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빙그레가 왜 이럴까"...캐릭터 마케팅으로 승부수 띄운 '빙그레'
[이슈&트렌드] "빙그레가 왜 이럴까"...캐릭터 마케팅으로 승부수 띄운 '빙그레'
  • 이지원
  • 승인 2020.04.08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올해로 창립 53주년을 맞은 빙그레가 유독 젊은 'MZ세대(1980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신조어)'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MZ세대의 경우 최근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며 기업들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창립 50년이 넘은 장수기업의 성공적인 MZ세대 유입은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어떻게 까다로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걸까. 

빙그레는 어떻게 까다로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걸까.

4월 7일 기준,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 수는 12만 2000명에 달한다. 이는 빙그레의 라이벌 업체라고도 할 수 있는 오리온(5만 4500명), 롯데제과(4만 6500명), 해태제과(4만 5800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9월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SNS 앱 사용 현황을 발한 결과, 페이스북(40억 분)의 뒤를 이어 인스타그램(26억 분)이 자리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경우 10~30대의 사용률이 높았다. 

10대의 경우 ▲페이스북(16억 분) ▲트위터(5억 분) ▲인스타그램(4억 분) 등으로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고 있었다. 2030 세대의 경우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빈도가 더욱 높았다. 20대의 경우에는 ▲페이스북(11억 분) ▲인스타그램(8억 분) ▲트위터(7억 분)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으며, 30대는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카페가 각각 8억 분, 페이스북을 5억 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에 해당하는 10~30대의 인스타그램 사용률이 두드러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는 이들의 선호도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로 통한다. 이때 타 경쟁사보다 2배 이상 높은 빙그레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MZ세대의 관심을 산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물론 이들을 향한 MZ세대의 관심이 꾸준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일부 이벤트 게시물을 제외하면 빙그레의 게시물에 대한 반응은 '짠내' 나기 일쑤였다. 대부분의 게시글에는 100개 미만의 댓글이 달리기 마련이었다. 

빙그레의 신규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하지만 지난 2월 24일 올라온 게시물은 단번에 MZ세대를 사로잡았다. 해당 게시물은 순정만화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법한 꽃미남 캐릭터가 담겨 있었다. 별다른 설명 없이 "안녕?"이라는 말과 함께 올라온 게시물에 많은 사용자들은 "계정이 해킹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로도 빙그레는 해당 캐릭터 사진과 함께 "찍지 말라고 했는데도 찍었다"거나 "반모 가능(반말 모드 가능)" 등 뻔뻔한 말투로 사용자들의 관심을 샀다. 자신을 '빙그레 나라의 왕자'라 소개하는 해당 캐릭터의 이름은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왕위를 계승받기 위해 인스타그램 홍보를 맡았다는 세계관 속에 자리하고 있다. 

바나나맛 우유 왕관을 쓰고 빵또아를 연상시키는 바지를 입고 있으며 꽃게랑과 메로나, 비비빅 등 빙그레의 스테디셀러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한 빙그레우스는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왕자라는 호칭에 걸맞게 "~하오"체를 쓰는 빙그레우스의 모습에 인스타그램 유저들은 적잖이 당황스러워했다. 하지만 당황스러움은 곧 재미로 이어졌다. 빙그레의 게시물은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랐으며, 댓글은 웃음으로 채워졌다. 소문이 이어지자 MZ세대는 빙그레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몰렸고 지인들을 태그하며 자발적으로 '놀이판'을 깔았다. 

실제로 지난 2월 24일 올라온 게시물 이후 약 2만 명 가량의 신규 팔로워가 몰렸다고 하니, 장수 기업의 신선한 B급 마케팅이 새로운 것을 좇는 MZ세대에게 적절히 먹힌 것이다. 

빙그레우스 이전에도 빙그레의 노력은 계속됐다.

물론 빙그레우스 이전에도 빙그레의 노력은 계속됐다. 빙그레는 언제나 신선함을 몰고 왔다. 빙그레의 장수 아이스크림 '투게더'는 오랜 기간 꾸준함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9년 5월, 1/3 사이즈인 '투게더 미니어처'를 선보이며 1인가구 시장을 공략했다.

그런가 하면 2018년 4월 아이스크림 '슈퍼콘'을 출시하며 아이돌 그룹 워너원과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했다. 기존 시장에 점유하고 있는 제품들이 있었음에도 빙그레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듣도 보도 못했던' 슈퍼콘을 단숨에 인기 제품으로 오르게 했다. 

실제로 슈퍼콘은 출시 첫 해 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19년에는 18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신화를 계속 이어갔다. 특히 최근에는 트로트 가수 '유산슬'까지 모델로 발탁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트로트'라는 장르와 선호도가 높은 유재석을 모델로 기용하며 트로트 풍의 CM 송도 선보일 계획이다. 

더불어 대세로 자리잡은 '펭수' 역시 붕어싸만코와 빵또아의 모델로 기용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펭수가 등장한 광고 영상은 큰 주목을 받으며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펭수 효과로 '붕어싸만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0살이 넘은 빙그레지만, 젊은 세대의 반응은 오히려 뜨겁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는 2019년 매출 8783억 3425만 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57억 8214만 원으로 같은 기간 393억 2961만원 대비 16.4%나 올랐다.

지난 3월 31일에는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알렸다. 빙그레의 신선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이 빙과업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귀추가 된다.


(사진=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캡처)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