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나보다 나를 더 잘 알아" 카드업계, 데이터3법 기대..'빅데이터' 적극 활용 가능해져
[이슈&트렌드] "나보다 나를 더 잘 알아" 카드업계, 데이터3법 기대..'빅데이터' 적극 활용 가능해져
  • 이지원
  • 승인 2020.03.0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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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드사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는 2020년 7월부터 시행되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초개인화 마케팅에도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3법이란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등 3가지 법률을 통칭한다. 데이터 3법 도입과 함께 개인을 쉽게 알아볼 수 없도록 하는 '가명정보' 개념도 도입될 계획이다. 가명정보란 개인정보주체의 실명을 가린 정보로, 추가 정보 없이는 특정 개인을 구별할 수 없도록 한 정보를 뜻한다. 즉,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 나이 등을 가려 해당 정보가 누구의 정보인지 알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이때 데이터 3법 통과로 인해 신용정보산업에도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신용조회(CB: Credit Bureau)'업을 개인CB, 개인사업자CB, 기업CB 등으로 구분한다. 현행 신용조회법 상에는 CB업의 구분이 없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통신료·전기·가스·수도 요금 등 비금융정보까지 비금융정보전문CB에 포함되는 등 개인 CB업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즉, 데이터의 폭이 훨씬 넓어지며 그동안 신용정보회사에서만 가능했던 사업자 전용 신용평가 사업의 문이 카드사에게도 열리게 된다. 자연스레 카드사들 역시 '마이데이터(My Data, 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준비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라 추측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이란 정보주체의 권리행사에 따라 공공기관과 금융권 등지에 흩어진 개인정보의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고객에게는 본인정보 통합조회와 신용·자산 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하며, 사업자의 경우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개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데이터 3법 통과에 따라 기업들은 이름과 주민번호가 삭제된,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가명정보를 활용하게 된다. 데이터 3법을 통해 카드사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성향이나 이용빈도를 분석해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카드사는 데이터의 보고라 불리곤 했지만, 사실상 이를 활용한 빅데이터 마케팅은 반쪽짜리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금까지의 카드사는 매일 3900만여 건의 신용카드 결제 정보, 2300만여 건의 체크카드 결제 정보를 처리하며 '데이터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개인의 데이터를 다른 업종에는 제공하지 못하게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이 데이터를 완벽하게 활용할 수는 없었다. 가맹점에서의 결제 금액 정보만 알았을 뿐, 세부적으로 고객이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지에 대한 파악은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터 3법의 도입과 함께 초개인화 마케팅 역시 함께 실현될 예정이다. 카드사는 가맹점에서 고객이 구매한 품목의 정보를 직접 넘겨받을 수 있으며,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시간과 장소, 상황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정교한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된다. 

초개인화 마케팅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고객 TPO(시간·장소·상황)을 분석해 개개인에 따른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카페 이용이 잦은 30대 여성 직장인이라면 비슷한 소비성향을 가진 이용자들이 방문하는 카페 등을 소개하고, 육류 소비가 없는 이들은 육류 대체 품목을 마케팅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카드사들이 초개인화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맞춤형 혜택 제공이 곧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수익성 향상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수수료만으로 수익을 내기에는 어려워진 시장 상황에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019년 대다수의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른 수수료 인하로 인해 영업이익이 주춤하거나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은 카드사별로 천차만별이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중소 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가맹점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한다. 매장 주변에서 결제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할인 쿠폰 등을 무료로 보내 주는 등의 사업이다. 

더불어 신한카드는 고객별 TPO 상황인지 기반으로 1인에 특화된 맞춤서비스도 제공한다. 날씨와 상권 등 외부정보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며, 이 정보는 탑스클럽, 금융라운지, 마이샵, 마이오토 등 초개인화 추천페이지에 사용돼 고객의 TPO에 맞는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삼성카드는 2017년 출시했던 '링크비즈파트너' 서비스를 강화한다. 해당 가맹점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만 선별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링크비즈파트너 서비스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기존 프로모션 보다 비용대비 효율이 높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는 가맹점 정보를 기반으로 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대출까지 받을 수 있는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 출시한 '디지털러버'에 제공되는 고객 혜택에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임을 밝혔다.

외에도 롯데카드는 고객의 선호 지수를 약 200여 개로 분류한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자사 앱에 적용해 정밀도를 높이며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으며, KB국민카드는 고객 유형과 소비 패턴을 정교하게 분석하기 위해 개인화 마케팅 플랫폼 구축을 위한 알고리즘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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