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감염될라"..대면 꺼리는 소비자들, 유통업계부터 금융업계까지 비대면 소비 급증
[코로나19 사태] "감염될라"..대면 꺼리는 소비자들, 유통업계부터 금융업계까지 비대면 소비 급증
  • 이지원
  • 승인 2020.03.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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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되며 일상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체감되는 것은 단연 '언택트(untact)' 서비스의 확산이다. 언택트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와 부정 접두사인 '언(un)'을 결합한 단어로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비대면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감염성이 높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확산되며 언택트 소비는 점차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비단 배달음식이나 온라인 장보기 등의 유통업계 외에도 취미와 교욱, 금융 및 보험 업계까지 그 영향력이 불어나고 있다.

2020년 1월 주요 유통 업체의 매출은 2019년 1월과 비교했을 때 6.6% 성장한 수치였다. 하지만 이 중 오프라인 매출의 상승폭은 4.1%로, 10.2%를 기록한 온라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이 통계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에 집계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2월 이후의 온·오프라인의 매출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언택트 문화가 일상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대면 생활이 가장 먼저 일상이 된 곳은 단연 유통업계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꺼리는 이들이 늘어나며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 없이 집에서도 스마트폰이나 PC로 편리하게 구매 후 집 앞까지 배달받을 수 있어 배송 관련 시장의 매출은 나날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새벽배송과 로켓배송, 미드나잇 배송 등 빠른 배송에 사활을 거는 업체들이 늘어나며 배송 시장은 빠르게 커져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인해 강제로 '자발적 격리'에 돌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관련 시장이 더욱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쿠팡에 따르면 3월 초 쿠팡의 하루 주문 건수는 300만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연말 하루 평균 220만~250만 건이던 주문은 중국 우한 교민이 전세기를 타고 귀국하던 1월 28일, 330만 건으로 폭증하기도 했다. 

새벽배송으로 배송 시장을 흔든 마켓컬리 역시 주문량 급증으로 새벽배송이 가능한 주문 시간인 밤 11시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하루 물량을 마감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9년 새벽배송을 시작한 SSG닷컴은 코로나19 이전 80~85%에 불과했던 주문 마감률이 99.5%까지 늘어났다. 이마트몰 역시 한 달 사이 매출이 70% 신장한 것은 물론,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의민족 역시 사태가 급속하게 확산한 2월 이후 주간 주문량이 전월보다 평균 10%씩 증가했다.

비대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도 늘어나는 추세다.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매장에선 드라이브스루 매장 매출이 2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배달앱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 2월 7일~8일 배달 수요가 1월 주말 평균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달 주문 시 직접 작성하는 메시지에 '문 앞에 두고 가세요'라는 문구 증가율이 같은 기간 13% 늘어나며 배달사원과의 대면을 꺼리는 이들 역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요기요는 비대면 요청이 늘어나자 음식을 직접 전달하지 않고 문 앞에 두는 '안전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결과, 최근 한 달간 안전 배달 사용자는 80%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금융권 역시 언택트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런가 하면 기존 공급자 중심이었던 금융권 역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며 언택트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2월 16일~25일 열흘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인터넷・모바일뱅킹 이체 건수는 4127만 5205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이체 건수인 3814만 3800만 건보다 8.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점 방문자 수는 30%~40% 가량 줄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자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비대면 거래 고객에게 수수료를 경감한다거나, 우리은행의 경우 3월 한 달간 전 개인고객의 인터넷・스마트뱅킹 이체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비대면 거래 고객을 위한 혜택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금융권의 대면 거래 비중은 계속해서 줄어들며 이번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금융권의 비대면 거래 역시 증가할 것이라는 추측 역시 계속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출시, 챗봇과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등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도 늘려가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9개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 이용 비중은 53.2%로 2014년 35.4%에 비해 4년 새 17.8%포인트 급증했다. 반면 은행 창구거래 등 대면 거래 비중은 지난 2017년 10%에서 2018년 8.8%로 떨어졌다.

그런가 하면 증권사들의 '언택트 마케팅'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대면 중심이었던 보험 영업에 비대면 영업을 권장하거나 고객들에게도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보험협회 역시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이상의 확산을 예방하고자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를 장려했다. 생명보험사 초회보험료 중 대면 채널을 통한 가입 비중은 지난 2019년 11월 기준 97.79% 수준인데, 사실상 텔레마케팅이나 온라인 판매가 무의미한 수준이다.

반면 비대면 주식계좌 신규 개설은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면 영업을 주로 진행해왔던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비대면 영업을 권장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상담과 계약을 처리할 수 있도록 영업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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