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뉴스] 패션·예술업계가 '동물의 숲'으로 마케팅을 대신하는 이유
[TMI뉴스] 패션·예술업계가 '동물의 숲'으로 마케팅을 대신하는 이유
  • 이지원
  • 승인 2020.05.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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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세에 따라 여전히 일상으로 돌아기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 활동에는 제약이 걸렸으며, 감염을 우려하며 외출을 꺼리는 이들 역시 많아졌다. 

때맞춰 등장한 닌텐도의 게임 타이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길어지는 '집콕' 기간에 맞춰 날개 돋힌 듯 판매됐다. 시장조사기관 니코파트너스에 따르면 동물의 숲은 일본에서 발매 1주일 만에 250만 장(패키지+다운로드) 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을 합치면 못해도 500만 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 후 6주가 지난 지금은 총 1341만 장의 판매량을 경신하며 '밀리언 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동물의 숲을 향한 인기는 뜨겁다. 국내에서도 3월 27일 이마트(일렉트로마트)에 공급된 1차 물량 1만 2000개가 순식간에 동났으며, 이러한 품귀현상은 동물의 숲 발매 2달째를 앞두고 있는 현재 시점에도 계속되고 있다. 

패션 업계는 동물의 숲을 '언택트 마케팅'의 창구로 선택했다. (사진=마크제이콥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패션 업계는 동물의 숲을 '언택트 마케팅'의 창구로 선택하고 있다. 

사실 기업이나 브랜드 입장에서 동물의 숲은 눈독들이기 좋은 콘텐츠가 아닐 수 없다.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종말에 대한 기약이 없어지며 글로벌 기업들 역시 커뮤니케이션과 브랜딩의 수단이 필요한 탓이다.

특히 동물의 숲에서 제공하는 '마이디자인' 기능은 패션업계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작은 네모 칸 안에 마음 대로 도트를 찍어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해당 기능은 캐릭터가 착용하거나, 게임 속 가구 등에도 사용할 수 있어 실제 이용자들도 활발하게 사용하는 기능이다.  또한 직접 만든 디자인을 숫자와 영문 등이 혼합된 코드로 배포할 수 있어 전 세계의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패션업계는 이러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사용 중이다. 2020 SS(Spring Summer), PF(Pre Fall) 등 코로나19로 패션쇼를 개최하지 못하게 되자 직접 선보이지 못했던 컬렉션을 동물의 숲 마이디자인 기능으로 배포하기에 나선 것이다. 

(사진=발렌티노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발렌티노는 캐릭터에게 옷을 입혀 게임 속 패션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발렌티노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실제로 패션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와 발렌티노 등은 해당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옷을 제공했다. 그런가 하면 게임 내 캐릭터에게 이 옷을 입힌 후 패션쇼를 진행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패션 업계가 동물의 숲을 새로운 마케팅 창구로 선택한 데는 그럴만 한 이유가 있다. 젊은층이 많이 플레이하는 동물의 숲의 특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마케팅 효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층을 끌어들여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한편, 게임을 하지 않는 유저에게도 '젊은 브랜드'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마크 제이콥스와 발렌티노가 공개한 디자인은 추후 실제 제품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마크 제이콥스와 발렌티노의 마이디자인은 각 브랜드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하이라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도 동물의 숲 게임 내에서 작품 40만 장 이상을 재현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사진=메트로폴리탄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예술업계에서도 동물의 숲을 향한 관심을 알아볼 수 있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지난 5월 1일, 동물의 숲 게임 내에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작품 40만 장 이상을 재현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메트로폴리탄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작품 이미지를 선택 후, 이미지 하단에 있는 공유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어 나뭇잎 마크를 클릭해 QR 코드를 표시한 뒤 스마트폰 앱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에서 자신의 닌텐도 계정과 연동을 거쳐 코드를 인식하면 된다. 단, QR 코드를 읽은 후 게임 내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뉴욕 메
메트로폴리탄의 작품을 게임 내에서 이용하고 싶은 경우 공유 버튼 클릭 후 나뭇잎 버튼을 누르면 된다. (사진=메트로폴리탄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한편 동물의 숲은 지난 2001년 첫 발매 이후 2007년에는 국내에 처음으로 상륙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닌텐도의 간판 게임 타이틀이다. 국내에 마지막으로 발매됐던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라는 점에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상당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처럼 과거 시절 즐겼던 게임이라는 '향수' 역시 동물의 숲의 인기요인에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린 시절 플레이했던 게임을 다시금 추억하며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소소한 힐링을 느낄 수 있다는 게임의 특성 역시 인기요소로 여겨진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하며 코로나19와 '우울'을 상징하는 '블루'가 합쳐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이러한 상황에 '힐링 게임'으로 일컬어지는 동물의 숲 역시 덩달아 대세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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