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리디셀렉트vs밀리의 서재, 전자책 무제한으로 읽어 보자!
[스타트업 in] 리디셀렉트vs밀리의 서재, 전자책 무제한으로 읽어 보자!
  • 이지원
  • 승인 2020.03.17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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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미국 신프로이트학파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소유에 집착하지 말고 그 존재를 추구하라"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2020년 사람들은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다. 다만 그 존재만으로 만족하는 공유경제와 구독경제가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신문이나 잡지를 받아보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일정액을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받는 구독경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 경험을 만족시키며 관련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다양한 산업군에서는 구독 플랫폼과 구독방식의 멤버십이 등장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 멜론 스트리밍, 심지어는 옷과 자동차까지 구독하곤 한다.

최근에는 전자책(e북) 플랫폼의 특성을 살린 도서 무제한 월정액 서비스가 성행하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국내 최초로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밀리의 서재와 리디셀렉트를 비교해 보자.

전자책 업계들이 구독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자책 업계가 구독 서비스를 실시하는 이유

밀리의 서재는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 최초로 구독 경제 모델을 도입한 스타트업이다. 2017년 10월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정식으로 오픈했다. 기존 전자책 시장은 개별적으로 전자책을 구매해야만 책을 읽을 수 있었지만, 밀리의 서재는 구독서비스를 제시하며 도서 무제한 월정액 서비스의 서막을 열었다. 

크고 작은 전자책 업체들이 월정액 서비스를 실시하자 213만 권의 전자책을 보유하며 승승장구했던 전자책 플랫폼 '리디북스' 역시 2018년 7월부터 월정액 구독 서비스인 '리디셀렉트'를 시작했다. 본래 리디북스 서비스가 전자책을 개별적으로 구매하거나 대여하는 등으로 독서를 즐겼다면, 리디셀렉트는 매월 일정금액을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잘 나가던 리디북스마저 구독 서비스를 실시한 걸까.

두 업체 모두 첫 달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다. 물론 서비스를 미리 제공하고 업체만의 편리함으로 소비자들을 매혹시키겠다는 목표도 내포돼 있겠지만 그것보다도 하나의 마케팅 포인트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첫 달을 무료로 즐길 수 있을지라도 카드결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별도로 중간에 구독 취소를 하지 않는 이상 지속적인 소비자로 자리잡게 된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다는 말처럼 각 업체 역시 첫 시작을 가볍게 제공해 제품과 서비스에 익숙해지게 한 뒤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구매하게끔 만들었다.

리디셀렉트가 제공하는 '아티클' 기능 (사진=리디셀렉트 홈페이지에서 캡처)
리디셀렉트가 제공하는 '아티클' 기능 (사진=리디셀렉트 홈페이지에서 캡처)

가격&보유하고 있는 책 수

구독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가격과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의 수이다. 우선 두 서비스 모두 기본 9900원만 지불하면 수많은 책들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의 수는 조금 다르다. 밀리의 서재는 5만 권을, 리디셀렉트는 2019년 3월 기준 3500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단연 '가장 많은 수의 책을 보유'했다는 점에 있어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즐기는 이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다.

리디셀렉트의 경우 서비스 초반에는 6500원의 가격으로 구독 서비스를 즐길 수 있었지만, 2019년 12월부터 9900원으로 인상됐다. 가격 인상 소식과 함께 대폭 확대된 콘텐츠 수를 기대했겠지만, 여전히 구독자들은 "글쎄"를 외치며 읽을 만한 책을 찾기 위해 수없이 스크롤을 내리고 있다.

단, 리디셀렉트가 가격 인상과 함께 추가된 '아티클' 기능은 소비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오기도 했다. 다양한 기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아티클 기능은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같은 글로벌 언론사들의 기사를 완벽하게 번역해 제공한다. 

더불어 아웃스탠딩, 디 에디트, 슬로우뉴스, 널 위한 문화 예술 등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각광 받는 스타트업의 콘텐츠도 제공되기 때문에 문학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눈여겨볼 요소가 되기도 한다.

