템은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위한 예약 관리 서비스로, ▲24시간 예약 접수 ▲실시간 예약 스케쥴 관리 ▲빠른 예약 검색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데일리팝=정단비,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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