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해외 진출 50여년...'기생충' 호재로 글로벌 시장 '활짝'
농심, 해외 진출 50여년...'기생충' 호재로 글로벌 시장 '활짝'
  • 임은주
  • 승인 2020.02.25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심 미국 LA공장(사진=농심)
농심 미국 LA공장(사진=농심)

농심은 1971년부터 해외 시장에 눈길을 돌려 꾸준히 수출의 문을 두드려 왔다. 최근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쾌거는 '짜파구리'가 화제의 중심에 서며 농심에게 글로벌 시장 확장이라는 기회를 제공하며 해외 소비자 잡기에 적극 나서게 했다.

농심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기준  2조3439억원으로 2018년(2조2364억원)보다 4.8% 증가했다. 이 중 라면 매출액은 1조3592억원으로 전년대비 1.7%늘어나는데 그쳤다. 라면 매출 부진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져 지난해 영업이익은 788억원으로 2018년(886억원)보다 11% 감소했다.

농심의 라면 수출액은 2017년 6억4500만 달러, 2018년 7억6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8억1000만달러(약 9591억원)를  미국과 중국 등에서 달성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17% 증가한 9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은 기생충 열풍을 적극 해외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아카데미상 발표 후 11개국 언어로 제작한 ‘짜파구리 레시피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미국 시장에선 ‘짜파구리’를  컵라면 완제품으로 출시하기로 했다.또 기생충이 상영 중인 영국 극장에서는 ‘짜파구리’ 등 홍보물을 나눠주는 행사도 진행했다.

국내에서도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영화 기생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에서 '짜파구리'는 100에 근접할 정도로 관심도가 최고조에 이르며 매출을 급상승시켰다. 이에 농심 주가도 아카데미 발표 이후 10% 이상 올랐다.

(사진=농심)
(사진=농심)

이 같은 흐름은 올해 농심의 해외시장에도 이어지며 지금까지 준비하고 다져온 글로벌 시장에서 신라면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으로까지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비자가 먼저 찾는 브랜드

농심이 해외에 라면을 처음 수출한 것은 1971년으로  당시 국내 인기라면이였던 '소고기라면'을 미국에 수출한 것이 시초였다.농심은 2017년 미국수출 초기에는 한인시장과 중국인 등 아시안마켓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농심은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미국 내 주류시장이라고 불리는 메인스트림(mainstream)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질러 주요 소비층이 미국 메인스트림으로 옮겨왔다.

농심은 1984년에 샌프란시스코에 영업사무소를 만들었으며, 1994년 농심의 첫 해외법인인 미국법인(LA)을 설립했다.또 올해 중 미국 제2공장 착공에 들어가 건강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 생산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LA 등 교포시장 및 서부를 중심으로 신라면 판매망을 넓혀왔다면, 지금은 동부를 비롯해 북부 알래스카, 하와이까지 한인 사회를 넘어 미국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사가는 글로벌 제품 대열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신라면은 월마트와 코스트코, 아마존, 알리바바 등 세계 최고의 기업이 선택하는 한국 식품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브랜드 파워를 통해 신라면은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첨병역할과 기존 시장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주력상품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라면은 약 3억 달러의 해외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코스트코 라면 진열 매대(사진=농심)
미국 코스트코 라면 진열 매대(사진=농심)

중국, '고급 식품 브랜드'로 부상

중국 시장에서도 농심의 성장은 눈여겨볼 만하다. 중국에서 신라면은 단순 한국산 라면을 넘어 공항, 관광명소 등에서 판매되는 고급 식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농심은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1000여 개 신라면 영업망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신라면은 지난 2013년부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 타오바오에서 정식판매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김치라면이 중국시장 공략의 주력 브랜드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한다.

지난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때는 하루 동안 온라인에서 700만 위안(약 11억 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일일 매출 신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신라면은 2018년 인민일보 인민망 발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명품'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