밀리의 서재가 제공하는 '오디오북' 콘텐츠 (사진=밀리의 서재 홈페이지에서 캡처)
밀리의 서재가 제공하는 '오디오북' 콘텐츠 (사진=밀리의 서재 홈페이지에서 캡처)

밀리의 서재, 아기자기한 자체 콘텐츠가 힘

밀리의 서재는 다양한 요소들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각각 책의 특징을 해시태그(#)로 분류해 관심 있는 책을 고를 수 있게끔 했으며, 유명 작가들의 책을 우선적으로 발매하는 등 애독가라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콘텐츠를 제공하곤 한다. 그런가 하면 내 상황과 어울리는 추천 도서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재미를 유발한다.

'리딩북' 콘텐츠는 유명 셀럽이나 저자가 책의 내용을 30분 정도로 요약해 직접 녹음해 들려주곤 하는데, 기존 전자책 업계들의 전자음이 아닌 실제 사람들의 따뜻한 목소리로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자극한다.

더불어 밀리의 서재에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인에게 맞는 책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채팅형식으로 책의 줄거리를 요약해 주는 '챗북' 콘텐츠도 제공해 더욱 빠르고 흡입력 있게 책의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최근에는 전자책 이용과 더불어 아날로그 감성을 불어넣기 위해 종이팩을 배송해 주는 '밀리 오리지널' 요금제(1만 5900원)도 실시하며 다양한 독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유저들의 평점을 쉽게 볼 수 있는 리디셀렉트 (사진=리디셀렉트 홈페이지에서 캡처)

리디셀렉트, 책 읽기에 최적화된 UI가 포인트

리디셀렉트는 리디북스가 낳은 전자책 플랫폼인 만큼 '연륜'이 느껴지는 서비스다. 오랫동안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해 온 리디북스가 쌓은 경험을 리디셀렉트에 적용했기에 조작과 책 검색이 편리하다. 내가 보고 싶은 책, 내가 좋아할 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제공하는 평가도 매력 포인트. 나보다 먼저 책을 본 유저들이 남긴 리뷰와 평점을 보고 실패를 줄일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런가 하면 리디북스가 제공하는 '독서노트'도 애독가들이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여는 요소이기도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구절에 형광펜을 칠하거나 자신만의 메모를 넣어 한 번에 모아 볼 수 있는 나만의 독서노트는 독서 후에도 언제나 여운을 느낄 수 있게끔 한다. 

마음에 드는 부분을 영원히 남기고 싶은 것은 누구나 똑같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 리디셀렉트는 마음에 드는 구절을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 SNS 등에 공유하거나, 갤러리에 남길 수 있도록 했다. 감성적인 리디북스의 '이미지로 멋지게 공유' 기능은 자연스럽게 '#북스타그램'을 남기고 싶게 만든다.

밀리의 서재, "책 찾기 불편해!"
vs
리디셀렉트, "리디북스에는 있는데 리디셀렉트에는 왜 없어요?"

무엇보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말은 실제 유저들의 말을 들어보는 것이 아닐까. 구글플레이스토어 내 두 앱의 평가를 살펴봤다.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 단말기에 앱을 설치해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런가 하면 리딩북을 이용할 때 끊김 현상이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었다. 분명하지 않은 카테고리도 불만 요소였다.

이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밀리의 서재의 장점이 오히려 단점이 되기도 했다. 많은 콘텐츠를 담아 화려해진 UI가 오히려 눈에 들어오지 않게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소비자들은 화려한 인터페이스보다 안정된 시스템을 원하고 있었다.

리디셀렉트의 경우 리디북스에는 있는 책들이 왜 리디북스에는 없느냐는 불만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디북스에는 수만 권의 책을 다루고 있음에도, 리디셀렉트에서는 인기 책들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리디북스의 별도 'e-book 리더기가 있어 앱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낀 것일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리디셀렉트 별도의 앱이 없다는 점은 물음표를 그리게 했다. 사용자 배려 없는 서비스 제공으로 인해 모바일 이용 시 리디북스 웹으로 접속해 구독 및 전자책 다운로드 후 리디북스 어플로 재접속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으며, 최근 업데이트 된 '책장 기능' 역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었다. e-book 리더기가 없는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안정화된 리디셀렉트 별도 앱이 필요하지 않을까.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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