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이제는 주류도 '스마트 오더' 가능...'홈술족' 더 늘어날까
[솔로이코노미] 이제는 주류도 '스마트 오더' 가능...'홈술족' 더 늘어날까
  • 이지원
  • 승인 2020.03.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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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에도 스마트 오더 기능이 도입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앞으로 편의점이나 음식점에서도 모바일을 통해 술을 주문하고 음식점이나 편의점에서 찾아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 카페에서나 볼 수 있던 '스마트 오더' 기능으로 주류를 구매하는 것이 허용된 덕분이다. 기존에는 전통주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종류의 술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9일, ICT 규제 샌드박스로 인해 진행된 국세청의 '적극행정 지원위원회' 의결에 따라 주류의 통신판매 규제가 완화된다. 이로 인해 오는 4월 3일부터는 주류 소매업자가 편의점이나 음식점 등에서도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주류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을 통해 주문・결제한 상품을 고객이 직접 수령하는 방식의 스마트 오더는 이미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이용되고 있지만, 주류업계에는 허용되지 않는 서비스였다. 주류의 경우 국민의 건강이나 청소년들이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등을 고려해 대면 판매를 원칙으로 진행되는 등 엄격한 기준으로 제한한 탓이다. 

하지만 주류 관련업계에서는 변화된 영업환경에 맞춰 주류의 통신판매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건의를 지속해 온 바 있다. 스마트 오더 서비스는 주류를 단독으로 주문・결제하는 방식에는 허용되지 않아 그동안 수제맥주 전문점 등 주류 판매 위주의 일반음식점이 도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국세청은 IT 기술 발전에 따른 재화·서비스 분야의 구매 방식 변화에 따라 주류 판매 관련 규제도 재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의결에 따라 주류 소매업자는 별도 승인 없이 소비자에게 휴대전화 앱을 이용해 주류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해당 서비스는 스마트 오더를 통해 주문 결제를 했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직접 매장을 찾아 판매자와 대면한 뒤 주류를 픽업해야 한다. 주류 배달 판매는 현재와 같이 엄격 금지된다. 

또한 매장 방문 고객이 휴대전화 앱을 통한 1차 성인인증, 매장 판매자와의 2차 성인인증을 통해 미성년자가 주류를 구입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했다.

물론 "집으로 배달해주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소상공인의 경우 고객 정보와 주문・결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데이터 기반 매장 운영이 가능한 것은 물론 주문 입력이 편리해져 더 많은 주문을 받을 수 있으며, 공간 혼잡도와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사실상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고객이 스스로 원격 주문・결제할 수 있어 동시에 더 많은 주문을 받아 매장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이외에도 공간 혼잡도를 낮추고 운영비를 절감하는 등의 편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 역시 줄어들었고, 기호식품에 속하는 주류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주류 도매업계에 따르면 1~2월 국내 맥주·소주 유통량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0% 이상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 주류 스마트 오더 시스템 도입은 확실한 판로 확장의 기회다. 이에 편의점 역시 때를 놓치지 않고 홈술족들을 유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국세청의 의결안이 발표됨과 동시에 스마트 오더 서비스 적용과 관련한 검토에 들어갔다.

편의점 역시 때를 놓치지 않고 스마트 오더 서비스 적용과 관련한 검토에 들어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 각 편의점들은 자체 모바일 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편의점들은 이미 주류를 제외한 도시락 등 식품에 대한 스마트 오더 시스템을 시행 중이기 때문에 스마트 오더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에도 큰 무리가 없다. 

특히 스마트 오더가 시행될 경우 일반 소주나 맥주보다 편의점의 와인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맥주와 소주는 편의점에 재고가 마를 일 없지만, 특별한 날 구매하게 되는 와인은 쌓아놓고 파는 술이 아니기 때문에 재고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와인을 즐겨 마시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는 점도 편의점들의 와인 판매 경쟁에 불을 붙였다. 코로나19 사태로 홈술족이 급증하면서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의 와인 매출이 작게는 15%에서 크게는 258%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탓이다. 이에 편의점들은 와인 예약 서비스와 할인 판매, 와인 구매 전용 멤버십 등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와인 판매 경쟁에 돌입했다.

2019년 12월 GS25는 와인 당일예약 서비스인 '와인25'를 내놨다. 오전 11시까지 '나만의 냉장고' 앱으로 주문하면 당일 6시에 인근 GS25에서 와인을 픽업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를 도입한 점포의 경우 와인 매출이 한 달 만에 355% 신장하기도 했다. 이 서비스의 경우 와인 예약만 가능하고 구입은 점포를 직접 방문해서 해야 해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마트24는 2019년 1월 서울·경기 소재 240여곳의 매장을 대상으로 와인 O2O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더불어 2020년에 들어서는 서비스 매장을 740여 곳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80여 종의 와인을 취급하는 주류특화매장을 선보이는 만큼 선택의 즐거움까지 더했다. 와인이 매장에 도착하면 고객에게 메시지가 전송되며, 고객은 와인 픽업 시 와인포인트 앱 주문 바코드와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와인 매장 도착 후 3일 후까지 결제하지 않을 시 주문이 자동 취소되는 방식이다.

잘 차려진 안줏거리 역시 편의점의 매력이다. 소주, 맥주와 어울리는 안주는 물론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까지 차려놓으며 집 앞에서 주문만 하면 언제든 와인 한 잔과 함께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 오더와 홈술족의 증가와 함께 혼술이 조금 더 확산될 것으로 풀이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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