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거 아니?] 보랏빛 판타지를 담은 브랜드, '안나 수이(Anna sui)'
[브랜드 이거 아니?] 보랏빛 판타지를 담은 브랜드, '안나 수이(Anna sui)'
  • 이지원
  • 승인 2020.06.0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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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과 나비, 장미, 검정색 레이스 등의 키워드를 보면 단번에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이미지를 가득 담고 있는 '안나 수이(ANNA SUI)'가 그 주인공이다. 

동화적인 낭만과 히피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이 브랜드는 그 독보적인 매력 덕분에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이름을 떨칠 수 있었다. 특히 일반적인 브랜드에서는 선호하지 않던 '보라색'을 대표적인 컬러로 인식시킨 것이 성공의 요소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안나 수이가 보라색, 나비, 장미, 검정색 레이스를 브랜드의 얼굴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보랏빛 판타지를 담은 브랜드, 안나 수이를 소개한다. 

보랏빛 판타지를 담은 브랜드, '안나 수이' (사진=안나 수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천재가 노력을 한 결과, 안나 수이

디자이너 안나 수이는 1955년, 미국의 디트로이트에서 출생했다. 유년시절부터 패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안나 수이의 역량은 아주 어릴 때부터 표출됐다. 친구들이 인형을 갖고 놀 때 안나 수이는 인형의 옷과 소품을 직접 만들었으며, 인형의 스타일링 역시 남다르게 해냈다. 그녀가 디자이너의 꿈을 갖게 된 것 역시 이 무렵부터였다. 이때 그녀는 4살의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디자이너 안나 수이 (사진=안나 수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디자이너 안나 수이 (사진=안나 수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즐기던 놀이 역시 남달랐다. 유년절의 어느 날, 친구들과 장난감 병정놀이를 즐기던 도중 싫증이 났던 어린 안나 수이는 '아카데미 시상식 게임'을 할 것을 제안한다. 플라스틱 장난감 병정에 종이로 된 작은 드레스를 만들어 주는 이 놀이에 그녀는 금방 빠져들었다. 

학창시절 동안 그녀는 '절대로 같은 옷을 두 번 입지 않겠다'는 큰 다짐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다짐을 지키기 위해 안나 수이는 자신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거나 리폼해 입곤 했으며, 교내 '베스트 드레서'로 꼽힐 정도로 어릴 적부터 그 능력을 뽐내곤 했다. 이 시기 그녀는 틈틈이 잡지를 오려 붙이는 등 스크랩을 통해 자신만의 '지니어스 파일(genius files)'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그녀의 지니어스 파일은 소중한 영감이 되며 작업에 사용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단순히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달린 그녀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진학 문제라는 현실에 부딪히게 되자 안나 수이 역시 고민을 시작했다. 하지만 잡지를 보던 중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두 여성이 파리에 부티크를 내게 됐다'는 기사를 발견하자 고민은 순식간에 끝났다. 그녀 역시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진학키로 마음먹은 덕분이다. 

유년시절부터 디자인에 대해 천재적인 능력을 선보였던 안나 수이는 결단력과 실천력 역시 남달랐다. 그 결과 1972년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진학했으며, 1981년에는 부티크 쇼를 통해 여섯 벌의 옷을 발표했다. 

그녀의 옷은 발표 직후부터 미국의 유명 백화점인 '메이시스(macy’s)'에서 주문을 받게 됐으며, 이 내용이 '뉴욕타임스'에 실리면서 용기를 얻은 그녀는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독특하고 환상적인 세계를 담은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꿈꿔온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안나 수이의 정체성이 된 보라색과 나비, 장미, 검정색 레이스 (사진=안나 수이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안나 수이의 정체성이 된
보라색과 나비, 장미, 검정색 레이스의 등장

거침없던 그녀에게 '단독 런웨이 컬렉션'은 디자이너로서의 갈망이자, 가장 큰 고민거리이기도 했다. 1990년까지 용기를 내지 못한 그녀는 런웨이 컬렉션을 그저 꿈꿀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해 가을, 장 폴 고티에의 쇼를 보러가던 중 마돈나를 픽업하기 위해 방문한 호텔에서 마돈나의 착장을 본 안나 수이는 확신을 갖게 됐다. 마돈나에게 전달된 수많은 옷 중에서도 마돈나는 안나 수이의 검정색 드레스를 선택해 입고 있었으며, 이 장면을 목격한 안나 수이는 용기를 얻어 자신만의 런웨이 컬렉션을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바로 다음 해인 1991년, 안나 수이는 뉴욕 컬렉션에서 첫 번째 런웨이 쇼를 선보였다. 이후에도 수많은 패션쇼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안나수이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패션을 선보였다. 

몽골리안램 장식의 벨벳 코트, 프레피 스타일 그리고 베이비돌 드레스 등등 보해미안룩 등 사회 반항적인 색깔이 묻어난 컬렉션을 선보인 안나 수이는 점차 자신만의 색깔을 확고히했다. 또한 이 시기 마크 제이콥스와 함께 '그런지 룩(grunge look)'을 하이패션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뉴욕 패션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1992년에는 뉴욕 소호에 자신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보라색 내벽과 붉은 바닥, 검은색의 엔틱 가구와 종이 반죽으로 만든 인형의 머리 등 그녀의 확고한 감성과 디자인 세계를 새겨넣었다. 곧 소비자에게도 그녀의 스타일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

안나 수이는 브랜드의 뮤즈를 바비 인형으로 잡고 전설 속의 공주, 장미와 나비, 이국적이며 에스닉한 프린트 패턴 등의 오브제를 사용하며 낭만적이고도 환상적인 브랜드로 완성해 나갔다. 안나 수이의 정체성이 된 네 가지 모티브는 이 때부터 등장한 것이다.

아기자기한 외관과 독특한 색상의 안나 수이 코스메틱 (사진=안나 수이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일본을 정확히 타격한 안나 수이의 감성

1990년대 후반 안나 수이는 일본으로 진출했다. 펑키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모두 담은 안나 수이는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와 함께 향수, 코스메틱, 슈즈, 액세서리 라인 등을 론칭하며 사업 분야를 확장해 나가기도 했다.

특히 코스메틱의 경우 아기자기한 패키지로 인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안나 수이의 대표 컬러인 보라색과 검정색을 기반으로 장미와 나비 등을 장식한 패키지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수집 욕구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보라색이나 청록색 등 과감한 색상의 제품들을 선보이며 기존의 화장품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였으며, 안나 수이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았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현재 안나 수이는 에스닉과 빈티지, 로맨틱과 판타지의 감성을 현재적 아름다움으로 풀어낼 줄 아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을 향한 끊임없는 탐색으로 언제나 시대를 앞서나가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향수, 화장품, 화장 거울, 여성복, 선글라스, 콘택트 렌즈, 주얼리 등이 수입 유통되며 그녀의 정체성을 알리고 있다.

국내에 정식 론칭된 '안나수이 주얼리' (사진=안나수이 주얼리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국내에 정식 론칭된 '안나 수이 주얼리' (사진=안나 수이 주얼리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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